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전주의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그 시작은 1753년, 한스 슬론 경의 개인 수집품들이 전시되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대영박물관이 설립됩니다. 그 후 1759년 몽테규 저택에서 모두에게 개방하게 되는데요. 그 터가 현재의 대영박물관의 자리입니다.
현재 건물은 로버트 스머크에 의해 설계되었습니다.
건물의 외관을 한번 볼까요? 그리스 신전의 모습을 닮지 않았나요?
길쭉길쭉한 원형 기둥, 그 상단에는 삼각형의 지붕의 페디먼트, 기둥의 윗부분은 그리스 오더양식 중 이오니아식 오더를 적용했습니다. (이오니아식은 양쪽으로 동그랗게 말린 소용돌이가 특징)
이렇게 기둥을 주욱 나열하는 것을 열주라고 합니다.
이런 기둥과 페디먼트는 그리스 신전의 주요 건축 요소입니다.
현재의 대영 박물관의 모습은 1823~1847년에 지어졌습니다.
왜 고대 그리스의 건축이 19세기에 다시 소환된 것일까요?
이를 신고전주의라고 합니다.
18세기말부터 19세기 중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나타난 양식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전 양식인 로코코의 지나친 장식에 점점 싫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시대적 배경을 좀 더 들여다볼까요?
프랑스는 프랑스혁명(1789~1794)으로 1804년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영국은 1795년에서 1837년까지 조지 3세가 심각한 정신병을 앓아 그의 아들 조지 4세가 대신 정사를 맡는 시기(1811~1820)를 포함한 섭정시대(Regency Era)였습니다.
미국은 1776년 드디어 영국으로부터 독립합니다. 그리스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새로운 국가의 시작입니다.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 시기가 과연 평온했을까요? 대중들은 새로움에 대한 설렘도 있지만 불안하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이 혼란한 시기에 시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믿음직하고 강대한 힘을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해!'
그래서 택한 것이 그리스, 로마의 고전 건축입니다.
그리스, 로마의 예술 및 건축양식을 재창조하였기에 신고전주의라 부릅니다.
나라별로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프랑스는 이를 엠파이어 양식(Empire Style)이라 부르고,
영국은 섭정 양식(Regency Style),
미국은 연방 양식(Federal Style)이라 부릅니다.
지금쯤 왜 신고전주의가 나왔는지 눈치채셨죠?
맞아요. 대영박물관은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입니다.
신전을 닮은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섭니다.
지난 화에 잠깐 설명했던 노먼 포스터의 유리천장을 통해 쏟아지는 채광으로 박물관 홀이 훤합니다.
늘 사진 속 가운데 돔지붕 아래 원통형 공간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드디어 직접 들어가 봅니다.
이곳은 리딩룸입니다.
원래 대영박물관 옆에는 대영도서관이 있었는데 박물관을 확장하면서 도서관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앙 공간에 대영도서관 때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대영박물관은 소장품의 양도 상당한데요.
특히 이집트 유물은 카이로 박물관 다음으로 많은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다른 나라의 문화재를 약탈했다는,,,)
실제로 방문했을 때도 이집트 전시관이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전시공간으로 내셔널갤러리(The National Gallery)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내셔널갤러리는 1824년 설립되었는데, 개인이 소장한 작품 36점을 영국 정부가 구매하여 공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건물은 트라팔가 광장에 윌리엄 윌킨스(William Wilkins)의 설계로 1832년~1838년에 지어졌습니다.
내셔널갤러리도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입니다.
기둥의 주두 부분은 잎사귀가 늘어진 것처럼 조각되었는데요. 이는 그리스 오더양식 중 코린트식입니다.
이후 이 건물을 좀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양쪽에 두 개의 분수와 넬슨 기념탑이 만들어졌답니다.
이곳에는 13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회화 작품 2,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아참! 이 두 박물관 모두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그러나 방문 전 꼭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약인데요.
워낙 소장 유물의 수가 방대한 만큼 방문객도 넘쳐나는 곳이라 미리 방문날짜와 시간을 공식웹사이트에서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에서 입장하려면 꽤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하거든요.
결국 저는 내셔널갤러리 입장은 포기하고 돌아왔다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