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맥주는 현지가 최고야!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35 -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by 류광민

꼭 해보고 싶은?

유럽 현지 맥주 공장이나 와이너리에서의 시음 체험은 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일 것이다. 예전에 한국 맥주공장은 물론 일본 북해도의 맥주공장 방문 때 공장에서 시음한 맥주는 어딘가 모르게 맛이 좋았다. 기분 탓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흔히들 맥주가 신선하다고 하는 것이 적합한 이유일 것이다.

짤츠에는 관광객이 자유롭게 찾아가 볼 수 있는 맥주 시음장이 두 곳이 있다. 하나는 구도심에 있는 수도원 맥주와 구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오스트리아 대표 맥주 스티글 맥주 공장이다.


중후한 느낌의 수도원 맥주 시음장

수도원 맥주는 1621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엄청난 역사이다. 이 곳은 잘츠 카드와 관계없는 곳이지만 그 역사에 호기심이 끌려 먼저 가보았다. 구도심에서 수도원 맥주 시음장으로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 큰 버스가 아슬아슬하게 건물 사이를 지나간다. 버스가 지나가는데 여유 공간이 거의 없는 곳을 사고 하나 없이 잘 다니는 게 신기하다.

수도원 맥주 시음장 건물 내부는 중세시대의 역사가 느껴지는 중후한 느낌을 준다. 자기가 마시고 싶은 잔(500ml, 1000ml)을 골라 들고 주문을 하면 맥주를 따라주는 시스템. 안주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은 별도 코너에 가서 주문을 해야 한다. 지금은 추워서 야외 정원은 운영하지 않고 모두 실내만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러운 느낌이다. 커다란 테이블에 대부분 사람들이 앉아 있어서 아내와 둘이 자리를 잡을 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수도원 맥주는 다음에 여럿이 와서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아쉽지만 스티글 맥주 공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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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맥주 시음장 내부 풍경

여유가 있는 스티글 맥주 공장

수도원 맥주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스티글 맥주 공장. 공장은 버스 정류장에서 조금 걸어야 만날 수 있다. 맥주 공장 펜스를 따라 가면 박물관 건물 입구가 나타난다. 이때 반대방향으로 가면 크게 고생할 수 있다. 꽤 거리가 되기 때문에 간 만큼 반대로 오는 수고를 해야 한다. 주차장에는 관광버스도 한두 대 서 있다. 스티글 맥주 박물관 내부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조금 싱거운 느낌이었다. 아마 예전에 한국이나 일본의 맥주박물관을 견학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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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 맥주 공장의 정원과 시음장 입구, 박물관 내부

아쉬운 박물관 견학을 하고 우리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장 안에는 여러 종류의 식당이 있는데 시음은 아무 곳에서나 가능하다. 적당한 식당을 골라 들어갔다. 수도원 맥주에 비해 자리에 여유가 많고 조용하다. 편하게 맥주 한잔 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박물관 입장권 구입 시(잘츠 카드로 구입) 받은 시음 쿠폰 2장으로 맥주 2잔을 시키고 안주 겸 식사 대용으로 돼지다리 고기를 시켰다.

시음 쿠폰으로 주문한 맥주는 정말로 깔끔한 맛이다. 아내와 나는 캔 맥주 한 병으로 저녁 만찬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아내가 깔끔하게 잔을 비웠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고기는 정말로 두툼함 그 자체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이 정도의 음식을 이 가격(스파게티와 돼지고기 요리 18.4 유로)에 먹을 수 있을까? 버스 정류장부터 걷느라 조금 힘이 들었지만 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이 돼지고기가 모든 것을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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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 맥주 시음장 식당에서 주문한 맥주와 음식. 우리의 기분이 좋아진다.
조용한 공용 주차장에서 평일에 2유로만 내고 편히 쉴 수 있게 해준 곳, 3박을 마음껏 즐기게 해준 잘츠부르크 카드, 춤추는 유람선, 재미가 권력이었던 헬부룬 궁전, 깔끔한 맥주와 두툼한 돼지고기 요리. 무료 화장실 찾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곳.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곳. 캠핑카 여행자에게 그 무엇하나 부족한 게 없는 잘츠부르크였다.

3박 4일 동안 포근했던 잘츠부르크. 내일이면 아쉬운 잘츠부르크를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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