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준비 편 3
해외로 캠핑카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내에서 사전 여행 연습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캠핑카는 차 높이가 3m 정도가 되고 차 길이는 6m 정도 되며 운전석에서 뒤가 보이지 않는다. 승용차에 익숙해져 있는 운전자들은 이러한 차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심 운전을 해야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차 높이이다. 3m 높이 때문에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들이 생각보다 많다. 일단 지하주차장은 대부분 들어가기 어렵다. 그리고 주차 빌딩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나도 차 인수 후 3m가 안 되는 주차장에 들어갔다가 주차장 천정 전등 몇 개를 깨는 사고를 낸 적이 있다. 다행히 보험으로 처리가 되었다. 후면 카메라를 보면서 후진 주차하는 것도 익숙해져야 한다.
캠핑카 내에서 사용하는 물과 전기를 사용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전기가 필요하면 주행 충전기나 발전기를 돌리면 되지만 물을 구하지 못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우리 차는 80리터 청수 통을 가지고 있는데 절약해서 사용하면 일주일 정도 또는 그 이상 버틸 수 있는 것 같았다. 하루에 2명이 10리터로 밥하고 설거지하고 세수 등의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다. 머리를 감는데 생각보다 많은 물이 필요하다. 물이 부족하면 머리 감는 일 조차 계획을 세워야 한다. 따라서 차 운행 환경과 물 사용량에 맞추어서 물 공급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어느 정도의 물을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캠핑카 여행 중에 물을 절약하기 위해서 생활양식을 바꾸었다. 설거지는 절에서 스님들이 하시는 발우공양의 방법을 차용했다. 머리 감을 때에도 흘려보내는 물을 최대한 재 사용하는 방식을 개발했고 사과 등을 씻을 때에는 세제 대신에 구연산을 활용하여 사용하였다. 물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찾다 보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여행에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 캠핑카로 여행하다 보면 처음에는 천정 환기구나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주행하기도 한다. 주전자를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고 주행하다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하였다. 계단을 접지 않고 출발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와 같이 일반 차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캠핑카에서는 익숙해지지 않으면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전 여행 연습을 하다 보면 차 안에서 무엇이 추가로 필요로 하고 어떻게 정리해야 사용하기 편한지 등등을 확인하고 준비할 수 있다. 동시에 여행 동반자와 24시간을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면 집과 달리 다른 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 넓은 집에서는 사소한 문제이지만 좁은 차 안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점들이 있을 수 있다.
‘핸드폰은 어디에 두어야 하나.’
‘잠잘 때 안경은 어디에 벗어 놓아야 하지.’
‘젓은 수건은 어디에 걸어야 하지.’
‘옷은 어디에 걸어야 할까.’
‘아내가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할 때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지.’
이 모든 것이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다.
둘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소한 일들로 부부간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도 여행 중에 많은 다툼이 있었고 30년 동안 함께 살아온 부부가 이렇게도 다른 존재인지를 다시 확인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동시에 화해의 기술 수준을 높이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