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푸드와 미래 식탁을 엿보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코엑스 전시장에 들어섰다. 팀원과 함께 찾은 제20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흔히 ‘푸드위크 코리아’라 불리는 이곳은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었다. 그것은 미래의 식탁을 엿보는 창이자, 내 창업의 영감을 깨우는 작은 실험실과도 같았다.
올해만 해도 나는 국내에서 열린 식품 관련 박람회를 열 번 이상 다녀왔다.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색색의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무엇보다 시식이라는 작은 즐거움을 덤으로 얻는 일. 그것이 내겐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창업가로서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특히 올해는 두 번이나 박람회에 참가했다. 그 목적은 현재 개발 중인 고소애 단백질 쉐이크의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맛 품평회를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직접 반응을 보고, 개선점을 찾고, 고객들의 작은 의견 하나하나를 귀담아듣는 경험은 다른 어떤 시장조사보다 값진 시간이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곤충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호기심 가득한 반응을 보였고, 이미 곤충단백질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런 반응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방향을 고민하는 내게 큰 시사점을 주었다.
푸드위크 전시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발걸음을 옮기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들, 그리고 전시된 수많은 제품들이 눈과 코, 입을 자극했다. 무엇보다 눈을 사로잡는 것은 세련된 디자인의 패키지와 제품 배치였다. 단순히 맛과 성분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고려한 설계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주목받고 있는 ‘실버푸드’ 전시에서는 특히 발길이 오래 머물렀다.
고령 맞춤 케어푸드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삶의 질을 지키는 도구였다. 신체 기능이 점점 낮아지는 노인들을 위해, 한 알 한 알, 한 끼 한 끼 세심하게 설계된 음식들. 저염식, 단백질 강화, 암환자식, 당뇨식, 고혈압식 등 각기 다른 필요와 제한을 담아낸 이 음식들은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존엄과 배려를 전하는 존재처럼 보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2020년 2조 원에서 올해 3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했다. 숫자만으로는 체감할 수 없는 변화가, 여기 전시된 수많은 제품들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푸드위크 코리아는 단순한 ‘박람회’가 아니다. 프리미엄 식품부터 대체·신식품, 제조자동화, 스마트유통, 팜테크까지 식품 산업의 모든 가능성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무대다. 바이어와 소비자가 함께 호흡하며, 산업과 생활이 만나는 장. 간편식, 가공식품, 건강식품, 디저트, 음료, 간식, 비건·대체식품, 고령친화식품까지. 종류를 헤아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나는 생각했다. 내년, 닥터파브르의 이름을 달고 여기서 우리 식품을 선보일 날을. 우리가 만드는 케어푸드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직접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다.
박람회를 나서며, 사람들의 발걸음과 전시장의 음식 향, 세련된 패키지와 디자인, 그리고 시식대 앞에서 느꼈던 미묘한 설렘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식품이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 하루였다. 그리고 나는 그 길 위에서, 또 한 걸음 내딛을 준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