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출국 준비는?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 준비 편 5

by 류광민

신혼여행 집에는 물건이 많아요!

나와 아내는 이번 캠핑카 세계 여행을 제2의 신혼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신혼기간에 바쁜 나날을 보냈고 애들이 갑자기 생겨서 신혼 생활이라고 말할 만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 막내까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들어갔지만 최소한의 앞가림은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부모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해야 할 의무는 마친 시점이 되었다.

어찌 생각해보면 지금부터가 부부만의 시간이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지금부터가 진짜 부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진정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때 떠나는 캠핑카 세계 여행은 제2의 신혼여행이라고 해도 과한 말이 아닐까 한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캠핑카는 제2의 신혼여행 기간 동안의 신혼집인 것이다. 부부만을 의한 식기 그리고 냉장고에 들어갈 재료와 주방도구, 침구, 카메라 등등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정말로 엄청난 품목들이 들어가야 한다.

색이있는 수저셋트와 핑크색 탁자보로 신혼 집 분위기를 연출. 다양한 음식재료들과 담을 용기

신혼살림 살이를 장만하기

하나하나를 나열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없으면 현지에서 구하면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신경을 써서 챙긴 것은 주로 고추장, 된장, 간장, 매실청, 고추 가루, 까나리 액젓 등. 된장과 고추장은 외국에서도 구할 수는 있지만 많이 비싸고 까나리 액젓 등은 구하기 어렵다. 친지 분들이 챙겨준 햇반도 초기 여행 때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2인 이외의 식기는 모두 뺐다. 왜냐하면 손님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챙겼다가 생각을 고쳐먹었다. 손님이 오게 되면 그분들이 자신들의 식기를 가져오면 되지 않을까? 실제로 2달가량 같이 여행을 했던 조 선생님 가족들과 했던 많은 식사도 그렇게 해결하였다. 오로지 두 사람만의 것을 챙기면 된다.

그리고 침구. 처음에는 여름 침낭과 겨울 침낭을 준비해 갔다. 9월 말의 시베리아는 생각보다도 조금 추웠다. 낮 햇살은 매우 뜨겁지만 밤에는 추워진다. 겨울 침낭 속에 여름 침낭을 넣고 생활했지만 조금 불편하던 중 상태 부르크에서 아내가 양모 이불을 거금(개당 2만 원)을 들여 구입. 그리고 오스트리아 여행 중 일요 마트에서 2인용 양털 매트를 10유로에 구입하였다. 이것으로 우리 침구는 완비되었다. 어떠한 추위가 와도 부부의 서로 온기로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소소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것이 비닐 종류와 락앤락 그릇류이다.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많은 블로거에서 사용을 추천했던 물휴지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지에서 구입한 키친타월을 많이 사용했다. 키친타월을 이용하여 대부분의 설거지를 대체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이 신기술은 스님들이 하시는 식사법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동해 세관 통관에 대하여

이 부분에 대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어떤 물건들을 넣는 것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세관 통과와 관련된 우리 경험을 소개하고자 함이다. 동해항에서 탈 배를 예약하면 DBS 회사에서 안내 메일이 온다. 그 내용 중 하나가 차 안의 물품을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 박스에 잘 포장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캠핑카에는 너무나 많은 물건들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박스 포장을 하면 그 수가 엄청날 수 있다. 우리는 너무 단출하게 짐을 싸서 박스 15개 정도로 정리되었지만 조금 욕심을 내거나 차가 조금 커지면 포장 박스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우리와 초기에 동행했던 조 선생님네는 박스 포장을 2일 동안 하다가 포기하고 그냥 동해항으로 오셨단다.

세관 직원 말에 의하면 캠핑카는 박스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작은 승용차는 짐을 빼내어 엑스레이를 통과시키지만 캠핑카는 직접 세관직원이 차에 와서 검사를 수행한다. 그러니 캠핑카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세관 직원이 검사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짐 정리만 잘하면 될 듯하다. 그리고 깐깐하게 검사를 하지 않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다만 보조탱크에 기름을 넣어가거나 가스통에 가스를 채워 가면 그것은 적발 대상이 된다. 사실 검사에서 이런 품목 중심으로 검사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듯하다.

박스 포장하는 과정에 우리 집 고양이가 박스안에 들어가 있는 귀여운 모습. 포장된 짐들 중 일부

배 예약하기

출국하기 전에 마쳐야 하는 일이 차량 해외 송출과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고 선박회사에 보내는 일이다. 보통 출국 1주일 전까지 보내달라고 한다. 캠핑카 해외여행은 일반적으로 자가용 해외여행과 같은 서류를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하여는 많은 블로거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러나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배로 블라디보스토크와 같이 해외로 보낼 경우에는 선박회사에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2018년에 러시아서 월드컵이 열렸다. 이로 인하여 평상시보다 러시아로 자동차 송출 건이 많았는지 2018년 4월에 예약을 했는데 8월이나 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7월 초에 떠나는 것으로 다른 일정을 맞추어 놓았던 상황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한 달 이상 예기치 않게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아이들과 함께 베트남 여행을 하고 사전 여행 연습 차원에서 아내와 단둘이 보름간 라오스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하여 본의 아니게 여행지와 기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사전 예약보다 조금 더 일찍이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일반적으로는 3개월 이전에 예약을 해도 되지만 장기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그보다 일찍 예약하시는 것이 좋을 듯). 캠핑카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직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을 수 있는데 계획과 달리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벌어질 수 있다.


서류 준비하기

배를 예약하면 어떠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서가 도착한다. 여권과 운전면허증만 있다면 며칠 안에 충분히 다 준비할 수 있다.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서류가 있다면 영문으로 된 차량등록증일 것이다. 구청에서 발급해주는 영문 차량등록증 발급 업무를 해본 적이 없는 담당자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도 이 업무가 누구 업무인지를 확인하는데 몇십 분이 걸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담당자가 확인되고 발행해야 할 양식을 찾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결국에는 내가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을 보여주자 그런 양식 안다고 하면서 금방 발급해 주었다. 그리고 ROK가 새겨져 있는 스티커를 반드시 받아오자. 이 스티커는 차량 국적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국경 통과 시에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 있을 수 있다. 따로 만들려면 이 또한 비용이다.

배 회사에서 알려주는 준비 자료 중 준비는 했지만 사용하지 않은 게 하나 있다. 영문 번호판이다. 영문 번호판을 차에 달라고 하는 국가는 여행이 끝날 때까지 없었다. 국문 번호판으로도 지금까지 다닌 나라의 공용주차장 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무인 주차장도 출입이 가능하다. 최근 무인 주차장에서 차량 번호를 그림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국문 번호판으로도 식별이 가능하고 요금부과와 납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러한 시스템이 아니면 출입이 불가능하니까 다른 주차장을 찾아보면 된다.


영문 번호판을 내가 달지 않는 진짜 이유는 단 하나. 자동차 번호판은 국가가 제작한 공식적인 번호판이다. 그러나 이러한 번호판을 개인이 제작하여 부착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이다. 여행을 끝마칠 때까지 국문 자동차 번호판으로 문제가 있은 적은 없다. 오히려 국문 자동차 번호판 때문에 현지에서 우리 교민이나 여행 오신 분들이 우리를 쉽게 알아보고 반겨주시는 일들이 많다. 이러한 일들로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신기한 외국 차 번호판을 본 외국분들이 우리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외국 경찰들도 신기한 번호판을 보고 호의적으로 대해 주시는 기분도 든다. 물론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사실 유럽에서 한국 자동차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자동차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 자체로 그분들에게도 매우 귀한 경험 그 자체일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서류를 사진을 찍어서 선박회사로 보내면 출발 준비는 끝. 동해항에서 절차를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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