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날로그, 자전거

by 김민정

자전거를 처음 배웠던 때가 또렷이 기억난다.

너무 어릴 때가 아니라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아빠가 사주신 자전거를 아파트 단지 안에서 몇 번 페달을 밟아보며

실패했다가, 도전했다가를 반복해보니,

금방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전거 신동인가?


자전거와 수영은 한번 배우면 몸이 기억해서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래선지, 어릴 때 타보고 거들떠도 안 봤던 자전거를

여의도에서 일할 때 타봤더니 처음에 조금 비틀거리다가금방 잘 타게 되는 걸 체험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그 유명하다는 '따릉이'에 처음 도전해봤다.

남이 쓰던 물건에 대한 거부감이 약간 있어서 별로 타고 싶지 않았는데,

그날은 들고 있는 짐이 너무 무거우니까 지하철역부터 아파트 앞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봐야겠다고 절로 마음이 올라와서 급하게 어플을 깔고 타봤다.

거의 10년 만에 타보는 자전거였는데,

이번에도, 출발만 조금 어려웠지, 몇 번 페달을 밟으니 앞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진짜 자전거가 체질인가 보다.


내가 발로 밟아 두 바퀴를 굴려서 앞으로 가는 자전거는,

21세기에 다른 곳에선 느낄 수 없는 너무나 아날로그적인 이동수단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전동 자전거가 있어서, 오르막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고 하는데,

기계에 의지하기보다,

온전히 내 몸으로 무언가를 움직일 수 있는 그 순간이

하루 중 몇 분이나 될까.

그렇게 내 마음이, 내 몸이 움직여,

무언가를 바꾸고, 무언가를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며,


또 따릉이에 언제 도전할지 모르지만,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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