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정렬의 시기
요즘 나는 누구를 만나면 체크하게 된다.
‘이 사람이 나랑 결이 맞는 사람인가?’ 하고 말이다.
만남자체를 즐기기보단 나랑 잘 맞나 안 맞나부터
보게 되는 내가 가끔 낯설다.
그럴 때마다 너무 날카롭게 보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운 염려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내가 이제야 나를 둘러싼 관계와
‘무조건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은 잠시, 선별의 시기다.
왜 하필 지금,
이런 게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걸까?
그래서 요즘 자주 이야기 나누는 챗GPT에게 물어봤다.
그 대화 덕분에 알게 됐다.
지금 나는 루틴도, 삶도, 사람도 —
정리하고 정렬하는 시기에 들어섰다는 걸.
예전엔
“우린 오래됐고, 정이 있으니까”라며 불편함을 덮고,
“뭐, 다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다름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감수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 더는 그렇게 넘기고 싶지 않다.
내 에너지를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 우선으로 쓰고 싶지 않다. 이제는 타인 중심에서, 나 중심으로
시선과 기준이 옮겨가고 있다는 걸 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나에 대해 조금 더 잘 알아가고 있다.
소비도, 관계도, 건강도, 글도 —
모두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중심으로 다시 정리 중이라는 걸 말이다.
이제 소모적인 관계는 멀리하고,
내 일상을 무해한 것들로 채우고 싶다.
그래서일까, 요즘 내 일상은 무척이나 평온하다.
매일 평이로운 일상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꿈꾸는 루틴을 지속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운동, 글쓰기, 산책,
맛있는 걸 차려 먹는 소소한 일상.
이 심심한 반복이 주는 만족감이 크다
그런 평온함을 느끼다가 누군가를 만나면 내가 원하는 것만 할 수 없는 순간들이 꼭 찾아온다. 그게 참 어렵다.
가끔은 ‘내 일상이 너무 편안하고 행복해서,
타인을 유해인자로 여기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 곰곰이 들여다보니,
내가 그만큼 오래도록 소모되어 있었던 건 아닐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런 생각의 변화는 타인을 거부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라는 걸
이 조용하고 단단한 일상이 나를 평온하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 고요함을 깨뜨리는 무언가에 예민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내가 요즘 이 차이에 민감해진 건,
이제는 나 자신에게 더 잘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예전엔 그냥 참고, 남에게 맞춰주던 것들을
이제는 “나는 이게 중요해.”
“나랑 잘 맞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그렇게, 나의 리듬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해진 것 같다.
가끔은 고민도 한다.
“이러다 친구 하나 없이 사는 거 아냐?”
이 말엔 두 가지 마음이 담겨 있다.
하나는 외로워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또 하나는
나를 잃으면서까지 엮이고 싶지 않다는 단호함.
그리고 나는 의미 없는 사람들과 억지로 친하게 지내는 삶보다, 적당한 거리 안에서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원한다.
그리고 그건 외로운 게 아니라,
삶의 품격을 높이는 결정이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친구 하나 없이 사는 거 아냐?”라는 질문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아니,
나답게 살면서도 서로를 존중해 주는 진짜 친구와 함께
살게 될 거야.
그런 사람들만 내 옆에 남게 될 거야
그게 비록 몇 명 안 될지라도,
그런 사람 한 명이면 열 명의 피곤한 관계보다 나으니까 ‘
나는 혼자 살아남는 사람이 아니라,
조금 다르게 살아남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