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23
어제 우리 병실에 새로운 환우가 왔다. 옆 베트 고우신 할머님이시다. 할아버님은 10년 전 돌아가셨고 시어머님도 91세신데 치매 증상이 있으셔서 요양병원에 계신다 한다. 할머님께서는 대장암(결장암) 판정을 받으셨고 이번에 항암 9차를 진행하신다고 하셨다. 아들이 둘이지만 항암 차수가 늘어나니 아들에게 민폐가 되는 듯해서 항암치료 때 말하지 않고 혼자 다니신단다. 이제 내가 머무는 6인실에는 나만 빼고 모두 암환우들이 머무르게 되었다.
어제 간암시술을 위해 입원하셨던 기초수급자 할머니는 퇴원해야 하는데 아들놈이 안 온다고 성화셨고 간 전이 췌장암 환우 아줌마는 항암 부작용으로 속이 너무 울렁댄다며 밤새 잠을 못 주무셨다. 오늘 아침, <소년이 온다>를 빌려 읽고 계시는 맞은편 환우 아줌마는 펫시티를 찍으러 가셨다.
무기력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환우들 개인의 삶의 현장은 오히려 더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