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킁킁 드라이브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름

by 꿈꾸는왕해

강아지를 키운 지 13년 차다.

우리 강아지는 드라이브를 무척 좋아한다.

차에 타면 창문에 코를 내밀고, 킁킁거리며 바람을 맞는다.


요즘 날씨가 덥다 못해 해가 너무 뜨거워서 한동안 외출을 자제했는데,
오늘은 마침 근거리에 다녀올 일이 있어 오랜만에 함께 차에 올랐다.

13살이 된 우리 강아지.

사람 나이로 치면 70살 정도라 그런지 더위를 더 힘들어한다.
그래서 요즘은 정말 짧게 차에 태우거나, 거의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오랜만의 외출에 신이 난 강아지는 창문에 고개를 내밀고 두 발로 서서 코를 킁킁거리며 바람을 느꼈다.


사람처럼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분명히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속으론 '이 뜨거운 바람이 좋을까?' 하는 염려도 되었다.

하지만 함께한다는 그 자체가 즐거움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바라보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귀가 펄럭일 정도로 고개를 내밀고 바람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묘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누군가는 강아지가 고개를 내밀고 바람을 맞는 게
마치 자기가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좋아한다고 했지만,
찾아보니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강아지에겐 다양한 냄새 자극과 넓은 풍경을 보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고 한다.
매일 집 안에만 있다가 이렇게 새로운 풍경과 냄새를 만난 게 즐거웠던 건 아닐까.

그 즐거움을 잘 채워줘야겠다.


노견과 함께 살다 보면 새로운 시도가 어렵다.

‘좋다고 알려진 것’이 우리 강아지한테는 안 맞았던 경우도 더러 있었고

매일매일의 컨디션 체크가 아주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더위에 힘들어하는 강아지를 보며 '앞으로 몇 번의 여름을 또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슬픈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지금 이 여름을 여실히 느껴보자고 마음먹는다.


이런 드라이브가 가능한 날엔 기꺼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엔 해뜨기 전 새벽 산책을 하거나,
에어컨이 시원한 차 안에서 함께 드라이브를 즐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강아지와 함께 여름을 보낸다.


월,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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