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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ic Nov 05. 2019

알래스카 여름 이야기(2)

어쩌다 열대야

옛날에 언니가 살던 홍콩 아파트는 회사에서 제공한 대리석과 목재 마감의 고급 아파트였는데도 홍콩이 대체로 더운 기후를 가진 곳이다 보니 실제로 집에는 난방장치가 없었지만 쌀쌀한 날은 있을 수 있어서 전기장판을 쓰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매우 더운 날이 일 년에 몇 주 될까 말까 하는 페어뱅크스쯤 되면 가정 주택에서는 에어컨을 굳이 설치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물론 설치하는 사람도 분명 있고), 호텔, 사무실이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는 꼭 에어컨이 있어야 불편하지 않을 정도 기온으로 올라간다. 섭씨 26~28도가 외부에서는 쾌적할지라도 실내는 다른 얘기니까. 

그러니까, 갑자기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여름 최고 기록 31도라고 사람들이 에어컨을 사려고 줄을 섰네, 하면서 에스키모 냉장고 들어놓는 양 하는 기사는 좀 우습다.

있을 사람은 이미 다 있습니다.


알래스카 중부 페어뱅크스 기준, 6~8월 여름에는 7월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소매 없는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도 선풍기를 틀고 살아야 하는 섭씨 30도 정도로 상당히 더워지는 날들도 있고, 해가 길어서 밤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외출해야 하는 알래스카 여름에는 밤에도 25도가 넘는 졸지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평균적으로는 5~9월 사이는 10~20도 사이로 아주 쾌적한 기후다.

겨울은 춥지만 봄 여름 가을은 좋다, 겨울의 추위를 상쇄할 정도로.


다시 요약한다.

여름에 몹시 더운 날도 있고, 겨울은 물론 춥지만, 1년에 5~6개월 정도는 여름에 푹푹 찌는 곳에 비해서 10~20도 사이로 상대적으로 서늘하니 지내기 좋다. 여름에 몹시 더운 날도 있고, 겨울은 물론 춥지만, 1년에 5~6개월 정도는 여름에 푹푹 찌는 곳에 비해서 10~20도 사이로 상대적으로 서늘하니 지내기 좋다. 여름에 몹시 더운 날도 있고, 겨울은 물론 춥지만, 1년에 5~6개월 정도는 여름에 푹푹 찌는 곳에 비해서 10~20도 사이로 상대적으로 서늘하니 지내기 좋다. (3번이나 말했다는 것을 눈치채셨다면, 그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설마 이렇게까지 말해도 ‘알래스카는 일 년 내내 춥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하면 당신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그게 사실이라면 그럼 왜 항상 알래스카의 사진은 언제나 하얀 설경이냐고요?

그 하얀 나라를 본 사람들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이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그래서 눈치 좋은 점쟁이가 장사도 잘하는 거고요,

그리고, 사람들은 누군가는 나보다 못한 곳에 살고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얻기도 하지요. 암만 그래도 나는 알래스카 같은데서는 안 살아,라고 생각하고 싶은 거지요.

괜찮아요. 그런 생각 따위로 위안받는 사람이 사는 곳에 살고 있지 않아서 저도 다행이니까요. (해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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