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어두운 그림자
음,,, 이번 편은 파리에 대해서 뒷담화 좀 해야겠습니다.
사실 이번 유럽여행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도시는 파리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은 파리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불편한 이야기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힘드신 분들은 이번 편만 패스해 주세요~!
시각과 후각의 충격
파리에 도착하고 알았습니다. 영국이 정말 양반이었다는 것을,,,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 북역에 도착하자마자 시각과 후각의 공격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시각은 황홀했고, 후각은 찌릿했습니다.
내리자마자 먼저 눈에 들어온 풍경은 유럽 하면 떠올리는 아름다운 건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감상할 겨를도 없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지린내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파리에 있는 내내 냄새가 코끝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있건 말건 담배연기를 내뿜는 매너는 참,,,
'이런 극단의 도시라니 시작부터 쉽지 않겠구나.'
올림픽 프라이스
4일 이상 파리에서 머문다면 대부분 나비고 데쿠베르트를 이용한다고 하더라고요.
대중교통 일주일 무제한권인데요. 가격은 34유로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구입을 위해 지하철 매표소에 갔더니 일주일권이 70유로라는 아니겠어요?
아,,, 그래서 그 전날 다른 지하철 매표소에서는 팔지 않는다고 했군요.
9월 9일 인가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맞아, 올림픽 프라이스야.'랍니다.
대신 1일(16유로), 2일(30유로), 3일(42유로), 4일(52유로), 5일(60유로), 7일권(70유로)으로 나눠져 있기는 합니다.
개인 상인들이 올림픽 덕을 보려 일시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봤지만, 대중교통 같은 필수재 마저 가격을 올리다니,,,
버스정류장에서 그녀는 나에게 왜 소리를 질렀을까?
아직도 의문입니다.
퐁피두센터에 들렀다가 숙소로 가는 길, 전철보다는 버스가 나을 것 같아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도착하길래 버스가 있는 쪽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정류장에 있던 한 여자가 저에게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고 3단으로 소리를 지르더군요(프랑스어라 무슨 말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분명 기분이 나빴어요).
너무 놀라니 현실이 아니라 영화 속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공포영화요.
옆에 있던 아저씨가 저 대신 그 여자에게 그러지 말라는 듯한 말을 하길래,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이게 인종차별인가.'
문제는 그때부터였습니다.
모든 신경이 예민해지기 시작했거든요.
매장에 들어서도, 봉쥬르라고 먼저 인사를 해도 본체만체한 게 다 이런 이유였구나.
숙소 앞 작은 마트, 빵집 같은 곳들에서 느껴지던 묘한 기운들이 하나하나 칼날처럼 다가와 점점 저는 위축되었습니다.
관광객들이 주 고객인 관광지 주변만 그나마 안전하다고 느꼈달까요?
물론 유난히 무뚝뚝한 점원을 만난 것일 수도, 오해일 수도 있지만, 이미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받는 모든 시선과 태도는 따갑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서양보다는 동양, 그룹보다는 혼자, 남자보다는 여자가 가장 만만한가 봅니다.
인종차별이라는 게 약한 사람에게 강해지는 아주 비겁한 태도잖아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 파리를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는 못하겠지만, 절대 혼자 오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파리는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는 도시이긴 합니다.
사진이 보이는 것보다 더 아름답게 찍히거든요.
실제보다 사진이 더 예쁜 도시, 파리에서
이제 여행의 반이 지났네요.
다음 편은 찬란하게 이탈리아에서 시작합니다.
기다려 주실,,,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