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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헌 Oct 13. 2024

감정 에너지를 현명하게 활용하라

일상생활에서 만들어지는 감정 활용 방법

  감정이 행동을 만든다는 것은 앞서 여러 번 설명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상생활에서는 수시로 감정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감정에 따라 다양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평소에 수시로 만들어지는 감정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가 원하는 행동을 위해 감정을 만드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데, 일상생활에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감정을 활용한다면 그것만큼 효율적인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노와 절박함을 건설적으로 활용하라


  대표적인 감정은 분노이다. 우리는 세상에 수시로 분노한다. 세상은 화가 나는 일들이 넘쳐나며, 마치 언제든 나를 화나게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분노할 일이 생기면 나를 위한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나를 무시하고 화나게 했다고 해보자. 보통 우리는 상사를 비난하며, 상대에 대한 분노의 생각으로 에너지를 소진해 버린다.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상사를 욕하는 식이다.


  하지만 그렇게 분노를 한들 나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뒤에서 욕을 한다고 그 상사가 변하지도, 정신적 타격을 입지도 않는다. 우리는 그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상대에 대해 집중하느라 에너지를 사용하지 말고, 나에게 집중해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편이 당연히 낫다. 나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기획 능력이나 어학능력을 키우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혹은 더 좋은 일자리를 알아보고 환경을 바꿀 수도 있다. 상대에 대한 분노를 나에 대한 존재 증명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애인에게 버림받았다면 상대를 비난하는 대신 분노를 나의 성공 에너지로 사용해 보자. 아무리 울고불고해봤자, 상대는 돌아오지 않고, 나의 고통이 전해지지도 않는다. 그 대신 상대가 나를 놓친 걸 후회할 정도로 멋지고 훌륭한 나를 만드는 데 에너지를 활용해 보는 것이다. 악착같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사업을 키우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자신을 만든다면 오히려 전 애인은 잊히고, 더 멋진 애인이 나타날 것이다.



  절대로 바뀌지 않는 상대를 비난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진정한 복수는 상대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바뀌는 것뿐이다.


  또 다른 감정으로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절박함이 있는데, 이 또한 강력한 행동의 에너지다. 사업이 실패했거나, 실직을 했거나, 전쟁에서 패배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은 절박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압박감과 위기감을 생산적으로 활용한다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다.


  특히 전쟁에서 장수들은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전투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감정의 힘을 이용한다. 돌아갈 배를 불태워버리거나 배수의 진을 치고 죽기 살기로 싸우게 만드는 장면은 이미 익숙하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아군 본부에 불을 지른다. 그러면서 “나는 바다에서 죽고자 이곳을 불태운다.”라고 말했다. 그리곤 더 이상 살 곳도 물러설 곳도 없으며, 살고자 하면 필히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임을 역설하며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대승을 거둔다. 시종일관 이순신 장군이 고민한 승리의 원동력은 병사들의 두려움을 절박한 용기로 바꿀 수 있느냐였다.


  드라마 대조영에서도 발해를 건국하는 과정이 나온다. 고구려 멸망 30년 만에, 그것도 당시 세계 최강대국인 당나라를 상대로 싸워 이기며 목표를 이룬다. 그때 대조영은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절실함이 바로 나라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감정의 힘인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예로 들긴 했지만 이것이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인 만큼, 아마도 스크린에서 표현한 것보다 그들의 절박한 감정 에너지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적지 않았을 것이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는 “고대의 군사 지휘관들은 절박함의 강력한 힘과, 그것이 병사들로 하여금 필사적으로 용기를 발휘하게 한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부하들이 절박한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일을 우선적으로 행하였다.”라고 말했다. 절박함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매우 강력한 감정 가운데 하나다.


  그러니 자신이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면 좌절하는 대신 절박한 감정 에너지를 사용하라. 나도 몰랐던 힘이 내 안에서 분출될 것이다.

 

  용서하라나를 위해서

   

  같은 맥락에서 또 하나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용서’이다. 용서 역시 고난도 감정의 기술이다. 용서란 나의 감정에 피해를 준 상대를 놓아주는 것이다. 이것은 에너지로 활용한다기보다는, 낭비되고 있는 에너지를 정지시키는 기술이다. 그래야만 다른 곳에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크게 보면 생산적인 곳에 에너지를 활용하게 만든다는 점은 동일하다.

  우리가 용서하지 않고 마음에 쥐고 있으면, 이는 분노를 일으킨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분노를 한들 상대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가 없다. 오히려 상대는 신경도 쓰지 않고, 나만 스트레스를 받고 나만 괴로울 뿐이다.



  심리학 박사인 크리스 코트먼과 해롤드 시니츠키는 ‘감정을 선택하라’에서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에게 의료적으로,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용서를 통해 감정을 놓아야만 우리는 그곳에서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서는 우리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지, 꼭 우리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잘못이 인정되고 사과를 받는 다면 용서하기가 더 쉽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용서는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므로, 자신의 감정을 글이든, 마음이든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하고 작별을 고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영화 신데렐라의 마지막 장면에서, 신데렐라는 유리 구두를 신고 왕자와 함께 집을 걸어 나간다. 그때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계모를 돌아보며 신데렐라는 말한다. “용서할게요.” 신데렐라는 용서의 마음으로 그동안 겪었던 모든 괴로움을 내려놓고 떠났다. 참으로 현명한 신데렐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용서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영화 신데렐라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라. 왕자와 함께 성으로 떠나면서 파산한 계모를 보며 외쳐라. 당신을 용서하겠다고. 그리고 마차를 타고 떠나라. 절대로 계모에게 달려들어 치고받고 싸우지 마라.


  용서는 스스로 자유로워지는 방법이며, 증오와 원망, 두려움과 수치심으로부터 우리의 마음을 평화로 채우는 방법이다.


  우리는 뉴런을 활용할 줄 알고 정신교감을 할 줄 알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더욱 빠르게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용서해라.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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