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고지서: 정의를 위한 법정 투쟁

꼼꼼한 방어가 어떻게 은퇴한 사업가를 부당한 책임 공방에서 구해냈는가

by 산뜻한

모든 사건은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각색되었고, 이를 위하여 내용 중에 허구가 가미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님, 공장을 매각한 지 몇 년이나 지나서 이런 소송에 휘말릴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마치 악몽을 꾸는 것 같았어요. 제가 과거에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 의뢰인 박진우(가명, 전 건물주) 씨는 은퇴한 사업가로, 수년 전 수도권 산업단지 내 자신의 ‘정밀기계공장’(가명)을 매각했습니다. 이제는 평온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소장은 그의 삶을 뒤흔들었습니다. 그가 건물 열쇠를 넘긴 지 한참 뒤에 발생한 안타까운 산업재해에 대해, 현 소유주가 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했던 것입니다.



1. 벼랑 끝 소송: "당신 책임이야!"


박진우 씨에게 그 소식은 청천벽력과 같았습니다. ‘정밀기계공장’의 현 소유주인 강태준(가명, 현 건물주) 씨가 박진우 씨를 상대로 수억 원대의 거액을 요구하는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강 씨는 자신의 공장 내 화물용 승강기에서 발생하여 직원들이 중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하여, 과거 소유주였던 박진우 씨가 재임 시절 안전 점검을 소홀히 했고 승강기 자체에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물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고는 박진우 씨가 건물을 매각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지 1년도 더 지난 2018년 늦가을의 어느 날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2. 억울한 주장: 뒤바뀐 책임의 무게


강태준 씨의 주장은 박진우 씨가 과거 소유주로서 사고에 대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박진우 씨가 약 16년간 건물을 소유하면서 안전 점검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승강기의 안전성이 결여된 상태로 건물을 매도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강 씨는 자신이 피해 직원들에게 지급했거나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의 50%를 박진우 씨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강 씨가 제시한 그림은 사건의 전모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강 씨 본인이 이미 해당 사고와 관련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3. 진실을 향한 변론: 법리와 증거의 힘


저희는 박진우 씨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사건을 맡았습니다. 저희의 변론 전략은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법적 원칙에 기초했습니다.


관리주체 변경 및 책임 이전: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르면, 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승강기의 안전 관리 책임 역시 새로운 소유주에게 이전됩니다. 따라서 사고 발생 시점의 승강기 안전관리 의무는 박진우 씨가 아닌 현 소유주 강태준 씨에게 있었습니다.


인과관계의 단절: 설령 박진우 씨가 과거에 안전 점검 의무를 일부 소홀히 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건물 매각 후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발생한 사고와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고는 새로운 관리주체인 강 씨의 관리 감독하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 도과: 강 씨는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주장했지만, 이는 민법상 정해진 제척기간(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이미 지났음을 지적했습니다. 강 씨는 형사 판결을 통해 승강기 하자를 인지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로부터 6개월이 훨씬 지난 시점에 제기된 이 사건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반박했습니다.



4. 법원의 판단: 명확해진 책임의 경계


1심 법원은 저희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박진우 씨에게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건물 소유권 이전으로 승강기 관리주체의 지위가 박진우 씨로부터 강태준 씨에게 이전된 이상, 사고 당시 승강기의 안전관리의무는 강 씨만이 부담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또한, 박진우 씨의 과거 의무 위반 행위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단절되었거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자담보책임 주장에 대해서도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고 보았습니다.



5. 결정적 증거: 드러난 새 주인의 과실


항소심에서도 공방은 이어졌지만, 저희는 강태준 씨 측의 주장이 근거 없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습니다. 특히, 강 씨가 사고 발생 훨씬 이전부터 승강기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녹취록 등에 따르면, 강 씨는 승강기가 고장 난 상태임을 알면서도 작업을 지시했고, 심지어 인테리어 업자가 위험성을 경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박진우 씨의 과거 관리 부실이 아닌, 강 씨 자신의 부주의와 위험 방치에 있었음을 뒷받침했습니다.



6. 마침내 되찾은 평온: 승소 그리고 새로운 일상


길고 긴 법정 다툼 끝에 항소심 법원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강태준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박진우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수년간 박진우 씨를 괴롭혔던 부당한 책임 공방은 마침내 그의 완전한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는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변호인의 회고: 철저한 방어의 중요성


이 사건은 명확한 법리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방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특히 부동산 매매 후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해 전 소유주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 책임의 소재와 인과관계를 명확히 따지는 것이 핵심입니다. 의뢰인 박진우 씨는 이미 법적으로 책임이 이전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저희는 법적 원칙을 견지하고, 상대방 주장의 허점을 파고들어 의뢰인의 무고함을 성공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당연해 보이는 진실도 법정에서는 치열한 증명 과정을 거쳐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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