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와 HR을 위한 심리학. 스타트업의 조직문화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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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창업자인 선배 권유였어요.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고 가까운 사이였으며, 자주 만나서 사업에 대한 얘기들도 나누었었거든요.
제대로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저도 적극 지지를 해주었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중에 꼭 불러 달라고 얘기도 나누었어요.
그런 선배가 제대로 한번 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했을 때 별로 고민도 안 하고 합류했어요.
지금까지 계속 얘기를 나누어 왔던 차라 사업 내용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고,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분명했거든요.
물론 다니던 회사에서 만류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과감하게 해 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냈지요.
처음에는 좋았어요.
정말 피곤함도 모르고 밤새 토론을 하고 아이디어를 낸 적도 있었고 어떤 어려움이라도 다 헤쳐나갈 것 같은 자신감과 희망을 함께 나누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특히 원하던 대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갈등은 더 심해졌어요.
저의 생각과 선배의 해결책이 좀 차이가 있었거든요.
결국 1년을 좀 못 채우고 나왔어요.
지금은 좀 큰 기업에서 팀장을 하고 있어요.
편하기는 해요, 할 일만 알아서 딱딱하면 되니까.. 그런데.. 좀 뭔가 허전하기는 해요.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고^^
아, 그 선배랑요? 오히려 지금은 좀 어색한(?) 사이가 되었어요.
가끔 후배들이 스타트업에 가고 싶다고 하면... 그냥 웃어줘요~^^
왜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사업하는 거 아니다!'라고 하는지 알 거 같아요.
인생공부 많이 했죠^^
스타트업이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그룹이나 프로젝트성 회사'를 말한다(by 위키백과).
이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창업기업인 경우가 많으며, 각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물론 자체적인 자금을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들도 있으나 벤처 캐피털이나 엔젤 투자자의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는 일반 개인들이 참여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받기도 한다(투자 관점에서는 스타트업을 시리즈 A, B. C, D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들이 있으며 이와 같은 구분법이 일반적인 스타트업 구분법으로 사용됩니다. 시리즈 구분과 관련된 내용은 다른 좋은 자료들이 많으므로 참고하시면 될 것입니다. 본 글에서는 사람과 조직 문화 관점에서의 새로운 스타트업 조직 구분법을 제시합니다).
일반적인 스타드업의 이미지는 젊고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와 그 안에서의 창의적인 토론에 근거한 아이디어 도출, 그리고 이를 열정적으로 실행하여 남들과는 차별화된 탁월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 등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하기도 하며,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일반적으로 보이는 스타트업의 이미지를 향유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많다.
실제로는 피 튀기는 전쟁터와 같은 경우들이 허다하며, 모두 합심해서 공동의 성공을 만들기 전에 엄청난 갈등과 대립의 과정이 선행된다.
서로 자신이 원하는 마실 것을 들고,
자유로운 복장과 밝고 환한 표정으로,
각자의 노트북을 들고 환하게 웃으면서 토론하는 스타트업 만을 상상했다면
그것은 당신의 희망사항이거나 착각인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의 가장 첫 단계는 말 그대로 "Start Level"이다. 즉 사업을 막 시작한 단계이다. 보통은 5명 이하인 경우가 많으며, 많다고 하더라도 10명은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경우에는 1인 기업의 형태를 갖추거나 혹은 핵심 창업 멤버 2-3명만 있는 경우들도 많다.
지금까지는 주변 사람들과 Brain-Storming을 하면서 피드백이나 가능성을 탐색하고 고민하던 수준을 넘어서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사업자 등록을 내기도 하며, 작더라도 사무실을 마련하며, 의기투합한 창업 멤버끼리 필승과 성공을 다짐하며 이미 유니콘이 된 것 같은 설렘과 흥분에 빠지기도 한다.
이때의 조직 특징과 분위기는 소수정예로 똘똘 뭉친 드림팀 그 자체이다. 그동안 의기투합해 왔으며, 서로의 뜻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들의 의욕과 열정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이미 창업 준비단계에서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만들어 왔다. 또한 적극적인 협력과 소통을 통해 어떤 문제라도 다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불타오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서부터 갈등과 문제가 시작되게 된다. 평생을 동지처럼 같이할 것 같던 창업 멤버들끼리도 의견 대립이 발생하며, 강한 의지나 열정만큼이나 대립이나 갈등도 심한 경우들도 발생한다. 게다가 투자가 생각만큼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비즈니스가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 회사 분위기가 안 좋아지며 갈등이나 대립은 심화된다.
이 시기를 '마의 구간'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지 투자받기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창업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현실적인 이슈들(세금, 비용 처리, 행동적 소모, 투자사나 고객사의 자잘한 요구 등)이나 사람들 사이의 문제 등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업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거나 혹은 대기업과 같이 지원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환경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창업을 한 경우 이와 같은 내적인 갈등이나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 자체는 취약한 경우가 많다. 현실적인 갈등이나 문제들은 의지나 열정으로만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대응이 필요한데, 그것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마의 구간'을 간신히 넘기고 고대하던 투자를 유치하거나 아니면 여러 곳에서 비즈니스 아이템에 대해서 인정을 받고 고객사를 유치하는 일이 생기면 본격적인 업 단계(Up Level)에 진입하게 된다.
이제 회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되면서 그동안 꿈꿔왔던 것들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직접 보고 참여하게 된다. 이것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강한 성취감을 주기도 하며, 더 큰 미래와 희망을 꿈꾸는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혹은 첫 고객이나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큰돈(?)이 입금되는 순간 이제 모든 고생이 끝나고 꽃길만 있을 것 같은 만족감에 젖어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큰 변화를 겪는다.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면서 기존의 인력(주로 창업 멤버들) 만으로는 감당이 안되며 필수적 활동에 필요한 주요 인력들이 조직에 합류하게 된다. 또한 투자를 받게 되거나 회사가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수행하면서 여러 가지 행정적인 업무들 혹은 조직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필수적 활동들도 병행해야만 한다. 또한 늘어난 인력에 대한 급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인사적 관리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Start Level'에서는 대부분의 이슈들은 덮여버린다. 한 방향을 향하는 시선과 열정, 그리고 그동안의 성과를 함께 만들어 내었다는 동료의식 및 공동체 정신으로 해결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나저나 'Start Level'의 구성원들은 창업자 및 창업 멤버들과 그들의 지인들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이미 잘 알고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알고 지내면서 적용해 왔던 갈등 해결 방식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기도 한다. 그런데 'Up Level'이 되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슈나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때부터 소위 "인사관리'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어야 하는 시기가 된다.
특히 새롭게 합류한 인력들과의 갈등이나 이슈 발생은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갓 태동한 벤처에 과감하게 입사를 하는 주요 인력들도 역시 열정과 적극적인 마인드로 똘똘 뭉쳐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나 기대는 창업자나 창업 멤버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만만치 않은 성격과 도전 정신을 보유한 보다 다양한 요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게 되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역동이 발생하며 보다 다양한 혼란과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사업 초기의 수많은 어려움과 장애들을 극복하고, 지치지 않는 열정과 노력을 통해서 비즈니스 아이템이 제대로 정착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성공한 스타터업'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사업이나 회사의 인지도가 생기며, 여기저기에서 성공담을 들려달라는 강연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어느 정도 비즈니스가 본격화 및 안정화에 들어가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득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서 작게는 수십 명에서 백 명이 넘는 인원이 되기도 하며, 입사하고 싶어 하는 지원자들도 넘쳐나기도 한다. 이 정도의 성공을 이루고 안정적인 궤도에 다다르면 '스타트' 단계나 '업' 단계의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받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또 다른 변화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이전의 가볍고 민첩하던 조직은 무겁고 비대해질 수밖에 없다. 전에는 회의실에 모여서 아니면 퇴근 후 저녁을 먹다가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곧바로 작업을 시작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결재라는 것이 필요한 단계가 되었으며 보수적 관점과 관행이라는 이름의 장애물들도 본격 등장한다. 어느 순간 창업자나 창업 멤버들, 그리고 초기의 어려움을 모두 감내했던 사람들의 의견들이 고집이나 독선으로 불리기도 하며, 성공한 스타트업의 환상 만을 기대하고 입사한 사람들이 다수가 되는 시기가 온다.
이 때가 되면, 조직은 다양성의 공존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슈에 진지하게 직면하게 된다. 관리(인사적 관리나 재정적 관리 등)의 필요성이 커지게 되며, (창업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조직 내의 건강하지 않은 다양성을 다루어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이전에는 몇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서 유연하게 결정했던 일들이 이제는 공정성과 일관성의 요구도 만족시켜야 하게 된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어느 정도의 시스템을 갖출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스템이 안정되고 견고할수록 창의성이나 혁신을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조직의 변화는 창업자들이나 초기 멤버들에게는 자율성이나 창의성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로 느껴지기도 하며, 자신들과 같이 불타오르는 열정이나 몰입, 적극성과 도전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면서 통제와 간섭이 없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성공 후 입사자들과의 간격도 벌어지게 된다. 어느 순간 그토록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었던 전형적인 회사의 모습을 우리도 가지게 되었다는 모순에 빠지기도 한다.
모든 스타트업의 사람관리는 정답이 없다. 비즈니스 내용도 다를 뿐 아니라 사람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사 컨설팅의 관점에서 보면 차라리 성공하여 어느 정도 형식적으로도 조직의 형태를 갖춘 '성공한 스타트업'이 차라리 대하기 나은 경우들도 많다. 역으로 강한 동기와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적극성과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의 모임인 스타트 단계나 업 단계의 조직은 더욱더 정답을 찾기 어렵다. 그들의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그들을 위한 솔루션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어야만 한다.
그 해답은 결국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 그 조직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성격과 성향, 그리고 그들의 역량과 능력, 그리고 그들 간의 역동에 따라 최적의 해답이 다르다. 그래서 스타트업을 제대로 운영하거나 성공을 이끌기 위해서는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사람을 다를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은 사람관리에서도 유연하고 (구성원들에) 최적화된 맞춤형이어야 한다.
문제는 창업자나 주요 핵심 인력들에게 이와 같은 관점이 없으며 이를 만들어갈 능력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와 초점을 비즈니스 아이템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과업에 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초점이 뒤로 밀리거나 혹은 (전문가가 아닌) 그들의 주관적인 판단에만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스타트업이 건강하게 성장할지, 혹은 내적인 혼란과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도에 무너질지를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 중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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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다 같은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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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CEO는 그냥 CEO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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