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든 개인이든 글쓰기 수업을 진행할 때 수강생분들께 꼭 드리는 말씀입니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쓰기'가 '습관'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니까요. 일주일 전에 '거창한 육아 일기는 아니지만'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 글에서도 말했지만, 매일 매시간 아이의 수유 및 소변이나 대변 시간 등을 적어야 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귀찮아요. 그럴 시간이 있다면 육아로 못 잔 잠을 더 자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지금껏 적고 있어요. 신기하게도 그렇게나 귀찮다고 여긴 일을 200일 넘게 하니 습관이 됐어요. 즉, 귀찮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듭니다. 이미 몸에 배었다는 증거죠.
7개월 넘게 기록 중인 (나름) 육아 일기
글쓰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꾸준히 쓰는 게 습관이 되지 않은 분들에게는 감히 '곤욕'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힘든 시간일 수 있어요. 물론 곤욕스럽다고 느낄 정도라면 쓰지 않는 게 낫습니다. 쓰는 행위 자체가 말 그대로 '즐거워야' 하니까요. 그런데 대부분은 즐거워서라기 보다 습관을 위해, 혹은 이미 습관이 돼서 글을 쓰지요. 저는요, 글쓰기에 습관을 들이고 싶어서 2011년에 처음으로 메모를 시작했어요. 스마트폰에 있는 메모 앱을 열어 두 줄을 적은 게 전부였습니다. 하루하루 한두 줄을 적다 보니 어느새 서너 줄을 넘어 열 줄 이상의 글을 적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5년을 쓴 어느 날, 생애 첫 책을 출간했습니다. 처음 메모할 때만 해도 내가 작가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어요. 아마 처음부터 책을 쓰라고 했으면 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 꾸준히 써서 모은 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한 번은 쉽고 계속은 어렵지만
삶을, 세상을 바꾸는 것은 계속되는 그 무엇-
위 저자가 말하듯, 한 번은 쉽고 계속은 어렵습니다. '꾸준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제 책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삽니다』에 언급했지만, 책을 쓴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글을 잘 써서 출간했을까요? 아니요, 책 한 권을 낸 적이 없으신 분들도 기막히게 잘 쓰십니다. 도서관 및 개인 글쓰기 수업 때마다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차이가 있다면 바로, 꾸준함입니다. 꾸준히 쓴 글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뿐이에요.
육아로 5페이지의 독서조차 힘든 요즘이지만, 어떻게든 짬을 내서 읽고 쓰려고 해요. 어제보다 오늘 더 잘 쓰고 싶어서요.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요. 무엇보다 어제 쓴 내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탄생하는데, 어찌 안 쓸 수 있나요? 그런 의미로 여러분은 무엇을 '꾸준히' 하고 계신가요? '가장 큰 힘은 계속되는 것 안에 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별것 아닌 듯해 보이는 내 작은 일을 무던히 쌓을 때, 그렇게도 바라던 꿈이 눈앞에 뿅! 하고 나타날 거예요. 램프의 요정 지니(저 말고요 ㅎㅎ)는요.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선물하더라고요. 이 글을 쓰는 저도 다시금 다짐합니다.
"재능이 없다고 서러워 말자. 뭐든 꾸준히 한다면 실력은 자동으로 따라올 테니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