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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Nov 24. 2022

10여 년 동안 30개가 넘는 일을 경험한 이유

이지니 작가의 에세이 쓰기

10여 년 동안 30개가 넘는 일을 경험한 이유











10년 동안 겪은
30개의 일...





방송작가, 잡지사, 기사 작성, 중국어 문서(영상) 번역, 중국어 콘텐츠 제작, 블로그 포스팅, 중국어 사전(辭典) 제작, 중국어 관련 출판사, 방청객, 영화 및 방송 보조출연, 여행사(여행 상담), 중국 선원 관리, 상하이(上海) 현지 무역 회사, 중국 무역회사, 중국어 비즈니스 통역, 면세점, 식당 서빙, 전단지 배포, 문구사, 의류점, 대형 서점,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몰 운영까지. 대학교 졸업 직전부터 지금의 ‘작가’라는 꿈을 만나기까지 내가 했던 일이에요. 10여 년의 시간 동안 무려 30가지가 넘네요. 단기 아르바이트를 제외한다고 해도 11개의 직업을 겪은 셈이에요.




왜 이렇게 많은 일을 경험했냐고요? '끈기 부족', '의지박약'의 대명사가 바로 나였거든요. 뭐든 시작은 잘하는데, 끝장내진 못했어요. '돈'을 보고 시작했다가, 마음과는 달리 그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힘들다고 여기면 바로 그만두었죠. 친한 친구들의 직급과 연봉이 해마다 오를 때에도 나는 늘 제자리였습니다. 타인의 눈에는 실패로 보일지 몰라도 내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에요. 물론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을 때마다 왜 괴롭지 않았겠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주문을 외웠죠.




“그래, 나는 실패한 게 아니야. 꿈으로 가는 완행열차를 탔으니 중간에 마주하는 역들을 만나는 건 당연하잖아? 그러니 남과 비교하지도 자책하지도 말자."




남과의 비교가 가장 무서운 적인 건 다들 잘 아시죠? 나는 오히려 인생의 수많은 실수가 값진 경험이 되어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글이란 내 이야기를 빼놓고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결국 신은 작가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실수를 통한 내 경험을 나누라고 많은 직업을 경험하게 했나 봅니다. 어떤 종류의 글쓰기를 하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넣어야 재미와 감동을 더할 수 있습니다. 30개가 넘는 일 중 몇 가지는 한 편의 글로 적었는데(예전에 썼어요), 많은 분이 공감해 주시고, 재미있게 읽어 주셨어요.







브런치북 <내가 하는 짓은 모두 글이 된다>











평범한 주부에서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언니의 독설》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스피치 강사 김미경 님(現 MKYU 학장님)이 있어요. 충청북도 괴산군 증평읍에서 태어난 그녀는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정을 갖고 살죠. 그녀의 '열정'을 꺼낼 수만 있다면, 가마솥 온기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습니다. 대중들은 그녀의 책을 읽으며 울고 웃어요. 게다가 그녀가 하는 강연에는 늘 수많은 사람이 붐비죠. 그녀의 강의를 찾아 들어보니 사람들이 찾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강연이 진행되는 한두 시간 동안 자신과 연관이 된 이야기를 신나게 펼쳐 놓아요. 증평에 계시는 부모님, 자녀(3남매)와 남편, 강사가 되기 전, 강사가 된 후의 삶을 가감 없이 전합니다. 마치 옆집에 사는 말 잘하는 이모가 전해주는 것 같아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살면서 얼마든지 마주할 수 있는 일들을요. 그녀 역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넘어지고 깨지는 날이 허다했을 거예요.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김미경 님을 좇는 이유는 잘나가는 지금의 모습과는 상상할 수 없는 과거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자신을 드러낼 때 비로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소통이 되는 순간 독자는 감동을 느껴요. 창피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에 과거를 회피하고 싶고, 현재의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면 독자는 점점 당신을 멀리할 거예요. 우리에게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똑같은 삶을 산 사람은 없잖아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려면 자신의 삶을 먼저 열어야 합니다. 만약 ‘내 이야기’가 빠진 글이라면 화려하게 차린 밥상에 간이 하나도 안 베인 요리만 가득한 꼴이겠지요. 어둠의 터널을 지나 강렬한 태양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 주세요. 당신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보약’이 될 테니까요. 삶의 지혜와 지식을 필요한 이들에게 처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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