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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lolife Feb 28. 2019

출산율을 대하는 난임 환자의 마음이란..

아직은 부족하기만 한 난임 정책

합계출산율 0.98의 수치

애 안 낳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자극적이다.


https://news.v.daum.net/v/20190227191603089


이런 기사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결과론적으로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여성 한 명당 아이를 몇 명을 낳아야 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합계출산율이 0.98이라니.’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남자 친구가 있었음에도 수도권에서 결혼해서 살 집 마련하기(물론 자가를 원하는 것도 아닌 그냥 둘이서 살 수 있는 집)를 위해 현재 높은 집값을 모으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결혼 후 아이를 낳는다거나 키우더라도 경력 단절하지 않고 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회사로 이직하면서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이제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이 되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


과연, ‘출산율이 떨어진다’의 결과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건 소모전이 아닐까?

이런 타이틀의 기사들은 매년. 일 년에도 몇 번씩 흔하게 볼 수 있다.


왜? 결혼을 늦게 하고
왜? 결혼해서도 애를 안 낳을까?

에 대한 물음을 하기도 전에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일한다고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는다.”라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다.


왜? 에 대한 해답은 개인보다는 우리 사회가 내놓을 수 있다. 회사 그리고 정부가 내놓을 수 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라에서 의료보험을 지원해주는 동안 임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이었다.


사실 시험관 아기 시술 이전에 병원에 다니면서 자연 임신을 시도할 때는 시술 시도하기 전에 되지 않을까? 란 생각과 막연한 믿음(?) 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 시험관 아기 시술 절차나 신선배아니 냉동배아니 관심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별로 알아볼 생각도 들지 않고.

자연 임신보다는 시험관을 시도해야 할 때가 왔다는 걸 깨닫는 때까지도 내 '일'이 될 수 있구나를 깨닫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제야 난 정부지원이라던지, 의료보험 지원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작년에 바뀐 정책으로 의료 보험이 되는 부분이 확대되었다고 뉴스에서 타이틀만 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난임 지원 대상이 턱없이 낮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소득이나 나이 제한 그리고 체외수정(신선배아) 4회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원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는 그 의견들이 조금 반영되어 지원 대상이 확대되었지만 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라는 조건이 있다.


나의 경우는 인공수정은 효과가 없을 거란 의사의 판단하에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바로 시도하게 되었고, 난자 채취 후 자경내시경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신선배아를 진행할 수 없어서 동결배아 1회를 진행하였다.

이제 한번 횟수가 1회 차감된 것이고 아직 시작 단계인데 벌써 실패하면 몇 번의 기회가 남지 않는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생긴다.


난임이라고 하면 많이듣는 “마음을 편하게 가져”라는 말은 과연 이런 상황을 알고서도 이야기할 수 있는걸까? 아.. 도를 닦아야겠다.





아이가 한 명도 없는 우리 부부가 횟수 제한으로 의료보험비 지원이 더 이상 되지 않는다면,

우리 부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아이를 갖는 건 포기해야 하는 걸까?

의료보험비 지원이 끝난 후에도 전액 부담으로 처음 한두 번은 그래도 시도해보겠지만, 점점 커져가는 상실감에 더불어 불어나는 의료비를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5년, 7년.. 긴 시간 동안 노력하는 사람들의 힘든 글을 보고 있으면, 그게 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처음 겪으면서, 의료보험이 지원되더라도 아직 지원되지 않는 약값, 주사 값, 검사비용이 꽤나 든다. 아직 배아 이식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시험관 아기 시술 1차 비용은 이미 100만 원이 넘었다.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든 비용이라고 알고 있지만 의료보험이 된다고 해도 여전히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항목이 있기 때문에 부담되는 비용이다.


정부의 예산은 한정되어있고, 아직도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 그리고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도 많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출산율에 대책이 필요하다면 결혼 및 출산 외에 난임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부부들에게도 좀 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정부 대책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는 나이 제한, 지원 횟수 제한 등 여러 개선할 부분들이 있다. 최근에 열린 건보공단의 정책토론방에서도 현 난임 정책에 대한 개선 의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개선 의견들이 잘 모아지고 전달되어 아이를 갖고 싶은 많은 부부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고 간절히 바라는 한 생명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 부부도.


https://news.v.daum.net/v/2019022603001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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