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은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도, 현재를 충분히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오래전부터 이미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예전에 딸아이에게 핸드폰을 사준 후 이상한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전에 이 번호를 사용했던 사람에게 온 문자 같았다.
학원에서 보내온 문자였는데,
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학원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 명절 같은 긴 연휴에는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문자, 월 학원비에 대한 문자 등이었다.
저런 문자가 올 때마다 딸아이는 삭제를 해버려서 내가 늦게 알게 됐다.
웬일인지 저런 문자가 딸아이에게 와도 그 학생의 부모에게는 잘 전달이 되는 듯이 보였다. 계속해서 날아왔으니까. 아마도 그 부모 중에 한 명만 핸드폰을 바꿨다던가 핸드폰이 2개는 되는 듯싶었다.
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사교육 현실'에 대해선 글이나, 유튜브, 주변의 얘기로만 대충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문자'를 통해 현재의 아이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학원에서는 그 학생이 저녁 7~8시 사이에 학원에 잘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은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만 왔다.
헌데, 그 문자를 보면서 난 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뭐, 거의 감시를 당하면서 사네...(-,.-);'
일요일을 제외한 토요일에도 당연히 학원을 갔었고, 명절에는 딱 하루만 빼고서 매일 갔었다.
명절에 친척집에 가느라 학원에 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과제 또한 잊지 않는 친절한 배려심까지 보였다;;
그렇게 난 저 아이의 학원비에 관한 문자를 보고서 고3 인 줄로만 알았다. 월 학원비가 영어, 수학 2과목만 해도 60만 원 돈이었으니까. 그래서 저 스케줄을 조금은 이해했다. 지금까지 '수능만'을 위해서 준비했다면, 마지막 1년 정도야 뭐...'
나중에 저 금액이 고1의 학원비라는 것을 알았을 때,
부모들의 '등골이 휜다는 표현'을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부모들까지 행복하지 않은 이유도...
잠시 계산을 해봤다.
고1이 벌써부터 두 과목에 60만 원이면, 만약에 다른 것들을 추가하게 된다면 자녀 1명당 1년에 이게 얼마야?? 그것도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라면??
망할!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빚'으로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네?
부모가 뭔 돈으로 나중에 '입학금, 등록금에 기타 학교생활비'까지 다 내남?
부모들이 '빚'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네?
'집 값, 생활비' 외에 '교육비'가 의외로 아주 센 복병이네?
아이들이 커갈수록,
각 가정에서 '웃음소리'가 점점 사라졌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아마, 고민들은 점점 더 깊어졌겠지.
행복할리가 있을까. 아이들도, 부모도.
그럼, 여기서 '이 아이의 하루'를 한 번 살펴보고 넘어가자.
아침 일찍 학교에 등교하고, 오후에 하교를 한다. 저녁을 먹고서 바로 학원을 간다.
9~10시쯤 학원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서 간식을 먹고, 조금 휴식을 취한 다음 곧바로 잠을 잘 것이다.
그리고 또 다음날 아침부터, '어김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 일찍 학교에 등교하고, 오후에 하교를 하고, 저녁을 먹고, 바로 학원을 가고, 집에 와서 간식을 먹고, 조금 휴식을 즐기고, 곧바로 또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을 보낸다.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이 된다!
토요일이라 조금 늦게 일어났지만, 그래도 식사를 하고서 바로 준비를 한 뒤 또 학원을 간다.
그 아이가 토요일에 몇 시까지 하는지는 잘 모른다. 그리고, 일요일에도 뭘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 스케줄에서 학습지나 과외, 예체능 등 그 외에 뭐라도 추가가 된다면,
저 아이는 '사는 게 지옥'일 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연, 저 아이는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엄마, 아빠'에게 감사해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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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중, '대한민국 10대의 행복지수'는 수 년째 꼴찌 수준을 맴돌고 있다.
- OECD 행복지수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