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본드형 Aug 13. 2022

'마침내' 묘한 끌림을 주는 영화

<헤어질 결심>

기대가 너무 컸다


칸 영화제 수상 이후,

이미 많은 스토리가 알려져

스포일러와 홍보의 경계가 '붕괴'된 탓도 있겠지만


감독의 의도된 오마주인지 '의심'하게 되는 장면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맴돌아

쉽게 집중할 수 없었다.


TV로 아내와 보지 않고

극장에서 혼자 봤다면 달랐을까?


일단 나의 총평은

아주 귀한 재료들이 들어간

럭셔리한 비빔밥을 먹은 기분이다.




그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가 다른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고받는

은유적 대사들은 이 영화에 '색'다른 가치를 부여한다.


죽은 새를 묻어주며

서래(탕웨이)가 중국어로 하는 말.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


스마트폰 번역기를 통해

해준(박해일)에게 전달된 섬뜩한 그 말이

사실은 '심장'이 아니라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범죄 스릴러였던 장르는

멋진 로맨스물로 바뀐다.


장면에서 <러브 액츄얼리>의

작가 제이미(콜린 퍼스)와 알바녀 오렐리아 커플이

떠오른 건 비단 나뿐이었을까?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고 사랑에 빠지는 두 커플의

눈빛, 표정, 행동의 디테일한 묘사가 자꾸 겹치지만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만큼이나 그 앤딩은 사뭇 다르다.

영화 <Love Actually> 中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헤어질 결심>을 할 핑계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마침내' 사랑을 시작하게 만드는

묘한 끌림에 가깝다.


위스키를 넣은 초콜릿 맛처럼...




이전 08화 좋은 궁합에 대한 명쾌한 해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