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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들어가 항상 앉던 자리에 자리를 잡으며 칼질에 여념이 없는 이모님께 '돈가스 하나 주세요~'라고 말씀드립니다.
투박한 인상의 이모님이 다소 거친 말투로 '오늘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얼굴이 안 좋아?'라고 반말로 구박 같은 느낌의 걱정을 던지며 음식을 내주십니다.
'아니에요! 이제 시험 날짜가 다가오니 좀 그런가 봐요.. 에휴.. 잘 돼야 되는데..'라고 하며 포크와 칼을 집어 듭니다.
그런데 다른 날과는 달리 돈가스가 두장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모님.. 오늘은 왜 이렇게 많아요? 원래 돈가스 한 장이잖아요?'
'젊은 놈이 뭘 그런 얼굴을 하고 다녀.. 많이 먹고 힘내! 고향의 어머니 생각해서라도 힘내야지 이눔아!'
식당에 들어가 키오스크에서 돈가스 메뉴를 누르고 카드로 계산합니다.
그리고는 자리를 잡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유튜브를 잠시 즐깁니다.
'딩동'하는 소리와 함께 주방 위 번호판에 '107'이라는 숫자가 뜨며, 전철이나 버스에서도 많이 들었던 그 여자분의 목소리로 '107번 손님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라는 기계음이 들립니다.
이제는 이어폰을 제대로 끼고 제대로 유튜브를 들으며 식사를 시작합니다.
식사를 다 마친 후 커피 전문점에 들러 또 다른 키오스크에 주문을 하고 아까 들었던 목소리와 자매인 것 같은 또 다른 기계음 소리를 들으면 커피 한잔을 들고 산책을 하는 것을 식사를 마칩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세상이 급작스럽게 변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와 같은 변화에 당황하기보다는 받아들여야 할 현실로 인식하게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온라인 중심'이며, 다른 하나는 '디지털화'입니다.
대면이 감소하고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이 일상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 이면에는 '디지털 문화'로의 변화가 수반됩니다.
이제는 많은 것들이 대면을 통해서 보다는 앱이나 기계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제는 식당에 들어가도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카드로 결재를 합니다.
어떤 때에는 서빙하는 이모님과 대화 한마디 없이도 식사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당신은 이와 같은 일상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십니까?
'아.. 그렇네.. 생각해보니.. 참 그렇네.. 옛날에는 참 정취가 있고 인간미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혹은 '음.. 뭐가 이상하지? 되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 아닌가? 뭐.. 다른 걸 느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나 수용 수준이 서로 다릅니다.
이에 따라서 현재의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나 적응 수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념을 제가 혼자서 정의하기를) 이를 디지털 역량(DQ, Digital Quotient/디지털 혹은 온라인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 및 적응능력)이라고 합니다.
DQ의 첫 번째 요소는 '친숙성'입니다.
디지털 및 온라인화 된 콘텐츠나 프로세스에 친숙한 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디지털 및 온라인 친숙성이 높은 사람은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쉽게 적응할 것입니다.
반면에 디지털 및 온라인 친숙성이 낮은 사람은 현재의 상황에 적응하고 익숙해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친숙성'과 관련 있는 요소 중 가장 핵심적인 바로 연령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N세대라면 아마도 이와 관련된 선호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령이 높으신 분들 내지는 개인적인 경험 상 디지털 콘텐츠나 온라인 프로세스에 익숙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선호도가 낮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친숙성에서 차이가 나면 이후에 논의한 선호도나 관리력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DQ의 두 번째 요소는 '선호도'입니다.
디지털 및 온라인화 된 콘텐츠나 프로세스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디지털 및 온라인 선호도가 높은 사람은 현재의 변화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응합니다.
반면에 디지털 및 온라인 선호도가 낮은 사람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편감이 있으며, 학습이나 적응의 효율성도 떨어질 것입니다.
'선호도'와 관련 있는 요소 중 가장 핵심적인 바로 성격입니다.
또한 성격 중 관계 중심적인 사람들의 경우에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낮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활동 상에서의 대인 간 교류를 중시하고 그 안에서 만족이나 즐거움을 얻는 경향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과제 중심적인 사람들은 별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면이건 비대면이건 그냥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어떤 것이 더 편리한지가 중요할 뿐!
DQ의 세 번째 요소는 '관리력'입니다.
디지털 및 온라인화 된 콘텐츠나 프로세스를 실제로 다루고 사용하는 능력입니다.
이와 같은 능력에는 Digital Literacy와 시공간 감각 및 처리능력 등이 포함되며, 일부 주의집중력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결과적인 디지털 매체나 도구의 인식 및 관리능력을 총괄하여 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연필이나 펜을 사용하여 직접 손으로 필기를 하였습니다.
이후에는 타자기라는 것이 나오면서 악필인 사람들도 우아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말을 하면 이를 텍스트로 바꾸어 주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개발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직접 책을 베끼는 필사를 통해서 책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였습니다.
인쇄 매체가 발달한 후에는 책을 통해서 정보를 학습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멀티-미디어를 통해서 정보를 학습합니다.
아마도 조만간은 홀로그램을 통해서 실제 강의를 듣는 것과 같은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이 우리의 학습도구가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매체나 도구의 변화에 적응하고 활용하는 실제적인 능력들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다소 엉뚱하게도 DQ라는 개념을 정리하게 된 계기는 매우 비-디지털적 요인 때문입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하여 가족 내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있으며, 특히 아이들의 정신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및 온라인 콘텐츠(즉 컴퓨터, TV, 유튜브, 게임 등)의 활용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라는 제목 하에 '코로나 시대에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스트레스 진단 및 관리 프로그램 개발'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자니..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의 인식이나 다루는 능력 상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 전 국방부에 신세대 병사들을 위해 일과 후 외출을 허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장병들의 호응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부대 인근 치킨집들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이와 같은 호응에 힘입어 후속 조치로 일과 후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장병들의 호응은 엄청났으나 인근 치킨집들은 다시 폭망 할 정도로 손님이 끊겼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N세대였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및 온라인 문화에 익숙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면서 성장해 왔다는 것이지요.
그들에게 있어서 스마트폰이 있다면 충분히 즐겁고 행복하게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직접 만나서 어울리고 같이 술 한잔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은 'DQ가 떨어지는 세대'의 관점일 수 있습니다.
'DQ가 떨어지는 세대'가 문제이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에 그들은 '비석치기'나 '자치기'의 대가이며, '오징어 놀이'를 통하여 시각 및 운동 협업능력을 개발시켜 왔을 뿐입니다.
즉 DQ라는 개념은 '높다' 혹은 '낮다'에 따른 능력 차이를 검증하고자 함이나 아니라 각자의 개인적 선호와 개념들을 이해 가능한 지표로 만들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수용'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개념입니다.
부모와 자녀, 혹은 한 회사 내의 상사와 부하 세대, 그리고 교육 과정을 만드는 과정 개발자와 학습자 들 간의 효과적인 소통과 교류를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DQ 수준은?
그리고 당신의 자녀나 부모 혹은 상사나 부하의 DQ 수준은?
그리고 당신과 그들의 DQ 수준 상의 차이는?
그래서 어떻게 할 것입니까?
이것들이 바로 DQ를 측정하고 활용하는 핵심적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