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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13. 2019

심리만만. 슈퍼맘 & 슈퍼대디, 나도 될 수 있을까요?

심리만만 9화. 슈퍼맘 & 슈퍼대디

Photo by Jude Beck on Unsplash



1. ‘슈퍼맨’이라는 영화에 대한 추억


최근에는 소위 “히어로 영화”라는 것이 가히 전성시대를 이룰 정도이다. 마블이나 DC코믹스 등 소위 만화에만 나오던 영웅들이 스크린을 통해 좀 더 현실적이고 있을 법한 캐릭터로 만들어지더니, 급기야는 ‘어벤저스’와 같이 떼를 지어 나와 지구를 구원하고 우리를 보호해준다. 분명히 영화적 허구임을 알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디에 진짜로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해져 버렸다.


이와 같은 히어로 영화의 원조는 단연코 ‘슈퍼맨’이다. 1978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히어로 영화의 원조격이자 새로운 영화 컨텐츠의 시작을 알리는 시발점이었다. 그 이후로 4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내용이나 완성도는 (최근 히어로 영화가 너무 많아져 식상해져서 일지도 모르겠으나) 지금 보아도 훌륭하고 유니크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영화에서 슈퍼맨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갈 뿐 아니라 안경만 썼다하면 왠지 덩치는 크지만 어리숙하고 소위 빠릿빠릿하지도 못한 평범한 사람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혜성같이 나타나 아무런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준 채 사라져 버리는 당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이고 완벽한 “영웅”의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2. ‘슈퍼맨’이 주는 심리적 영향들


이와 같은 히어로 영화들은 우리의 환상과 기대를 만족시켜주고 왠지 모를 심리적 해방감과 더불어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과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에라도 분명히 누군가 나를 도와주고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히어로 영화들이 주는 심리적 영향력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현실적 기대로 만드는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세상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기대 중 하나는 바로 ‘로또 1등 당첨’이다. 실제 로또 1등 당첨 확률은 길을 가다가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도 낮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혹시?....’하는 마음에 로또를 구입한다. 게다가 TV나 매체 등에 1등 당첨자들의 소식이 전해지고, 수많은 사이트들에서 로또 1등 당첨의 원리를 제공해준다고 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벼락 맞기보다도 힘든 로또 당첨의 환상은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마찬가지로 히어로 영화들의 캐릭터들이 많이 양산되고 관련된 활약상(? 실제로는 비현실적이지만!)들을 여러 영화를 통해서 보게 되면서 그들의 행동은 가상적 상황에서의 비현실적인 활동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고,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점점 받아들여지게 된다. 특히 하늘을 나는 히어로나 높은 빌딩을 마음껏 옮겨다니는 스파이더맨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아들이나 딸은 건드리는 순간 처절한 복수를 하는 테이큰의 리암 니슨과 같은 아버지나 어리숙한 선생님이었으나 학생들을 구원하기 위해 불의와 맞서 모든 폭력배들은 한방에 제압하는 우리의 마동석님과 같은 캐릭터 등에서는 그것이 현실인지 영화인지도 헷갈릴 정도이다.


이와 같은 현실성으로 인하여 두번째 심리적 영향인 ‘스스로에 대한 박탈감 혹은 자격지심’이 발생하게 된다. 스파이더맨이나 마블영화 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리암 니슨이나 마동석이 출연하는 영화를 보고 나면, 제대로 된 교사나 아버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격투기나 태권도라도 배웠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인 것을 알지만 그 안에 스스로를 대입하면서 ‘혹시 내가 같은 입장이었다면?....’라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결국 남는 것은 ‘스스로의 부족함과 무능함’ 만이 남는다.


이것이 남들에게는 표현할 필요도 없는 내적 사고에 그치면 상관없지만, ‘테이큰’을 보고 난 후 딸이 ‘아빠는 저런 상황이 되면 나 구해줄거야?’라는 질문이라도 한다 치면 그것은 곧바로 엄청나게 좌절스러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당근 아빠도 구하러 가지!’라고 하는 대답에 ‘에이, 아빠는 싸움도 못하잔아!’라고 딸이 한마디 더 붙인다면 자칫 재미있게 영화보고 가족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3. 슈퍼대디? 슈퍼맘? 개나 줘버려~


우리는 이렇게 부지불식간에 다양한 이유로 스스로나 타인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를 가지게 된다. 특히 가족이나 자녀와 같이 무한 애정과 사랑을 전제로 하는 관계가 되면 더욱 이상적인 기대와 기준을 발달시킬 가능성이 높게 된다. 게다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부모나 자녀 교육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자식을 성공적(?)으로 키웠다는 자랑의 글들은 넘쳐난다. 반면에 실패사례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기술하는 내용들은 가물에 콩나듯 드문드문 나올 뿐이다. 즉, 온라인이나 방송, 그리고 책에서는 '슈퍼맘'과 '슈퍼대디'가 철절 넘쳐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적 편향에 휩쓸리게 되는 순간 ‘과연 나는 좋은 부모인가?’라는 회의와 더불어 ‘(비현실적인 정보들에 기초하여 형성된 비합리적 수준의)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다짐과 함게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기준에 기초하여 판단하여)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함이 많은 부모일까?’라는 후회와 반성이 치밀어 오른다. 과연 이것이 적절한가?


슈퍼맘? 슈퍼대디? 이런 개념들은 가만히 따져보면 편향된 정보들에 기초하여 형성된 지나치게 이상적인 기대와 요구에 따른 는 비현실적 기준에 기초한 평가일 뿐이다. 게다가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잘하며 심지어는 골키퍼를 시켜도 완벽한 축구선수가 없듯이 직업적으로도 성공하면서, 자녀 양육에서도 완벽하고, 배우자로써도 훌륭한 그런 경우는 없다. 그것은 그런 완벽한 모습을 갖추지 못한 나 자신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요구하는 ‘내안의 나’나 혹은 ‘비현실적인 타인의 기대’가 문제인 것이다.



4. 당신은 이미 ‘슈퍼맘&슈퍼대디’이다.

(라고 생각하고 살라!)


각 개인들은 나름대로의 색깔과 유능함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에 기초해서 나름대로의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에서 완벽한 부모는 세상 어디에도 없으며, 단지 (특정인의 편향된 면에 치중하여 기술한 왜곡된 정보들의 종합체인) 위인전기나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는 가린 채 좋은 부분만을 기술한 편향적인) 성공담에만 있는 이야기이다.


당신은 당신의 자녀를 사랑하는가?

당신은 가끔씩 부족하고 실수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당신의 자녀를 아끼고 돌보는가?

당신의 자녀가, 당신이 그들을 사랑하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가?

당신이 완벽한 부모가 아니지만 그들도 당신을 부모로써 존중하고 사랑하는가?

앞으로도 때로는 지치고 힘들 것이며 좌절하고 실망할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당신의 자녀를 위해서 노력할 마음이 있는가?


이상의 질문들에 대한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만약 이 중 대부분의 대답(모두가 절대 아님!)에서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비현실적 기준 말고 지극히 현실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실제 부모 중에는) ‘슈퍼맘’ & ‘슈퍼대디’이다. 만약 이 중 대부분에서 ‘예!!’라고 대답을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부모로써의 역할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조심스러운 부모’인 것이다. 그리고 그 또한 신중함과 조심스러움 측면에서의 ‘슈퍼맘’ & ‘슈퍼대디’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신중하고 조심스로운 생각이 많은 부모들은 큰 실수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항상 최선의 부모역할을 하기 위해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한다. 그 또한 ‘슈퍼’ 부모가 아닐까?




어느 날 딸 아이가 같이 TV를 보고 과일을 먹으면서, 진지함도 하나 없이 시큰둥하게 지나가는 말처럼 ‘나는 가끔 엄마, 아빠의 자식으로 태어난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라고 말했을 때 혼자 속으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겉으로는  ‘그래? 고맙네~ 아빠도 우리 딸이 잘 커줘서 감사해~’라고 시킁둥하게 대답했지만, 그 여운은 오래 갔다.


우리는 큰 만족과 대단한 성공을 이루어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버릇이 있다. 어찌 보면 일상적이고 무난한 것 자체가 이미 성공일 가능성이 높다. 평상 시에는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건강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것인지 모르다가 크게 아프고 난 후 그 가치와 의미를 깨닫는다. 마찬가지로 일상적이고 평범하며 무난해 보이는 우리의 삶이, 그리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실제로는 대-성공이며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해도 되는 일인 경우가 많다. 혹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잘 해결하고 개선하면 되는 것이지 그것 자체가 불행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지금 현재 당신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미 당신은 ‘슈퍼’ 부모인 것이다. 적어도 그렇다고 생각하고 살아라! 그래야 부모가 만족스러우며, 자신감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만족과 자신감은 부모로써의 행복과 직결된다. 분명한 것은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하다! 즉, 당신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해지고 만족이 커지는 것이다. ‘슈퍼맘?’ 혹은 ‘슈퍼대디?’에 대한 고민은 개나 줘버리고, 지금 당신이 바로 ‘슈퍼맘!’과 ‘슈퍼대디!’라고 자신하라. 그리고 행복하라. 그리고 난 후 그 행복과 즐거움으로 자녀를 더욱 사랑하라!! 그것이 더욱 좋은 ‘슈퍼맘’과 ‘슈펴대디’가 되는 가장 현명하고 바람직한 방법이다.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다음에서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심리만만 9화. 슈퍼맘&슈퍼대디, 나도 될 수 있을까요? : 오디오클립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9


내 아이, 이렇게 키워도 될까요? : 오디오클립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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