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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톰 아저씨가 돌아왔다

<탑건 : 매버릭>

by 본드형

미국이 풍요로 넘치던 시절,

가난 때문에 잃은 첫사랑을 되찾겠다고 부자가 된

한 남자의 무모하지만 위대한 사랑 이야기.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로 여러 번 만들어졌는데,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을 맡았던 1974년작에 비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개츠비 역(2013년)은

다소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 파티 장면은 훨씬 화려해졌으나,

'재즈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시스트를 상징하던 그가

세월을 거슬러 너무 동안으로 바뀐 느낌이랄까...




36년 만에 돌아온 <탑건>은 다행히

세월과 함께 잘 늙었다.


최고의 파일럿으로 한때 '강한 미국'을 상징하던

청년 매버릭(톰 크루즈)은 어느새 중년의 교관이 되었고,

그가 몰던 F14 전투기는 이제는 차세대 첨단기술에 밀려

훈련용 고물로 전락했다.


탑건 시절 라이벌이자 친구였고 지금은 제독 자리까지 오른 아이스맨(발 킬머) 도움으로 아직 대령의 신분으로

군 생활을 버티던 어느 날,

그에게 다시 그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찾아온다.


마치 은퇴를 앞둔 말년 부장에게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책임자의 역할이 주어졌다고 할까.


전편을 오마주 하는 수많은 장면들 속에서

실제 환갑을 앞둔 이 톰 아저씨는,

자신감 넘치는 젊고 팔팔한 후배 파일럿들에

뒤지지 않는 체력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까지 보여주며

'미션 임파서블'을 결국 직접 해낸다.


그가 위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려놓는다'는 핑계로

조금씩 미루고 무기력해지던 나를 반성하게 하는,


하지만 십 대 시절 멈추어 버린 내 심장을

다시 사정없이 펌프질 하게 만드는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영화다.




한창 몸만들기 열심인 아들에게

근육질 군인들의 멋진 장면을 톡으로 보냈더니 답이 왔다.


우린 저런 멋있는 거 절대 안 함


자긴 육군이고,

여긴 한국이란다.


아들아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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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형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기획자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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