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결혼생활은 고작 1년하고 8개월 남짓이었는데,
그동안 겪었던 일을 적다 보니 18년쯤 결혼생활을 해온 것 같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나는 나의 사랑 이야기를 쓸 생각이었다. 이 사랑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으나, 지금의 사랑이 너무 고맙고 소중하고 귀해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혹시라도 후에 내가 또다시 사랑으로 상처받고 무너질 일이 생긴다 해도 지난날 간직했던 사랑의 뜨거움과 설렘을 되뇌면, 그 순간이 그렇게 절망적이지 않을 테니까.
41년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며,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이 사람의 사랑이 감사해서 분에 넘쳐서 눈물을 흘렸던 적은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내 인생에 사랑 따윈 없을 거라 여겼기에, 지금 찾아온 이 어린 사랑이 머지않아 고난과 역경을 가져올 것이 너무 빤히 보인다 해도 참 가슴 뜨겁게 사랑받는 이 순간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소중한 무엇인지 설명하려면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중한 사랑을 자꾸 밀어내고 거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하려면 내가 살아온 이야기,
나의 이혼 이야기가 반드시 필요했다.
처음 글을 쓰려고 계획했을 땐 이혼 이야기는 다섯 꼭지 면 끝날 줄 알았는데.
너무 힘든 시간이지만 5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그 상처도 많이 퇴색되고 잊혀 그다지 적을 이야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글을 적으며 억지로 잊으려고 했던, 가슴에 묻어두었던 얘기들이 스멀스멀 조금씩 자취를 드러낸다.
아무래도 나의 이혼 이야기는 스무 꼭지는 되어야 마무리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 이야기를 적을 때,
혹시라도 나와 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혹은 나와 비슷한 상황으로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몇 자 적은 나의 이야기로 그분들께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랐고
서로의 아픔과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며
그렇게 서로의 상처를 매만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적은 글에 상처 내는 댓글로 저를 공격하고 제 삶을 비난하고 감히 평가하며 꼬아보는 몇 안 되는 사람들 때문에 댓글 창을 닫아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