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동안 수고한 나에게
몇 년 전, KTX로 2시간 정도 걸리는 학교에 출강한 적이 있었다.
두 학기를 강의하는 동안 매주 KTX를 타느라 강의료의 반은 교통비로 지불했었다.
마지막 학기, 종강하는 날 특실을 예약했다.
일반석보다 약 40%가량 더 비싼, 기차의 가장 앞 칸에만 주어지는 특실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막상 타보니 별 게 없었다.
우등 고속버스처럼 1-2 배열로, 1인석과 2인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무료 생수가 제공된다는 것.
그래도 옆자리 신경 안 써도 되고 조금은 여유로운 그 좌석을 두 시간 동안 누리면서 왔다.
'고생했어. 일 년 동안 KTX는 원 없이 타봤네.'
종강은 기말고사이자 방학의 시작이다.
물론 강사는 성적 입력, 교과목 포트폴리오 같은 서류 작성이 남아있다.
그래도 종강이 좋은 건 학생이나 강사나 마찬가지다.
종강하는 날은 나를 위한 상을 준다.
일반석에서 특실로 업그레이드한다거나, 프리미엄 상영관에서 영화를 본다거나,
평소 망설였던 음식을 먹는다거나 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보상말이다.
끝이 정해져 있다는 건
좋았건, 싫었건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는 거니까.
끝나는 것이 아쉬운 학기도, 제발 빨리 끝났으면 하는 학기도 모두 고이 접어 매듭을 짓는다.
*덧붙이기
KTX 매거진은 웬만한 여행서 부럽지 않게 알차답니다!
오늘의 한 마디
앗싸! 종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