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다시 그 하얀 방.
a는 A의 목을 졸랐다. 한 손에 딱 알맞게 쥐어지는 A의 가늘고 하얀 목이 a는 정말, 좋았다. a가 손에 힘을 주면 줄수록 더 힘차게 팔딱거리는 경동맥은 또 어떻고.
a의 손에 힘이 들어갈수록 가늘게 뜬 A의 눈동자는 촉촉하게 생기를 잃어갔다. 있는 힘껏 A의 목을 누르는 a. A의 숨이 경계에 선 듯 헐떡거렸다.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는 것처럼 a를 온전히 받아내는 A. a는 저항하지 않은 A를 알 수 없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갑자기 어디선가 묘한 연민이 삐져나왔다.
정말, 죽어버리면 어쩌지.
a가 본능적으로 주춤했다. A의 목을 감은 a의 손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a의 손 위로 포개지는 A의 예쁜 손. a의 손 위로 A의 힘이 실렸다. a와 함께 자신의 목을 조르는 A.
이제 그만 죽어줘.
이제 그만 죽여줘.
Photo l ©Amy Ly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