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청년 Mar 14. 2019

공부를 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5가지

3장 나의 욕망, 나의 가치, 나의 행복

내가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모든 날, 모든 순간 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공부'라는 게 있다. 이 녀석은 좋든 싫든 우리 10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내가 할 이야기는 시중에 대부분의 중고등학생 자기계발서들이 말하는 전과목 1등급의 비법도 아니고, "공부하지 마! 하고 싶은 거만 하고 살아!"하는 무책임한 말도 아니다.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또는 내 꿈을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고 판단 내렸다면, 꼭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공부를 한다면 제대로 하고, 공부를 하되 공부가 내 인생을 집어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이다.



1. 필요한 만큼만 하자


     사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알았다면 공부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다. 딱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것!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살기 위해 필요한 직장, 학교, 학과를 다니기 위해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해라. 그 이상 할 필요는 전혀 없고, 그 이하로 해서도 안 된다. 이렇게만 해도 공부가 우리 인생을 비참할 정도로 불행하게 만드는 건 막을 수 있다.


     지금 우리 10대들이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무조건 공부를 신성시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어떤 인생을 원하는지, 그런 인생을 위해 어느 정도의 학업이 필요한지에 대한 한치의 고민도 없는데, 당연히 무조건 공부는 무한히 하는 게 좋고, 대학도 최대한 유명한 곳을 가는 게 좋다고 말할 수밖에...


     그러니 꿈을 찾기 전에 절대 열심히 공부하지 마라. 정말 심심해서, 정말 할 게 없어서, 그냥 특정 과목이 흥미를 끌어서가 이유라면 해도 큰 탈은 없다. 오히려 그런 공부는 꿈을 찾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공부 잘하면 잘난 건 줄 알고, 잘나 지기 위해 공부하면 안 된다. 정말 독이 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오지선다형 답 고르는 것 밖에 없는 사람으로 성장할 확률이 매우 크다. 조금이라도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런 사람은 자사고를 나왔든, 서울대를 나왔든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명문대 나오고 공부는 잘했다는데, 일은 정말 못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사회다.


     난 고3 때도 정말 필요한 만큼만 공부했다. 나는 "21세기에 오지선다형 시험으로 대학을 갈 순 없다"라고 선언하고, 수능 공부를 남들처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수능에 있어 내게 필요했던 건 고려대 수시 최저등급을 맞추는 것이었고, 어떻게 풀어도 그 최저등급은 맞춘다는 판단이 섰을 때 공부를 접고 수능까지 책을 읽었다. 그리고 수능에서도 딱 그 최저등급만 맞췄다(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ㅎㅎ. 공부를 필요한 만큼만 해야 하는 건 분명히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처럼 확신이 든다고 시험까지 책 읽는 걸 추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ㅎㅎ). 그리고 나는 정말 학업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학교 생활을 했다. 더 중요한 건,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동시에 내가 필요한 만큼 해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다.


     공부는 내가 살고자 하는 인생을 사는 과정에서 필요한 직업, 학교, 학과를 거치기 위한 수단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 영, 수를 교육학에서는 '도구 과목'이라 부른다. 말 그대로 다른 학문을 탐구하기 위한 도구란 것이다. 중고등학교 내신 공부, 수능 공부라 해봐야 이런 도구 과목들과 사회, 과학 기초 내용을 다룰 뿐이다. 이런 것들을 필요 이상 달달달 무작정 외우고, 문제집을 열심히 푼들 무슨 가치가 있겠나. 다만, 우리나라가 아직 이런 성적을 통해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을 하니, 어쩔 수 없이 딱 필요한 만큼만은 하라는 것이다.


     내가 필요한 학교가 사범대라면 딱 사범대 합격할 만큼만 공부해라. 내가 필요한 학교가 의대라면 의대 갈 정도로 공부해라. 내가 필요한 대학이 없다면! 수능 공부 따윈 하지 마라. 하등 의미 없는 행위다. 내가 중고등학생인데 뚜렷한 인생관이 없다? 그럼 꿈을 찾는 것이 먼저다.



* 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 vs. 공부의 충돌!?


     분명히 이야기했지만, 공부는 필요한 만큼'만' 해야 한다. 조금만 다르게 말하면 이건, 필요한 만큼'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하지만 10대 인생에서도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들을 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를 성장시키고,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해주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공부와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충돌하진 않을까???


     물론, 충돌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대부분의 경우 둘은 함께 갈 수 있다. 불필요하게 2등에서 1등 올라가려고 병적으로 공부하지 않고, 지금껏 말한 대로 정말 꿈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공부한다면 둘은 충분히 '병행' 가능하다. 그런데 정말 지금 내가 도전하고 싶은 일이 너무너무 스케일이 크고, 공부를 거의 못하게 되는 수준의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라면 어떻게 해야 될까? (실제로 이런 경우는 꽤 많다. 내 주변에도 특히 창업, 과학기술 분야의 친구들이 이런 고민에 맞닥뜨렸다.)


     이런 경우엔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자. 공부와 그 일 중, 무엇이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하지 못할 일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공부가 아니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공부를 잠시 접고, 엄청난 스케일의 도전을 하는 사람들을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으면서 많이 만났다. 그 친구들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멋지고, 알차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 친구들 중 몇몇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다시 필요한 만큼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들도 갔다(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란 사실 언제 해도 다시 할 수 있는 것이다).


     나 역시 한중일청소년국제포럼을 준비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 공부에 대한 걱정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공부와 지금 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 중 무엇이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하지 못할 일인가'라는 질문에서, 혹여나 재수를 하는 일이 있더라도 한중일청소년국제포럼에 열정을 쏟아보기로 결정했다. 공부는 언제든 필요하면 다시 할 수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나는 재수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했더라도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을 거다. 정말 내 꿈을 향해 성장하는 경험이었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2. 할 거면 제대로 하자



     공부가 필요 없다면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이 정도는 공부해야지"하고 판단하고 맘먹었다면, 해야 한다.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공부하는 시늉만 하고 있으면 그것만큼 한심한 것도 없다.


     내 꿈을 위해 얼마만큼의 공부가 필요한지 견적이 나왔다면, 정확하게 시간을 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그 시간만큼은 몰입해서 공부해라. 공부를 한다고 시간을 정해놓고 책상에 앉아서는 5분마다 한 번씩 폰을 보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지 마라. 공부를 하기 위해 앉았다면 공부를 하자. 놀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다음 글에서도 말하겠지만, 맘껏 폰도 보고, 친구들도 만나서 놀아야 한다. 단, 공부든 무엇이든 하려고 맘먹고 앉았으면, 집중해서 그걸 하라는 거다. 이건 열아홉 인생을 넘어서도 도움이 될 좋은 습관이다.


     그리고 이건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주로 해당되는 말이지만, 일단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그냥 시작해라(Just do it! :D). 공부를 하겠다고 앉아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무슨 문제집을 사야 하는지만 폰으로 찾아보며 시간 낭비만을 매번 반복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지 말자. 마음을 먹었다면, 그 순간만큼은 바로 자리에 앉아서 교과서라도 잡아들고 읽자.


     그러다 정 공부법이 궁금하다면, 내가 아는 사람 중 제일 공부 잘하는 친구한테 연락해보자(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물어봐도 좋고, 직접 만날 수 없다면 카톡 말고 전화가 좋다). 유튜브 속 멘토들보다, 나와 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들으며 공부하는 친구의 경험이 훨씬 도움이 된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더 높은 성적을 내야 하는 필요성이 생기면, 더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 참고하고,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서점에 가서 공부 비법에 대한 책(정말 수두룩 빽빽하게 많다!)을 스르륵 살펴보자(살 필요는 없다. 돈 아깝다).




3. 모르면 손을 들고, 입을 열자


     내가 미국에서, 영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도 학교를 다녀보며 느낀 점이 있다. 우리 한국 학생들은 정말 입 열기를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모르면 모른다, 알면 안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이건 비단 질문과 발표에서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서울대학교에 방문학생으로 가게 되어 듣게 된 첫 수업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가 '도대체 얜 뭐하는 애지'하는 눈길을 받고, 경계받은 적이 있었다... ㅎㅎ) 생각해보면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자라면서 입을 열기는커녕, 아는 것도 겸손히 모른 척할 것을 미덕으로 교육받아왔다.



     모르면 당당하게 손을 들고 질문하자. 질문하는 걸 쪽팔려하지 마라. 질문을 한다는 건 내가 그 수업을 소유하는 행위다(그래서 난 개인적으로 학비가 비싸면 비쌀수록 당당하게 더 많이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ㅎㅎ). 그리고 어렵거나,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다면 주변에 잘하는 친구에게 물어보자. 이런 걸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 더욱이 사람들과 말로 풀면서 공부하는 건 학습 효과도 크다. '하브루타 학습법'이라는 것이 있다(참고하고 싶다면 EBS '우리는 왜 대학에 가는가' 5부 '말문을 터라' 편을 한번 보자). 간단히 말해 서로 말로 질문하고, 토론하고, 답을 찾으며 공부를 하면 머릿속에 더 오래 정확히 남는다는 것이다.


     야자 시간에 복도에 나와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에도 이런저런 주제들에 대해 하브루타 하듯이 대화를 나눠보길 적극 권한다. 생각보다 그렇게 나눈 대화가 실제 시험에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대화들을 통해 얻는 능력은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기말고사 성적보다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다.




4. 생각하면서 재밌게 하자


     우리나라 교육은 좋은 대학에 갈 사람들을 구별하기 위해 단순하고 재밌는 것들을 지나치게 힘들게 공부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우리를 유난히 짜증 나게 만들지만, 사실 교육 과정에 들어가 있는 내용들 그 자체는 곰곰이 생각하며 배우다 보면 재밌는 내용들이 많다.



     시를 배워도 무작정 특정 단어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밑줄만 그으면서 공부하지 말고, 때로는 펜을 놓고 자유롭게 시를 읽으면서 즐겨보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때 시를 배우면서 처음으로 시를 통해 감정을 느끼고, 살면서 영감을 받거나 어떤 감정을 느낄 때 그걸 시로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문제집은 나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쳐주지 못했다. 하지만 가끔씩 여유롭게 흘러가며 읽은 시들이 그랬다. 그리고 이 덕분에 가끔 학교 뒷산에 올라가 멍 때리면서 시를 써보기도 했다. 이런 교육은 확실히 내 인생을 더 멋지게 만들어줬다.


     수학을 배워도 인류는 이게 왜 필요했을까를 가끔가다 한번 생각해보라. 다행히도 나에겐 미분, 적분이 인간 사회에 어떤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해주는 선생님이 있었다(이 분 덕분에 수학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한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신기했다. 이런 걸 생각해낸 사람이 있었다니! 그리고 경제학과라 그렇긴 하지만 아직도 그때 들은 이야기를 생각하며 미적분을 잘 쓰고 있다.


     물론 개개인마다 흥미를 끄는 대목이 다르겠지만, 재밌는 과목이, 주제가 무엇이든 그걸 사유하면서 재미를 느껴보라. 시간이 조금 걸려도 괜찮다. 이런 배움은 당장에 좋은 성적을 내는 공부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지식을 사유하며 즐길 줄 아는 힘은 대학에 가서도, 그 이후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을 더욱 발전한 인간으로 만들어 삶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5. 공부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는 사실


     공부는 어쨌거나 수단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가 10대들을 공부시키는 방식은 정말 잘못되었다. 학교 성적을 잘 받았을 때 길러지는 '능력'과 이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 완벽하게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 속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건 대부분 시험 외에 다른 것들이다. 이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늘, 잊을 법하면 스스로에게 이 사실을 상기시켜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만큼 몰입하면서도, 시험 공부에 10대 인생을 통째로 잡아먹히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3장나의욕망나의가치나의행복 #열아홉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