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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Nov 28. 2023

초고, 빠르게 쓰는 팁과 빠르게 쓰면 좋은 이유

이지니작가의 <초보자를 위한 에세이 글쓰기 수업>

안녕하세요! 지난 한 주도 평안하셨나요? ^^

오늘은 '초고 빨리 쓰는 법'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겠습니다.



초고 빠르게 쓰는 팁은 물론 빠르게 쓰면 뭐가 좋은지를 수업 내용에 담았으니, 끝까지 함께해주세요! ^^









초고란 초벌로 쓴 원고로 맨 처음 쓴 '날 것의'글을 뜻합니다. 화장하기 전, 온전한 내 얼굴을 '민낯'이라고 하잖아요? 다른 말로 '쌩얼'이요. 바로 쌩얼을 뜻하는 게 초고죠. 민낯으로 외부 활동이 가능하신 분 계신가요? 저는 절대 No!입니다. 커버력이 있는 선크림이라도 바르고 나가야 하죠. 그래서일까요? 제 초고는 공개 안 해요. 아니, 못해요. ^^;; '저게 글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 쓴 글이라 아무에게도 보일 수 없답니다.




‘초고는 걸레다’,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왜 초고를 걸레 혹은 쓰레기라고 표현할까요? 네, 맞아요. 키보드에 손을 올리는 순간부터는 '부담'이라는 먼지 한 올도 글쓴이 마음에 내려앉지 않을 만큼 편안하게 글을 쓰라는 뜻이지요. 






초고, 이것만 기억하세요!


저는 A4 1장 분량 기준으로 10분 이내에 초고를 완성합니다. 빠르면 5분이고요. 초고 쓰는 속도가 느린 편은 아니지요. 혹시 초고 쓰기에 긴~ 시간이 걸리는 분이 계신가요? 그래서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즐거운 행위라는 생각이 아닌, 부담이 밀물처럼 올라오나요? 이제, 걱정은 내려놓으세요. 그런 분도 충분히 초고를 빨리 쓸 수 있으니까요. KTX처럼 앞만 보고 달리면 되거든요. 저는 초고를 쓸 때 딱 하나만 생각합니다. '맨 마지막 마침표를 향해 가자!'라고요.





대부분 글에는 서론, 본론, 결론이 있잖아요.      




‘서론을 어떻게 시작할까...?’

‘앗, 맞춤법이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좀 더 맛깔난, 임팩트를 팍 줄 수 있는 결론은 없을까?’

‘이 표현은 너무 진부해. 나만의 묘사나 비유를 넣고 싶은데...’     




초고 쓸 때부터 위와 같은 생각이라면 글쓰기에 절대로 속도가 생기지 않습니다. ‘초고는 속도전’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에요. 그만큼 앞뒤 재지 말고, 오직 앞만 보고 달리라는 뜻이니까요.     






뒤돌거나 멈추지 마세요


‘왜 자꾸만 앞만 보고 달리라는 거야. 내가 무슨 경주마야?’

‘틀린 부분,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보이는데 그냥 넘기라고?’     




라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 분이 계실 것 같네요. 침착하시고! (크게 심호흡~) 우리가 경주마는 아니지만, 초고에서 속도가 나와야 긴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퇴고(고쳐쓰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여, '앗, 쓰다 보니 주제를 이탈한 것 같은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도 일단 킵고잉! 하십시오'




왜일까요? 위에서 언급했지만 우리에게는 고치고 다듬은 ‘퇴고’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 역시도 고치고 다듬는 퇴고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요. 초고에 10분 이내의 시간을 투자했다면, 퇴고에는 최소 5배가 소요됩니다. 특히 책 출간을 위한 집필은 심한 말로 토가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읽고 수정해요. 브런치나 블로그에 발행하는 글도 10번 이상 읽고 수정합니다. 심지어 겨우 네다섯 줄의 짧은 글도 퇴고를 피해 갈 순 없죠. 퇴고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할게요.     




여기서 중요한 건 뭐다? 처음 글을 쓸 때는 어떤 부담도 내려놓고, 손가락이 가는 대로, 생각에 꼬리를 무는 대로 자연스럽게 써 내려가면 됩니다. 아, 혹시! 이미 자기만의 초고 쓰기 방식이 있고, 잘 진행 중이라면 굳이 제가 말한 대로 바꾸실 필요는 없어요. 이 주제에서 말씀드리는 건, 어디까지나 꾸준한 글쓰기에 아직 습관이 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한 거니까요.







그래도 글이 잘 안 써진다면?


떠오른 글감이 있다면, 가족이나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하고 내 목소리를 녹음하세요. 스마트폰에 내장된 녹음 기능을 사용해도 되지만, 녹음이 끝난 후, 내 목소리를 들으며 타자해야 하니 받아쓰기에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래서! 앱 하나를 추천합니다. 클로바노트예요. 이 앱을 내려받아서 사용해 보세요. 녹음 버튼을 누르고 말을 하면, 내 말이 글자로 자동 입력됩니다.









초고 빨리 쓰는 팁!


1. 생각을 너무 깊게 하지 말고 손이 가는 대로 쓴다

2. 쓰다가 수정하지 말고, 그대로 쭉 간다

3. 맞춤법, 띄어쓰기 등에 얽매이지 말고 쓴다

4. 지금! 내 머릿속 생각이 시키는 대로 타이핑한다.


(이미 자기만의 초고 쓰기 방법이 있고, 문제없다면 이 수업 내용 대로 안 하셔도 됩니다.)










떠오르는 글감을 놓치지 않으려면 빠르게 초고를 써야 합니다. 저는 일단 바로 휴대폰 메모 앱을 열고 초고를 써요. 만약 간단하게 끄적일 시간이 없을 때는 '한 문장'이라도 적어둡니다. (예 : 지하철 초등학생들의 대화 "넌 인생이 즐겁니?") 집에 가서, 혹은 끄적일 시간이 되는 때에 미리 적어둔 한 문장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오래 지난 일은 아닐 테니) 초고를 완성합니다.







오늘은 초고를 빠르게 쓰는 법에 대해 알아봤어요. 말씀드리고 싶은 건, 빠르게 쓴다고 무.조.건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쓸 주제는 있지만 컴퓨터 키보드 앞에서 쭈뼛쭈뼛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계실 테고, 그럼 글쓰기가 싫어지잖아요, 부담스럽고... 그러려면 빠르게라도 초고를 완성해야 작은 성취감도 맛보고!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테지요. 일단 뱉어내야 뭐라도 쓰게 되더라고요.


그럼,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여러분의 좋아요, 댓글, 응원하기다음 수업을 준비하는데 아주 큰 힘이 됩니다. ^^ 고맙습니다!




2023.11.28. 오전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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