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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08. 2021

노는 것도 능력이다

Photo by Henrique Félix on Unsplash



주말에 잘 쉬셨어요?

네.. 일단 좀 쉬려고 노력하기는 했고요, 의식적으로 놀아야 된다 생각을 하고 실천해 보려고 했어요.

근데도 왠지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자기 계발 관련된 책이라도 읽어야 할 것 같고, 유튜브도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것은 내용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안 그러면 세상에서 뒤처지는 거 같고, 경쟁에서 밀리고 도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생각보다 쉽게 안되더라고요.. 



1. 쉬면서 불안과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


생각 외로 쉬는 것에 대해서 불안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휴식을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긴장을 느끼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태가 오래 가면 내 마음은 피로감이 누적되며 심한 경우에는 번아웃(burn-out)이 오거나 혹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게 되기도 합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쉴 때 쉬지 않는 습관은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특히 쉬는 것 자체에 대해서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는 더욱 안 좋습니다. 

왜냐하면 휴식하지 못함에 따르는 문제들과 함께 그나마 휴식을 통해서 얻게 되었던 긍정적인 효과마저도 날려버리는 역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휴식과 놀이에 대하여 잘못된 의미 부여를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휴식과 쉼의 가치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며, 동시에 일과 휴식, 혹은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나 극단적 사고가 반영된 것이기도 합니다. 

즉, 휴식과 쉼도 더 효과적으로 일을 하거나 더 큰 성공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투자요 필수적 활동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혹은 '(휴식=나태)→게으르고 일을 하지 않음→실패(로 가는 직행열차)'라는 잘못된 자동적 사고를 하거나 휴식과 관련된 건강한 비율적 사고('열심히 일했으니 조금 쉬고 나서 다시 기운 내서 일해야지!' 등)를 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2. 하프타임의 의미


축구 경기 시간은 총 90분입니다. 

45분의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사이에 15분 이내의 하프타임을 가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하프타임 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1)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을 섭취하고, 잠시 숨을 돌리며 전반적을 리뷰하고 후반전을 계획한다

2) 한번 긴장이 풀려버리거나 정신줄을 놓으면 후반전에 다시는 못 뛸 것 같은 걱정이나 두려움에 휴식을 취하지 않고 경기를 뛰는 것처럼 내내 경기장을 뛴다


아마도 누구라도 1)번이 정답이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당연히 하프타임 동안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45분 내내 긴장하고 힘들었던 신체적 및 심리적 상태를 정비하여 후반전에도 열심히 뛰기 위한 준비와 투자 시간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만약에 2)번과 같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고 내내 경기 중인 것처럼 뛰어다닌다면 체력이 쉽게 소진되어 버리고 후반전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 힘든 경기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또 다른 중요한 경기를 뛴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조만간 경기 중에 쓰러지게 될 것이며, 쉽게 부상을 입거나 아니면 축구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어 버릴 수도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는 이와 같은 당연하고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근을 한 후에도 회사 일에 대한 생각이나 걱정을 떼어내지 못하거나 혹은 자기 계발이라는 명목으로 충분한 휴식 없이 새로운 과제를 하거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공부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또는 회사 일을 잘! 하면서도 양육이나 가사 문제까지도 완벽하게 해 내야 한다는 비합리적인 요구를 스스로에게 부과하기도 합니다. 


이는 마치 오전에는 축구 대표로 열심히 뛰다가 오후에는 야구 대표로 열심히 뛰며, 저녁에는 농구 대표선수로 뛰는 것과 마찬가지일 뿐 아니라, 세 종목 모두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하나만 잘하기도 어려운 세상,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과제를 부여하면서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내내 긴장된 상태로 내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휴식이나 쉼이 단순한 시간 낭비가 아니며 넥스트를 위한 심리적 및 신체적 원기회복 과정이며, 필수적인 투자 단계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3. 다양한 놀이와 휴식을 개발하라


그런데 막상 휴식이나 쉼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 충분히 인식을 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다음으로 나오는 흔한 고민은 '그런데 막상 시간이 나도,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ㅠㅠ'입니다. 

머리로는 휴식이나 쉼의 가치와 필요성이 납득되었으나 실제 쉬는 방법 자체를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놀이나 휴식의 방법 자체가 제한되어 있어서 다양한 상황이나 스트레스 특성에 맞추어 유연하게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며칠 동안의 야근이나 격무에 시달렸다면 당연히 쉬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며칠 동안 모자랐던 잠을 자거나 혹은 신체적으로 무리했음을 회복하기 위한 휴식이나 보양이 필요하겠지요!

이런 경우에는 빈둥거리기가 최고이며, 소위 멍 때리기도 유용합니다.

 

반면에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들에 시달리고 있다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거나 불면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생각을 정리하고 다루기 위한 방법들이 유용합니다. 

'멍 때리기'도 유용하나 복잡한 고민이 있을 경우에는 잘 안됩니다. 

차라리 자극적이고 주의를 빼앗기 쉬운(아주 웃긴, 아주 자극적인, 아주 야한, 아주 몰입하게 만드는) 유튜브나 '짤'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상황이라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같이 시원하게 욕을 하거나 (노래방 등에서 강한 비트와 흥겨운 음악에 맞추어) 마음껏 소리를 질러 감정을 발산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UFC나 이종격투기 같은 공격적인 내용의 유튜브가 적절합니다.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자기 종목을 잘하기 위한 훈련과 더불어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체력관리와 휴식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직장인이나 마음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일을 잘하기 위한 노력과 실행과 더불어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마음관리와 휴식 방법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혼자 놀기 & 사람과 놀기


휴식과 놀이에도 체계와 효과적인 방법들이 있으며, 이를 위한 준비와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 첫 번째 프레임은 '혼자 놀기''사람과 놀기'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혼자서도 잘 놀고 휴식하기'와 '사람들과 더불어 즐기면서 놀기' 모두를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도 잘 놀고 휴식하기'는 다른 사람이 없이도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힐링하고 치유하며 심리적 원기와 활력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거나 내향적인 성격인 경우에는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는 '놀이 및 휴식 방법'입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양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위로와 힐링을 주기도 하지만 그만한 스트레스원이 없기도 합니다. 

만약 사람들을 상대하느라고 지치고 힘든 상황이라면 일단은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자극 자체를 차단하는 것도 좋습니다. 

게다가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경우라면 더욱더 혼자만의 시간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합니다. 


때로는 '사람들과 더불어 즐기면서 놀기'가 필요한 경우들도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며 관계나 교류에 대한 요구를 가지고 있고 상호적인 의존 욕구도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요구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나타나게 되는 가장 흔한 정서적인 상태는 '외로움'이나 '고독감' 등입니다. 

이와 같은 기분과 정서는 '사람들과 더불어 즐기고 놀기'를 하면서 가장 잘 충족됩니다.  

그런데 내가 필요한 경우 적절한 정서적 지원이나 힐링을 받기 위해서는 평상시 '관계의 유지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평상시에 바쁘고 귀찮아서 관계 자체를 관리하지 않았거나 혹은 관련된 스킬이나 노하우가 없는 경우에는 '내가 외롭고 의존하고 싶은 경우'에 충분한 힐링과 치유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5. 제대로 놀기 & 짧게 놀기


'휴식이나 쉼'과 관련하여 가장 흔하게 듣는 변명(?!)은 '시간과 여유가 없다!'입니다. 

쉬는 것이 필요한 것은 분명히 알고 휴식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럴만한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타당하지 않은 변명이며, '여유나 시간을 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마음의 긴장과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이는 휴식이나 쉼 자체를 지나치게 크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인식하는데 따른 문제입니다. 

물론 '여행이나 휴가와 같이 크게 제대로 놀거나 휴식하기'를 한다면 그만큼 힐링이나 치유도 잘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큰 사이즈의 휴식'과 '제대로 놀기'는 실제로 실행하기에도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도 맞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휴식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이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짧게 놀기'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적 생활 속에서 짧지만 효과적으로 휴식과 쉼을 제공하는 놀기를 '소.확.행.(소소하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만의 산책을 즐기거나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 맛집에서 여유로운 점심을 즐기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는 퇴근길에 집 주변의 공원을 한 바퀴 느긋하게 돌아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긴장과 스트레스가 많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동네 어귀에 있는 작은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충분한 휴식과 쉼의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유튜브 짤을 보면서 낄낄거리며 웃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10% 정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간단한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것으로도 회사에서 있었던 걱정과 스트레스를 끊어내는 효과가 있으며, 때로는 새로운 등급으로 올라가거나 5판을 깨면서 작은 성취감을 얻기도 합니다.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휴식을 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습관을 반영합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 '제대로 된 놀기'를 활용하여 휴식과 쉼을 취해야 합니다. 

동시에 생활 속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여유와 심리적 활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구비하고 자주 활용해야 합니다. 



6. 열심히 일한 당신, 놀아라~


운동선수가 격한 경기를 뛰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휴식을 해야 합니다! 

학생이 50분을 집중해서 공부를 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놀아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마음이 지치고 힘들 정도로 열심히 일하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에도 휴식과 쉼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통해서 힐링과 치유를 해야 합니다. 


단, 전제가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만큼 피곤하고 지쳤을 것이며, 그만큼 휴식이나 쉼도 더 필요합니다. 

그런데 평상시의 삶 자체가 휴식과 쉼이 있는 사람이라면 휴식과 쉼의 가치 또한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충분히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였다면, '당당하게' 그리고 '반드시' 휴식하고 쉬어야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의도적이고 목적적인 놀기를 즐겨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당신 스스로는 좀 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일에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긍정적 감정이 늘어나고, 부정적 감정이나 스트레스가 감사한다면 당신은 다음 경기(?!)를 더욱더 가벼운 마음과 좋은 심리적 상태와 집중력으로 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좋은 결과로 돌아오게 되어 당신 스스로를 더욱더 업되게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피로와 지침, 그리고 그로 인한 부정적 상태와 감정을 되돌려 놓기 위한 순순환의 과정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X-7Wbaq2vc



https://brunch.co.kr/@mindclinic/166


https://brunch.co.kr/@mindclinic/323


https://brunch.co.kr/@mindclinic/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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