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고>
모 : 이 귤나무 기억하니?
자 : 고등학교 때 내가 귤 씨 심은 거네. 엄청 자랐구나.
모 : 꽃도 열매도 안 생기지만,
너라고 생각하고 날마다 물 주고 있어.
자 : 말씀 얄밉게도 하시네.
모 : 그래도 애벌레가 이 잎을 먹고 자랐단다.
나중엔 나비가 됐어.
꼬물꼬물 하더니 파란 문양 나비가 됐지...
나중에 사진 보여줄게.
자 : 안 봐도 돼.
모 : 어쨌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있어.
자 : 저기 말이야. 나도 세상에 도움은 되고 있어...
자 : 아빠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었어?
되고 싶은 어른이 됐어?
부 : 아빠는 아직 되지 못했어.
하지만 되고 못되고는 문제가 아냐.
중요한 건
그 마음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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