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세이를 쓸 때,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해 보려고요. 수업하기 전에! 초고(처음 쓰는 글) 쓰는 팁, 기억하세요? 6번째 시간에 했었는데~ 본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혹시 안 보셨거나, 내용을 잊은 분들을 위해서 아래 url을 가져왔으니, 읽어 보셔요~ ^^
라고 고민하는 분, 계신가요? 이렇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수업입니다! 이 수업을 끝까지 들으시면, 앞으로 에세이 '결론'을 쓸 때 부담이 덜하거나 없게 될 거예요~
자, 초고는 내 손이 가는 대로, 내 생각이 이끄는 대로 막힘없이 쓰면 된다고 말씀드렸죠? 지금 말씀드리려는 ‘마무리’는 초고를 지나서 다듬고 고치는 ‘퇴고’라고 생각해 주세요. 에세이의 결론은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독자의 시선을 끄는 서론도 중요히지만, 글을 마무리 짓는, 독자에게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도 무척 중요하지요. 그래서 마지막 결론에 심혈을 기울이려는 분이 많아요.
지금 우리는 뭘 배우는 거죠? 에세이! 에세이입니다. 자기계발서가 아니에요. 만약 우리가 쓰려는 글이 자기계발서라면 마무리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반드시 임팩트 있는, 깨달음을 주는, 독자들에게 한 번 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말이 무. 조. 건. 필요합니다. 자기계발서는 말 그대로 독자에게 할 수 있다는 힘을 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뭐라고요? 에세이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에세이는 마무리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돼요. 특히 '에세이 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책에 들어갈 모든 에피소드에 지혜나 깨달음을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계발서가 아닌 이상은 결론에 힘을 빼셔도 좋으니까요. 반대로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이 에세이를 읽는 이유가 뭐죠? 대부분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 위해', '힐링하고 싶어서' 에세이를 고르지 않나요? 뭔가 막 배우려는 마음으로 에세이를 집어 들진 않을 거예요. 이겁니다! 그러니, 글을 쓰는 입장에서도 굳이, 굳이! 매 글마다 힘을 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에요.
화가 나서 적은 글, 실망스러워서 적은 글, 창피해서 적은 글, 용서할 수 없어서 적은 글 등 글쓴이의 기분에 따라 에피소드가 펼쳐지겠죠. 다양한 감정이 담긴 에세이인 만큼 결론 역시 같을 수는 없습니다. 열이 받았으면 열이 받은 대로, 창피하면 창피한 대로, 지금 느낀 그 감정 그대로 끝맺음을 해도 좋다는 말입니다.
예컨대, 글쓴이가 어떤 일을 실수했어요.
‘그래, 다시는 그러지 말자!’라고 다짐했다.라고 끝내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에요. 그저, ‘아, 창피하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네….’라고 끝을 맺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요. 오히려 독자들은 '글쓴이도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변명하지 않아서 솔직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네'라며 글쓴이를 친근하게 여기지 않을까요? 때로는 솔직한 감정 상태에서 마지막 점을 찍는 게 독자들이 훨씬 좋아할 거예요. '솔직하고 털털한, 빈틈이 좀 있어 보이는 저자의 모습'에서 ‘찐팬’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니 마무리에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그냥 그대로, 오른손으로 왼손으로 비비는 비빔면처럼 자연스럽게 마무리하세요. 아셨죠?
오늘 수업은 제게도 무지하게 필요한 내용이었어요. 글을 쓸 때 늘 마무리에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실제로 내가 느낀 바가 크다면 교훈이든 반성이든 깨달음이든 지혜든 글에 녹이면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고민하지 않으려고요. 가방을 소파에 '툭' 내려놓듯이, 키보드 위에 있는 내 손가락이 가는 대로~ 무심한 듯 시크하게 '툭' 끝맺음을 지으렵니다. 이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