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교육제도를 비롯한 현실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군대에서 절정에 달했다. 당시 의경부대는 구타와 가혹행위가 매우 심했는데, 우리 부대는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악명 높은 곳 중 하나였다. 그때 나는 철창 처진 화장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했던 생각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저 사람들은 저렇게 웃으면서 지나갈 수가 있지?’
나는 이렇게 괴로운 데, 어떻게 창밖의 사람들은 저렇게 웃으며 지나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담 하나 사이로 이렇게 다른 세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이 세상에서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여기는 생지옥이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제도가 인간 스스로를 얼마나 괴롭힐 수 있는지, 고통스럽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다짐을 했다.
‘이 세상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고.’
군대를 제대하고도 그때의 고통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내줄 수 있다는 절박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목격했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다. 가슴에 독극물을 부은 듯 쓰려오고, 열이 올라 가슴을 다 태워버릴 것 같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입맛도 없고 잠도 오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통은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했다. 돈이 많건 적건, 가진 것이 많건 적건 상관없이 단 한 명도 예외는 없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태어났다는 것이 고통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많은 세상의 공격 속에 걱정, 불안, 스트레스의 삶은 결코 끝나지 않았고, 그림자처럼 언제나 존재하는 현상이었다.
‘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첫 번째 질문이었다.
그 후로 대학도 열심히 다니고, 취업도 하고, 투자도 하고, 남들처럼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만족하고 행복했던 순간보다는 뜻대로 되지 않아 실망했던 순간이 더 많았다. 그리고 열심히 살았다는 것도 과연 온전히 나를 위한 인생이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들었다.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했지만, 실제 내 인생의 대부분은 직장생활이 차지했고, 성취감도 잠시뿐, 무언가 더 큰 것을 쫓아 쳇바퀴 돌 듯이 갈망은 계속 됐다. 결국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들은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대부분 실제로 행동하지 못했다.
결단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때가 되면, 나중에 준비가 되면’이라는 핑계로 한없이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미루고 또 미뤘다. 왜 내 마음이 어떤 때는 불을 뿜지만, 어떤 때는 한 없이 게으르고 두려운지 알지 못했다. 마음이 갈팡질팡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 결과 무언가 바쁘게 살았지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순간은 결코 오지 않았다.
‘왜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을까?’ 두 번째 질문이었다.
그때부터 두 질문은 항상 나의 인생질문이었다.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어떻게 원하는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지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만 했다.
그래서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진화심리학, 행동경제학 등을 공부했다. 인간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뇌에 대해서 알아야 했고, 스트레스와 마음이 무엇인지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자기 대화, 호흡법, 명상 등을 실험했다.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자기 계발서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책들도 읽었다. 또한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기 위해, 우주와 천문학,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도 탐독했다.
천 권이 넘는 책을 읽었고, 이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결국 인간의 행복이란 진실로 ‘마음의 평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외부의 감각에 끊임없이 반응하며 혐오와 갈망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고통의 원인이었다.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 의해 만들어지며, 고통의 진짜 원인은 마음의 반응이다. 마음의 고요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떤 것도 스스로를 괴롭힐 수 없다. 이는 마음의 습관이며, 그것을 바꿔야만 행복의 문을 열 수 있었다. 스트레스와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면 인간은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며, 감정이 곧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명확히 감정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도 나 자신을 움직이는 것도 명확히 감정이다. 좋은 생각과 좋은 행동을 만들 수 있는 힘도 명확히 감정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하는 모든 일들도 행동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위함이다. 지금 자신의 머릿속은 온통 감정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감정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로 행동하지 못한다. 우리가 게으른 것도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감정 상태에 달려있다. 이것의 의미는 원하는 감정을 만들 수 있는지가 인생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집중받지 못하고 있다. 감정을 볼 줄 아는 자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세 번째는, 감정이 만든 정체성이 나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정체성도 감정에서 출발한다. 감정이 가치관을 만들고, 가치관에 믿음이 더해지면 나의 정체성이 형성된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가치관은 한번 만들어지면 이성에 의해서는 바뀌지 않고, 오직 반대되는 경험으로 통해서만 바뀔 수 있다. 감정이 변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체성이 한번 형성되면 잘 바뀌지 않고, 계속 그대로의 삶을 반복해 나간다. 그것이 자신이 변화하지 못하고, 매번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결정적 이유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자신도 모르게 모든 삶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자신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네 번째, 위의 모든 것은 뇌의 작용이며, 우리는 뇌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도 많은 뇌 과학자들이 인간 진화를 이야기한다. 그것의 의미는 인간은 더 많은 능력이 있으며, 실제로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는 명확한 과학적 증명이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바꾸는 열쇠가 뇌 안에 있는 것이다. 우리 뇌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뇌의 연결을 새롭게 하고, 진화적 생명체로 거듭날 수 있다.
그제야 비로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이 네 가지 안에 명확히 우리가 원하는 인생과 행복의 비밀이 담겨 있었다. 세상의 스트레스에 맞서 싸우기 위해, 그리고 20년 만에 깨달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마주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싶어졌다.
세상이 행복하지 않은 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할 줄 몰라서, 그래서 스트레스에 매번 농락당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만들 줄 몰라서 열정을 지속시키지도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 더 이상 엉망진창인 자신의 기분을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더 이상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감정을 제어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바꿔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의미 있는 인생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바꿀 수 있게 도와준다.
그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고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가면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사람의 감정이 바뀌면
그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바뀐다.
우리는 그렇게 세상을 바꾼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상의 감정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이상으로 '행복하지 않아 뇌를 바꾸려고 합니다'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앞으로도 마음과 감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올께요.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