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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SF 소설이 왜 많아졌을까?

과학이 신이 된 시대, SF는 새로운 신화를 쓴다

by 당근과 채찍

요즘 나는 소설을 자주 읽는다.

특별히 한 장르에만 몰두하지는 않지만, 생각해 보면 유독 SF를 자주 집어든다.

독서 모임에서는 고전이나 문학서를 읽곤 하지만, 혼자 책을 펼칠 때면 어느새 SF 세계로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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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이유는 김초엽 작가가 쓰는 SF에 빠졌기 때문이다.

김초엽 작가의 글에서 느꼈던 감각은 오래도록 내 안에 남아 있다.

낯설지 않은 상상력, 서늘하지만 다정한 과학의 언어, 그리고 인간적인 온기.


하지만 서점에도, 온라인에도 SF소설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나도 좋아하는 작가 때문에 몰입하고 있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SF는 이상하다. 분명 허구인데, 현실보다 더 현실 같고, 가끔은 예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왜 이 장르에 계속 끌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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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가 인기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생각해 보면, 요즘 SF는 소설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심지어 게임까지 장악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정된 마니아층의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대중적이다. 대체 왜일까?


나는 그 이유를 ‘신의 자리’를 과학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면, 신화가 그 빈틈을 메웠다.

불가사의하고, 신비롭고, 믿음이 필요한 세계.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인간은 이제 이해 가능한 상상력을 더 원한다.

과학이 현실을 설명해 주길 바라고, 논리적 근거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쌓고 싶어 한다.

SF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서사의 방식이다.

그렇기에 SF는 새롭게 쓰이는 ‘신화’다. 낡은 신을 대신해, 지식의 옷을 입고 등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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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에서 설득으로, SF의 힘

단순히 비현실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좋은 SF는 상상력 위에 촘촘히 설계된 과학적 토대가 있다.

인간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래서 SF는 늘 자극적이면서도 깊다.


익숙한 듯 낯선 배경, 이해 가능한 미래, 그리고 그 속에서 여전히 흔들리는 인간.

나는 그 교차점에서 자주 멈춰 선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 ‘현실’이 과연 진짜 현실인가?

혹은, 내가 외면하고 있는 어떤 가능성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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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F를 좋아하는 이유

나는 SF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좋다.

정확히 말하면, SF가 주는 이 ‘사이’가 좋다.

과학과 상상력 사이. 현실과 가능성 사이. 이해와 불안 사이.


이 간극이 나에게는 하나의 질문이 된다.

“세상은 꼭 지금처럼만 존재해야 할까?”

이 질문 하나면 충분하다.

생각이 자란다. 시선이 넓어진다. 그리고 나는 다시, 책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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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신화는 지금도 쓰이고 있다

고대에는 신화가 세상을 설명했다. 지금은 과학이 그 자리를 채운다.

그러나 우리가 여전히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한, SF는 시대의 언어가 되어 앞으로도 계속 쓰일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낯선 이야기들은 때로 현실보다 더 정직한 가능성을 이야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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