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쓰 Eath Feb 13. 2021

과학 시#1. 표피

너와 나, 우리가 맞잡은 건 서로의 표피였다.

표피표피표피표피표피

표피를 쭉 늘어놓으면 울타리가 된다.


내 피부를 지켜주는 울타리


고작 0.1 밀리미터의 이 얇디얇은 막이

우리를 

웃게 하고, 

울게 하고, 

살게 한다.


마주 앉아 너와 내가 보는 것, 서로의 표피

깍지 낀 손에서 느껴지는 것, 서로의 표피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만나는 것, 서로의 표피

어쩌면 내가 기억한 너의 감촉은

너의 표피 그 자체였는지도 모르겠다.


세상과 나를 경계 짓는 표피.

세상의 공격들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표피.


샤워를 하다가 문득,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기다 문득,

목덜미를 긁다가 문득,

나의 평범한 일상은 고작

0.1밀리미터로 지켜지는구나.

작가의 이전글 슈뢰딩어의 서평_아몬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