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는 것이다. 쓰려는 사람처럼.
오늘은 곧 나올 책의 출판 계약서를 쓰러 다녀왔다. 6권의 단행본 시리즈가 동시에 나오는 기획이라서 여섯 명이 함께 모였다. 출판 계약서를 먼저 쓴 게 아니라, 다 쓰고 난 뒤에 출판 계약서를 쓴 것이라서 더 의미가 있었다. 우리는 2년 반쯤 매주 목요일마다 그림책 모임으로 만난 사이이고, 작년에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느새 각자의 색깔로 한 권씩 묶은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나에게는 인생 첫 책이다. 책은 아무나 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내게, 책이란 죽기 전에 한 권쯤 내고 싶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진짜 내 단독 저서가 나온다니 믿기지 않는다.
한 권의 책을 마무리하고 나니, 앞으로 더욱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제대로 된 에세이도 한 권 완성하고 동시 쓰기도 배워서 습작을 많이 해보고 싶다.
30분을 걸으면 그다음은 1시간을 걷게 되고 1시간을 걸으면 그다음은 그 이상을 걸을 수 있게 된다. 이번 나의 첫 책은 30분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거라고 생각한다. 묵묵히 계속 걷는 사람처럼 꾸준히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은 단행본을 써냈으니 다음에는 좀 더 두꺼운 에세이를 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글쓰기력을 키워가야겠다.
인별그램에 문장 수집 했던 것들 중에서 오늘의 우리 모습과 닮은 문장 하나를 데려왔다.
ON 문장: 선한 사람 당신은 하얀 사각 종이를 사랑해서 앉아있는 것이다. 쓰려는 사람처럼.
쓰고 싶어 하는 마음, 쓰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글을 쓰기 어렵다. 이곳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들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이곳에 풀어놓는 것이다.
작은 책 한 권씩 써낸 우리도 하얀 사각 종이를 사랑해서 앉아있던 사람들이다. 앞으로도 하얀 사각 종이를 사랑해서 쓰려는 사람처럼 앉아있어야겠다. 읽으면 계속 읽고 싶어지는 것처럼, 막상 쓰기 시작하니 계속 쓰고 싶다. 쓰고 싶은 마음이 잦아들 때까지 열심히 써야겠다. 그동안 읽기와 쓰기의 비율이 8:2였다면 올해는 반대로 할 것이다. 많은 시간을 쓰는 시간으로 보낼 예정이다.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
OWN 문장: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글로 쓰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