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보다 안정에 기댄 삶
오늘은 내가 선택한 어제가 쌓인 결과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 다 이해가 된다.
전보다 살이 찐 것도, 핸드폰 많이 봐서 아픈 손가락도,
유튜브 조금만 보고 자야지 하고 수면이 지연되었던 것도 말이다.
다 어제의 내 선택이 쌓인 결과가 맞는 것 같다.
위에 쓴 것들은 다 부정적인 결과인데, 요새 내 삶에 여유가 없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나 보다.
여태까지는 운동에 글쓰기 등 루틴을 잘 지켜서 스스로의 삶이 꽤 맘에 들었다.
하루하루 정말 잘 해내고 있다 생각했는데 발목을 다쳐서 운동을 못 가고, 집안 공사로 인해 매여있다 보니까,
루틴이 깨졌다. 매일 하던 것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아쉽다.
운동을 쉬는 동안 퍼펙트 데이즈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님이 극찬을 하길래 봤는데 편안함을 느꼈다.
잔잔한 영화라서 중반부 보다가 잠들긴 했지만 그 잔잔함도 좋았다.
'퍼펙트 데이즈'는 도쿄의 화장실 청소부의 매일을 담은 영화이다.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며 직업적인 소임을 다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하루도 늦지 않고 일과 여유를 다 잡은 사람 같았다.
매일 같은 시간 이웃의 빗자루 소리에 잠에 깨고 아침에 일어나서 화분에 물을 주고,
집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매일 빼먹는 출근 음료까지 완벽하다.
주인공이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은은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은, 내가 잃어버린 루틴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를 본 뒤 남편과 이 미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만족의 미소겠지? 라며 저렇게 살면 재미있을까?"라고 말했다.
그 질문에 남편은 "재미를 찾으면 안정이 없고, 안정된 삶 속에서는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며 해답을 줬다.
매일 똑같은 삶이, 누군가는 지루해 보이고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편안함 속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꽤 근사하다.
인생의 축을 재미로 둘 것이냐, 안정으로 둘 것이냐 선택을 한다면,
나는 여태 관점을 재미로 둬서 안정감을 못 찾았던 것 같기도 하다.
늘 호기심과 도파민을 쫒으면서 흥미를 느끼는 일에만 매진했다.
그래서 긍정적인 습관을 못 들였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재미를 추구하면 계속 눈에 불을 켜고 뭔가를 찾아야 한다.
근데 인생에선 재미만 존재하지 않는다.
안정을 우선으로 두면 종종거리던 내 삶도 안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루틴의 중요함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다.
인생이 심플해진다 는 것.
그 단순함 속에 편안함이 쌓이는 것 같다.
어제 나는 루틴을 행하는 삶을 지켜냈다.
평일 동안 공사에 시달린 탓에 주말엔 푹 쉬자는 마음이 들어서 일어나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책상 앞에 앉아 매일 조금씩이라도 쓰자는 나와의 약속을 지켜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만족스러우니 다음 행동으로 이어졌다.
짧은 일기 쓰기와 밀린 신문을 읽으면서 오늘의 할 일을 다했다.
작은 루틴이지만, 꾸준히 쌓이면 결국 근사한 삶으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이제는 재미를 쫓아 눈에 불을 켜기보다, 안정 속에서 오는 단단한 만족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