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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구석 탈출기 0: 집을 나온 이유

by 현정식탁 Dec 29. 2024

평택으로 이사 온 지 만 1년째, 그러나 평일에는 직장으로 주말에는 본가, 전주, 혹은 집안일로 인해 내 바운더리 안에서의 생활을 이어왔다. 그런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찾아온 주말의 여유가, 새해를 맞이하는 어떤 내 안의 희망찬 마음이, 나를 집 밖으로 이끌었다. 


집에서의 일상


나는 집을 좋아한다. 사람들을 집에 초대하는 일도 즐기고, 사람들이 떠나고 난 후 적막해진 집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내 맘 같지 않은 반려 식물을 가꾸며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렇게 집을 좋아하니 어느 순간 집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게 되었고 비슷비슷한 취향들의 물건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해졌다. 익숙함에 소중함을 잃은 것인지 나는 어느 순간 집에서의 시간이 지루해졌다. 



그런데 나는 집에 대해서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알겠는데, 집 밖을 나와서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앞이 깜깜했다. 나는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을 좋아하던가?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공간을 좋아하던가? 쇼핑을 가더라도 나는 어떤 물건을 좋아하지? 어떤 옷을 좋아하고 어떤 향을 좋아하는지 이 취향이 남을 답습하는 것은 아닌가? 친구들과 함께가 아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등의 고민이 이어지며 일단 집을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굳이'시간을 들여 집 밖을 나와보려고 한다. 항상 가는 곳만을 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공간에 나를 떨어뜨려 놓고 그 상황 속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려고 한다. 그러면 집 밖에서의 나의 취향도 찾을 수가 있겠지. 그러면 나는 좀 더 복잡한 사람이 되겠지. 그러면 나를 내가 더 좋아하게 되겠지. 


2025년이면 29살이 되어가는 이때에, 정처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 30살이 되기 전 내 취향을 알아가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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