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파주 해솔도서관에서 두 번째 특강을 진행했다. 주제는 <실습으로 배우는 글쓰기 팁>. 90분 동안 오신 분들과 실습을 하며 글쓰기 팁 세 가지를 나눴다. 감사하게도 반응이 좋았다. 사람들이 글쓰기라는 주제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질문을 던질 줄은 몰랐다. 강의가 끝나고 질문을 쏟아내는 분들 덕분에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강의를 마친 후, 몇몇 분이 내게 다가왔다. "작가님처럼 책을 쓰고 강의하는 삶이 제 꿈이에요.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라는 말과 함께 수줍게 사인과 사진을 요청하셨다. 아직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그럴 자격이 있을까 싶었지만, 요청을 받으니 부끄럽기도 하고 기분도 좋았다. 다른 한 분이 내게 말을 걸었다.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작가님 만나고 싶어서 의정부에서 파주까지 왔어요. 오가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너무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만나서 영광이었어요. 꼭 대성하시길 바랍니다." 이 한마디가 내 마음에 깊이 울려 퍼졌다.
마지막으로 도서관의 사서님과 인사를 나눴다. "작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분이 강의에 집중하고 질문하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아요." 거짓말일까? 아니면 진짜일까?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서님의 말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이어진 사서님의 말은 나를 웃게 만들었다. "작가님, 다음에 또 뵙고 싶어요. 혹시 제가 다른 도서관으로 가게 되면, 그곳에서도 꼭 강연 요청드릴게요. 그런데... 너무 빨리 유명해지시면 안 돼요! 그럼 작가님을 모시기가 더 힘들어지잖아요~"
나는 그 말을 듣고 한참을 웃었다. ‘빨리 유명해지지 말라니, 이런 앙탈 섞인 응원이 있을까?’ 나도 너스레를 떨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 8년 차 무명작가예요! 8년이면 충분히 기다린 거 아닌가요?" 사서님과 나의 웃음소리가 도서관 안에 울려 퍼졌다. 따뜻한 유머 덕분에 두 번째 특강도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강의를 듣고 나서 나를 찾아와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순간, 나는 잠시 멈춰 생각했다. 유명 작가는 아니지만, 이런 응원을 받을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다짐이 생긴다. 꿈은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작은 성공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서님의 말처럼, 너무 빨리(?ㅎㅎ) 유명해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가면 그 길 끝에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서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