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와 HR을 위한 심리학. 스타트업 CEO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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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좋아요.
제 자리가 그렇잖아요, 누구랑 상의하거나 얘기를 나눌 사람 자체가 없어요.
그래도 예전에 공동창업자들이 있었을 때에는 좀 나았어요.
그런데 그들이 안 좋게 회사를 나간 후에는 정말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들이 있을 때는 있는 대로 힘들었죠, 거의 매일 의견 다툼과 싸움이 극에 달했거든요.
그때 상처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도 해요.
그래도 그때는 지금만큼 외롭지는 않았거든요 ㅠㅠ
대표라는 자리가.. 참 쉽지 않은 자리인 거 같아요 ㅠㅠㅠ'
- 모 회사의 CEO 코칭 중에서 -
원래 CEO란 Chief Executive Office의 약자로서, 최고 경영책임자 혹은 쉬운 말로 회사의 대표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CEO의 역할은 회사를 총괄적으로 경영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이다. 엄격한 법률적 용어로는 회사의 경영 상 법적인 책임이나 주식 문제 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대표 혹은 CEO라고 하면 부러움의 시선을 받으며 나도 한번 꼭 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또한 TV에 나오는 CEO의 모습은 모든 직원들의 존경과 더불어 그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우아하고 멋진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CEO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스타트업의 CEO란 더욱더 다른 모습인 경우가 많다.
첫째,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다.
스타트업의 CEO는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다. 회사의 모두를 책임지고 감당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 책임 내에는 업무나 비즈니스와 관련된 것은 기본이며, 사람과 관련된 것들과 더불어 재정적인 것까지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특히 스타트업 초기인 경우에는 더욱더 그러하다. 보통의 회사들이라면 CFO(재무 책임자), CHO(인사담당 책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역할을 나누어 맡게 된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CEO는 이 모든 영역들을 관리해야 하며, 담당자가 있는 경우라도 매우 깊이 있게 관여하고 개입해야 하는 역할이 부여된다.
둘째, 본인을 파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추어진 회사의 경우에는 제품이라는 것이 있으며, 이를 생산하고 제조하여 판매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CEO나 주요 인력들이 자리를 비우거나 혹은 교체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CEO(및 주요 창업 공신들)들이 핵심 제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엄격히 말하면 그들이 만들어내는 비즈니스나 상품이 제품이기는 하나 결국은 그 시스템이나 핵심 제품이라는 것을 만든 사람,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사람, 그리고 향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 역시 CEO와 핵심 멤버들인 경우가 많다. 결국은 본인과 본인의 능력, 그리고 본인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파는 것이다.
셋째, 울트라-슈퍼-멀티플레이어여야 한다.
앞서 논의한 대로 스타트업의 CEO는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며 회사 운영과 관련된 핵심적인 영역들을 다 관리하고 개입해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관리하고 개입하는 것 이상으로 상당 수준 이상의 성과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즉, 멀티 플레이어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을 잘해 내야 하는 '울트라 & 슈퍼 멀티플레이어'야만 한다. 많은 영역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과 더불어 '잘해 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초기 스타트업들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주요 영역 중 한 군데에서 문제가 일어나서 쓰러지기 때문이다. 분명한 실력만 있다고 성공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기본적인 재무관리와 인사관리, 그리고 마케팅과 영업 등 전분야에서의 상당 수준의 성과를 보여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리고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스타트업 CEO들의 아픔과 고통이 있다. 만약 이 얘기들에 진지하게 공감하고 마음이 짠하다면, 현재 혹은 과거에 스타트업이나 고된 창업의 길을 거쳐본 사람이거나 적어도 그 사람들을 가까운 위치에서 보았던 사람들일 것이다.
첫째, 그들은 외롭다.
정말 외롭다. 많이 외롭다. 딱히 의지하거나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고 혼자서 걷는 길에서 처절하게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물론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친구나 지인들도 있다. 하지만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사내에서 각자 위치에 따른 역할과 입장이라는 것이 있다. CEO의 말이 자신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 얘기들을 듣기 어렵다. 원래 이해관계가 얽히면 그런 것이다.
지인들의 경우에도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조언하고 도움을 준다. 사업으로 큰 성공을 한 사람은 작은 그리고 초창기의 스타트업의 생리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언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스타트업 CEO의 얘기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해주기보다는 자신의 성공담을 늘어놓기 바쁜 경우도 있다.
그 누구도 CEO의 특정적 입장과 상황을 고려하여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고 배려해주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이 외롭다.
둘째, 그들은 지쳤다.
스타트업 CEO의 하루를 상상해보자. 사내의 다양한 사람들과 현안들을 논의하고 의사 결정한다. 다음 주에 있을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투자유치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그 사이를 비집고 새로운 인력을 선발하기 위한 면접을 수행해야 한다. 게다가 어젯밤 떠오른 아이디어에 대해서 실무팀과 상의해서 반영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매일 진행된다. 그런데 보통 스타트업의 CEO는 이 모든 일에 대부분 관여되어 있으며, 담당자만큼이나 많은 에너지와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모든 것에 신경을 쓰려면 말 그대로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 누구보다도 강한 열정으로 버티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알고 보면 지쳐있을 것이다. 만약 6개월 이상된 스타트업의 CEO나 창업 멤버들이라면 이와 같은 지침이 이미 상당기간 동안 누적되어 왔음에 틀림없다.
셋째, 그들의 마음은 이미 다쳤다.
물리적인 시간이나 아마도 회사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데 따른 신체적인 피로도만큼이나 그들은 심리적으로도 피로하고 지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열정으로 똘똘 뭉친 개성 가득한 사람들의 집합체인 스타트업에서는 온갖 일들이 다 발생한다. 이상적으로는 의기투합하여 똘똘 뭉쳐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빠르게 달려 나가는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개성 강한 사람들의 다양성을 팀워크와 공동체 의식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며, 각자의 요구와 기대를 조정하여 공동의 목표에 합의하는 과정 자체가 난관이다. 더욱이 그 과정에서 갈등이나 문제가 불거진다면 이를 다루고 해결하는 데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체 조직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CEO의 마음은 지치고 다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비즈니스의 전문가이지 사람을 다루거나 본인을 포함하여 그들의 마음을 다루는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6개월 이상된 스타트업의 CEO나 창업 멤버들이라면 이미 마음속에 여러 개의 멍이 들어 있을 것이다.
어찌 사람이 혼자서 모든 역할을 다 소화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세상 어느 누구라도 자신을 도와줄 파트너들이 있어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 CEO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파트너들이 꼭 있어야 한다.
첫째, 비즈니스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말이기는 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것은 단순히 재무적 파트너나 아니면 비즈니스 내용에 대해서 조언이나 자문을 구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CEO의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과 아이디어를 자극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이들은 현실적인 이슈들로 지쳐 있는 CEO의 열정과 창의성을 자극하며, 다시금 기운 내서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들이다. 보통은 공동창업자들이 있다면 그들은 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하루 종일 현실적인(?!) 업무 환경에 시달렸다가 일을 마친 후 같이 맥주 한잔을 나누며 처음의 열정을 되살리고 기존의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키고 다시금 노력해보자는 결의를 다지게 해 주기 때문이다. 만약 공동창업자가 없는 CEO이거나 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파트너가 없다면 당장 이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 경영이 가능하다.
둘째, 보완적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누구라도 자신의 장점이 있지만 단점이나 개선점도 있다. 물론 시간이 넉넉하고 여유가 있다면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강의도 듣고 학습이나 개발 활동도 하면서 향상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전쟁터 같은 현장에서는 이는 사치와도 같다. 대신에 자신의 단점이나 개선점을 채워줄 수 있는 보완적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만약 재무적 측면이 취약하거나 혹은 마케팅이나 영업적 측면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된다면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과 동맹을 맺거나 내부 인력으로 선발을 할 수도 있다. 어떻게든 자신의 부족한 영역을 채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특히 앞서 말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보완적 기능까지도 수행한다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셋째, 사람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보통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마인드나 진행 과정과 사람을 대하는 마인드와 과정을 다르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많은 비즈니스 전문가나 실행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사람을 대할 때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여 처리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에는 객관적인 판단과 체계적인 실행과 접근이 필요하며, 과제 중심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반면에 사람의 경우에는 각 사람의 특성이나 처한 상황 등에 따라서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하며, 똑같은 실행을 적용한다고 해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람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독립된 전문가들에 의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슈나 문제가 발생할 때에만 그들을 찾고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하여 조직 분위기나 그동안의 과정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좋다.
넷째, CEO(혹은 주요 핵심인력들)의 상담 선생님을 두어야 한다.
큰 회사나 어느 정도 안정화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회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CEO(혹은 주요 핵심인력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장 많은 의사결정과 업무를 수행하며, 문제나 이슈 발생 시에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합리적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최적의 (심리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CEO(혹은 핵심인력)의 자기 관리라고 한다. 즉 업무에 최대한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를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보통 Management Coaching이라고 칭한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의 정기적인 코칭이나 상담을 통하여, 그동안의 있었던 일들이나 스트레스를 정리/해결하고, CEO나 핵심인력들의 심리적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슈나 문제가 생긴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치유하거나 해결하여 이들이 항상 최적의 (심리적) 상태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본 글에서는 주로 CEO와 주요 핵심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관리 및 지원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였습니다. 모든 CEO와 주요 핵심 멤버들이 이와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바쁘고 여유라고는 찾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 글을 찬찬히 읽기조차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스타트업의 CEO 뿐 아니라 스타트업의 인사담당자분들이나 혹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인큐베이팅을 하는 분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들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로서 그들을 가장 적합하게 도와주고 지원하는 방법들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스타트업 CEO 및 그들과 함께 일하는 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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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다 같은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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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에서 꼭 해야 할 5가지 면접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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