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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Dec 19. 2023

얼른 잘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지니 작가의 <초보자를 위한 에세이 글쓰기 수업>

얼른 잘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를 깨우는 한 문장!



동기부여 편




2005년, 1년 동안 중국 하얼빈이라는 곳에서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어요. 1년 동안 배운 숱한 문장 중에 18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 하나가 있습니다.      



"别想一口吃个胖子!"

(첫술에 배부를 생각은 마!)      



한입에 많은 양의 음식을 입에 넣으면 탈(뚱보가 된다든지, 배탈이 난다든지)을 면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잘되고 싶은 마음'이 앞서 급하게 다 해 보려는 뜻도 있고요. 과정 하나하나에서 얻게 될 기쁨이 아닌, 그저 '빨리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에게 하는 말이죠.     



평생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 2016년 가을, 누구보다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잘'이란, 이왕이면 많은 독자가 내 글을 읽어주길 바람은 물론, 오프라인 서점에서 반짝이는 '베스트셀러' 네온사인 아래에 내 책이 꼿꼿이 자리하길 소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를 찾는 소리가 있었어요.     



别想一口吃个胖子!

(첫술에 배부를 생각하지 마!)     








'너, 평생 글 쓴다고 다짐하지 않았어? 그러면서 시작부터 무슨 베스트셀러를 바라지? 그래, 첫 책을 출간한 후 이른 시일 안에 많은 독자가 네 글을 알아봐 준다고 쳐. 그다음은? 네가 말한 대로 '오래오래' 글을 쓸 수 있을까? 이제 시작하는 발판 위에 섰으면서 위의 것을 얻으려는 너인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들 계속해서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기억해! 한꺼번에 얻으면 더 많은 걸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2017년 봄, 인생의 첫 종이책이 출간된 이후 어느새 7번째 종이책을 준비하는 7년 차 작가가 됐습니다. 7년 동안 육신의 나이 말고도 활자로 펼친 내 생각의 크기도 변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도 살포시 내려놓았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꿈을 포기했다는 게 아닙니다. 신이 허락해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꿈을 현실로 안내해 준다면 감사하겠지만, 영영 '꿈나라'에 있다고 해도 뭐 괜찮다는 뜻이에요.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글을 쓰고, 강의나 강연으로 내 경험과 지식을 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저기 저 잘나가는 책들보다 글쓰기 기교는 부족해도, 한 해 한 해 꾸준히 읽고 쓸 자신이 있으니까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의 파도가 일렁이는 인간인지라, '얼른 더 잘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내 마음에 노크도 없이 불쑥 나를 찾습니다. 그때마다 중국어 '别想一口吃个胖子'가 나타나요. 10년 전, 중국어 번역 일을 손에 놓으면서 자연스레 중국어와 멀어졌는데…. 이럴 때마다 나를 깨우는 문장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    


  




+ 그렇다면, 여러분을 깨우는 한 문장은 뭔가요?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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