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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19. 2020

인성검사도 안 해보고 채용을 한다고요?

인성검사의 이해와 활용

Photo by Sebastian Herrmann on Unsplash



Companies that spend 2% of their time recruiting and 75% of their time managing their recruiting mistakes don't have the right people


대부분의 회사들은 인재 선발에는 2%의 시간을 들이는 반면, 

적합한 사람을 뽑지 못한데 따른 실수를 만회하는데 75%의 시간을 소비한다. 


Capital One 회장, Richard Fairbank




1. 결혼과 채용의 공통점


결혼과 채용의 첫 번째 공통점은 '다수의 선택 대안(?) 중 한 사람을 선발'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 이성과 결혼한다는 전제하에 보면) 5000만 명의 인구 중 결혼 대상자인 이성이 2500만 명일 것이다. 이 중 기혼자와 비-결혼 적령기 사람을 제외하면 약 1000만 명 정도의 이성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여 결혼을 하는 것이다. 또한 회사의 경우에도 몇백대 일의 경쟁률 속에서 때로는 몇십만 명의 지원자 중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소위 '좋은 인재'를 선택하게 된다. 


두 번째 공통점은 '의사결정을 한 후(결혼 혹은 선발)에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연애는 결혼과 상당히 다른 관계이며, 훨씬 더 깊은 심리적 교류와 역동이 발생하고, 갈등이나 대립 또한 심해진다. 또한 채용 과정에서는 지원자들이 강한 Faking-Good(좋게 보이고자 하는 경향) 경향들과 더불어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조직 생활 속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세 번째 공통점은 '법적인 관계여서 단절이나 정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혼을 한 후 예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웬만하면 쉽게 이혼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연애와는 달리 법적 절차들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면접 때 좋은 인상을 받아 선발했으나 입사 후 예상치 못했던 문제 행동을 보이더라도 노동법 때문에 해고를 하기 어려우며, 무리해서 해고를 하다가는 부당해고로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했을 때의 공통점은 '미리 좀 진지하게 알아보거나 생각해보고 결정할 걸...'이라는 "큰 후회"를 하는 날이 온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것을, 어찌하겠는가? 그래도 좋은 사람을 만나서 잘 살면 금상첨화이나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골치 아프기 그지없는 일이 된다. 



2. 좋은 사람을 뽑기가 어려운 이유


어느 조직이나 "좋은" 사람을 뽑고자 한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이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채용되고 난 후 후회를 하기 일쑤이다. 혹은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좋은 사람'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면접관들은 각각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혹은 우리 조직에 맞는 사람이 누구일지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민이나 생각들이 체계적이고 엄격한 검증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개인적 경험에 기초한 주관적인 판단이나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충분히 고려했어야 하는 면들을 반영한 균형적 기준이나 정의는 아닌 경우가 많다('모든 사람은 심리전문가이다'(https://brunch.co.kr/@mindclinic/194) 참고 by 노박사).  


두 번째 이유는 '뽑는 방법' 상의 문제이다. 

과연 현재 조직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서류 전형이나 면접, 그리고 심리검사(혹은 역량검사) 등의 방법들이 조직에서 필요하고 원하는 사람을 뽑는데 적합한 지에 관한 문제이다. 특히 심리검사의 경우에도 역량검사라는 이름으로 업무 능력과 관련된 평가들을 하는데 적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기본적인 인성(즉, 단순한 능력 이상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능력 혹은 자신의 삶을 관리하는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고안되지는 않은 경우가 많다. 


세 번째 이유는 '동기와 열정'의 문제이다. 

신입사원들이 퇴사를 하는 가장 큰 원인은 '내가 생각하고 바라던 것과는 다른' 조직 생활 경험이다. 막상 회사에 들어와 보니 이전에 원하거나 기대했던 회사 생활과는 다른 현실에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이와 같은 고민과 스트레스가 축적되는 경우, 아무리 '좋은' 사람이나 '유능한' 인력이라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기 싫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즉, 내적 동기와 열정적인 몰입과 실행을 유발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이 아닌 것이다. 



3. 서류 전형과 면접


특히 채용 과정에서 심리검사나 인성검사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그 효과성이나 타당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으며, 심리적인 측면에 대한 평가 결과 자체를 믿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차원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심리검사(혹은 역량검사)나 인성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전제해 보면, 채용 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주요 방법들은 서류 전형과 면접뿐이다. 이 두 가지 만으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서류 전형의 경우(자기소개서 혹은 역량기술서 포함) 자신의 입장에서 쓴 자기 기술이다. 그리고 솔직하거나 객관적으로(즉,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 작성하지 않는다. 좋게 보이고자 하는 의도와 목적(즉, Faking Good)으로 작성된 자기 기술 문서이다. 


면접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평가의 타당성이나 정확성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면접이 타당성이 있기 위해서는 1)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2) 추후 담당해야 할 업무나 근무 상황과 유사한 곳에서의 과거 수행에 대해서 면밀하게 질문하고 검토해야 하며, 3) 필요하다면 정교하게 구성된 모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표준적 과제를 제시하여 서로 간의 수행을 비교하는 정도의 공을 들여야만 한다. 채 30분이나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아무런 객관적 지표로 활용할 만한 과제나 질문도 없이, 앞으로의 각오나 주관적인 자기소개와 긍정적으로 포장된 자기 자랑을 듣는 면접으로는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없다. 그래도 면접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상당히 정교한 의도와 구성을 가진 목적적 대화 및 행동 관찰의 형식을 갖추어야만 한다. 



4. 인성검사의 기능과 역할


기본적으로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성격(혹은 인성)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성격이나 인성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전반적인 행동 경향성을 알 수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예측 가능한 행동 내용 중에는 '기본적인 목표의식'과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태도나 수준', '사람들에 대한 관심 및 어울리는데 필요한 스킬과 능력' 및 '갈등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처 패턴', 그리고 '어려움이나 문제에 부딪쳤을 때 이를 감당하고 이겨내는데 필요한 심리적 에너지 수준'과 실제적인 '스트레스 대처 자원 및 능력' 등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능력들은 조직 생활이나 단체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 및 회사와 같은 목적적인 활동 속에서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는데 유용하다. 만약 더 많은 인성적 측면이나 행동 상의 특징들을 알고 싶다면 그것을 측정하도록 고안된 성격검사나 인성검사를 개발하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저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기준에서는) 인성검사를 통해서 보는 주요 측면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기 관리 측면'이며, 또 하나는 '대인 관리' 측면이다.

"자기 관리"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보유 및 활 응능력과 과정 중 발생하는 스트레스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대인 관리'란 '(조직이나 회사가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라는 전제 하에) 사람들과의 공동 작업이나 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소통 및 관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소통이나 교류 상의 결함이나 문제 등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대인관계 상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음'과 관련된 것이다. 


이와 같은 성격적 측면은 '특성'에 해당한다. 즉 '쉽게 변하지 않을 뿐 아니라 변화나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물론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나 노력이 상당히 들어가야만 한다. 특히 성격적 측면에서 결함이나 문제 수준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아예 변화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혹은 그와 같은 결함이나 문제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혹은 자기 관리 상에서 더욱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조직 생활이나 공동생활'을 전제로 했을 때 성격적으로 맞는 사람을 선발하고, 문제나 갈등의 소지가 큰 경우에는 선발에서 배제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선발 과정에서 인성적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찬반 의견이 있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며, 조직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예를 들어 인사담당 임원이나 CEO의 생각 등). 그리고 조직을 기준으로 인성검사에서 부적합하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인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단한 오류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공동체 생활을 전제로 한 조직 기준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독립적인 활동이나 창업이 더 맞는다는 얘기일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평가 허들이 많을수록 평가의 타당성과 정확성은 높아진다. 만약 서류전형이나 (면접관들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면접 만으로 선발을 한다고 한다면, 객관적인 평가도구로써 인성검사(혹은 심리검사나 (인성적 측면을 포함하는) 역량검사 등)를 추가하는 것은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선발 방법으로 추천하는 것은 

1) 팩트 확인 차원의 서류전형은 기본이며,

2) 주관적인 평가 방법이기는 하나 선발 역량 선정과 정의/개념화와 체계적인 면접관 교육 등을 통하여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갖춘 면접,

3) 그리고 대표적인 객관적인 평가도구로 연구/개발된 심리검사 등

을 추천한다.

그리고 주관적인 평가 방법인 면접에서도 '중' 수준 이상이며 동시에 객관적인 평가 방법인 인성검사(심리검사나 역량검사)에서도 '중' 수준 이상인 사람 중에 선발을 하라고 한다. 


물론 정해진 답은 없다. 각 조직의 상황이나 예산 수준 등을 고려하여 접근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대안이 있다고 하면 최대한 그것을 활용하고 도입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기도 하다. 마치 결혼 전에 성격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관한 고민과 마찬가지이다. 안 한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해서 도움되는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을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interviewclinic


https://brunch.co.kr/brunchbook/personality


https://brunch.co.kr/magazine/ceo-hr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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