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줄 아는 용기

마흔 이후에는 포기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by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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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윌리엄 제임스지혜란 무엇을 간과할지 아는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흔 이후의 지혜는 불필요한 기억이나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 그래서 현명한 선택과 포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고 또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구분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중년의 힘입니다.


마흔 이후에는 포기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중년을 지나 노년을 맞이할 때가 되었는데도 많은 것을 움켜쥐려고만 하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놓쳐버린 과거의 좋은 기회들, 부모의 뜻을 따르기 위해서 포기해야 했던 것, 용기 있게 다가가 쟁취하지 못했던 사랑. 시간과 함께 흘러가버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가 안 됩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성 내담자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꽤 유명한 미술가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예술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헌신하며 살았습니다. 공장의 거친 남자 직원들을 관리하고 새벽부터 사업장을 돌며 정리정돈을 하고 화장실 청소까지 직접 했습니다. 변변한 휴가 한번 제대로 가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공장에 불이 났습니다. 불을 끄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다쳤고 상처가 깊어 절단을 해야 했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별 어려움 없이 자란 그녀의 젊은 시절 꿈은 의상 디자이너였습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미술을 전공한 남편과 대학 시절 만나 결혼하면서 꿈을 포기했습니다. 지금 그녀는 말합니다. “내가 원했던 삶이 아니에요.” 그러면서 자신이 원했던 삶을 그려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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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름다운 그림이 걸려 있고 포근한 정원이 딸린 평온한 집에서 때가 되면 맛있는 식사를 차려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함께하는 꿈을 꿨어요. 100평 정도의 부지에 정원이 딸린 2층집에서 살고 있어야 해요. 2층에는 제 작업실도 있어야 하고요.”


지금은 모든 꿈을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가끔 지나온 세월과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가슴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마치 받아들인 듯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실제 그녀는 우울합니다.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잡니다. 밤이면 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떠올라 견디기 힘듭니다. 화가 나기도 하고 금세 우울해집니다. 모든 것이 허무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럴 때면 오히려 일에 더 매달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자신도 버티고 공장도 잘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그녀는 과거의 꿈을 진심으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가끔은 포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겠지만 이내 우울한 감정과 허망하다는 생각으로 고통스러워해야 했습니다. 포기하면 홀가분해질 것 같지만 그 뒤에는 우울이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상실과 우울은 한 몸처럼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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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렀으니 이제 다 포기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비록 현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당사자는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놓쳐버린 과거의 꿈을 다시 찾는 것이 아니라 미래는 과거와 다르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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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문제에는 선명한 해법이나 단순한 원리가 없습니다. 타인이 거쳐간 길은 그것이 아무리 좋고 옳아 보여도 절대로 내것이 될 수 없으니까요. 마흔의 마음 공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마음 공부가 필요할까요?


바로, 마음 공부의 핵심은 상실의 고통을 끌어안고 전환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마흔이 되는 서른에게, 동시에 마음은 아직도 서른에 머물러 있는 마흔을 위한 이야기를 글에 담아두었습니다.


마흔의 길목, 없어질 것만 보지 마세요.

당신에게 아직 남아 있는 소중한 것이 더 많으니까요.


- <마흔, 마음 공부를 시작했다> 읽어보기 > http://bit.ly/2OoRc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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