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려다 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이번에 크게 아프면서 또 한 번 생각 정리를 하게 되었다. 건강을 좀 더 챙겨야겠다는 당연한 생각 말고 무엇이 나의 에너지를 바닥까지 내려가게 했고, 자율신경이 1:9로 깨질 만큼 스트레스를 주었는가에 대한 돌아보기였다.
자기 돌봄 하며 평온한 나를 한동안 유지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꾸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호르몬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내 기준에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을 계속 봐야 하는 스트레스가 주원인이었다. '태도'를 중시하는 내 기준을 적용 안 할 수도, 너그러이 그들을 모두 포용할 수도 없어서 어쩔 줄 모르던 시간들이 쌓여서 커다란 스트레스가 된 거였다.
아무리 LET THEM 이론을 떠올리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그들을 '내버려 두자' 수없이 다짐해 보아도, 계속 듣기 싫은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보기 싫은 행동을 보아야 하니 미칠 것 같았다.
사진, 동영상 편집 앱에서처럼 삶에서도 싫은 사람 얼굴은 블러 처리하고 목소리는 음소거할 수는 없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었다.
사실 가능하다. 내 마음이 블러처리한 것처럼 그 사람을 보고 음소거된 것처럼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면 되는 거다.
결국, 마음이다. 마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부터 읽고 있는 책 『어웨어니스』 의 뒤표지에서 나에게 말하는 듯한 문장을 만났다.
ON 문장: 당신에게는, 더 늦기 전에 당신을 올바른 곳에 데려다 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올바른 곳'이란 어떤 곳일까?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아서 저자의 생각은 모르지만, 내게 '올바른 곳'이란 내 마음이 안전한 곳, 내가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다.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책 『도망치고, 찾고』 를 읽고 나를 계속 좋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야 한다는 걸 알았는데 현실 적용이 쉽지 않다. 관계란 것은 일대일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될까 봐 무리 속에서 싫음을 표현 못하고 참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해는 나를 '올바른 곳'에, '더 좋은 곳'에 데려다 놓는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
OWN: 나를 '올바른 곳'에, '더 좋은 곳'에 데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