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집중인가 멀티 태스킹인가?
요새 티브이를 볼 때마다 노트를 들고 소파에 앉는다.
무엇 때문에 영상을 보면서 노트를 펴는 행동을 할까? 바로 집중을 더 잘하기 위해서다.
언제부턴가 내가 꽤 산만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영상을 볼 때 유독 심했다.
집중력이 많이 짧아진 것을 알게 되었다.
집중력에 대한 문제는 영상을 볼 때나 소설을 볼 때 아주 여실히 느끼는 나의 취약점이다.
하나를 오래 진득이 하지 못한다.
ADHD인가 하는 걱정도 하다가, 또 집중할 때는 차분해지는 나를 보곤.... 습관의 문제인가 생각도 해본다.
그간 내 행동패턴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등 OTT를 보려고 열심히 골라놓고, 집중이 깨지면 사이사이 핸드폰을 보고, 나중엔 아예 핸드폰만 보는... 상황이 되었다.
글을 쓰다 보니 난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만화책 보면서 꼭 티브이를 틀어놨었다
그때부터 산만했을까?
처음엔 나름 멀티 태스킹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멀티로 얻는 게 없다.
티브이도 내용도 기억에 안 나고, 핸드폰도 그냥 습관적으로 무한 스크롤링 했기 때문에 그냥 가상의 세계에서 시간만 보낸 것 같다.
온전한 휴식도 아니고, 온전한 집중도 아니고.. 그런 애매한 순간들이 쌓여간다.
바로 잡고 싶어서 티브이 볼 땐 한 번에 하나만 하자는 시도를 해봤는데, 집중력이 엄청 짧다.
앱으로 티브이 보는 동안 나무도 키워보고 별거 별거 다했는데 15분도 집중하기가 어렵다.
어릴 때는 책 하나만 가지고 몇 시간을 봐도 너무 재미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재미있는 게 많아졌나?
반대로 너무 지루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어릴 때의 심플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영상의 매체를 좀 더 집중하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티브이를 보려고 소파에 앉을 때 폰 대신 노트를 지참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우연히 여행 가서 알게 되었다.
호캉스라는 로망에 한껏 들떠 영화를 진득하니 보고 싶은데 자꾸 뭐 할게 생각이 나는 거다.
아주 중요한 일도 아니었는데, 체크한다고 또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보게 되었다.
여행지까지 와서 또 핸드폰만 보다 갈 수없다는 생각에, 모든 체크를 뒤로 미루고 생각이 떠오르면 폰대신
노트에 메모해 놓고 영화를 봤다.
당시에 '패스트 라이브즈'라는 영화를 봤는데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구나, 저건 어떤 마음이지?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도 하고, 궁금해하면서 오랜만에 집중하면서 영화를 봤다.
누군가 통화할 때 낙서하듯이 이것저것 적는 행위와 비슷한 것 같다.
영상을 보면서 공감되는 것, 다시 보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내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싶은 거리들을 막 적는다
영화관에서는 집중이 깨져도 따라가야 하지만, 집에서 볼 때는 이 방법이 꽤 유용하다.
순간순간 집중하면서, 생각도 할 거리가 생겨서 영화를 온전히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결국 수많은 방법사이에서 나한테 딱 들어맞는 그 하나를 찾는 과정 같다.
산만함이 꼭 약점만은 아니고, 나만의 방식으로 집중할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시너지가 되는 방법을 찾는다면 약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