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걷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바쁜 일정 중에도 꼭 걷는 시간을 챙기며 그 안에서 차오르는 에너지를 느낀다.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걷는다는 행위는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일이고 살아있는 생물체로서 건강하게 자연을 만나는 방법이기도 하며 나의 몸과 나누는 진솔한 대화이기도 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사회 안에서 맡은 많은 업무도 뒤로 미루지 않고 기꺼이 성실하게 해낸 나의 몸에게 주는 힐링의 시간, 일 년에 몇 번 떠나는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아닌 날마다 나에게 주는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 걷기! 벌써 즐겁다.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책이고 제목은 <나는 걷는다>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출판된 베르나르 올리베에 작가의 동명의 책이 있으므로 <나는 오늘 걷는다>로 최종 변경하였다.
나는 세상의 많은 길을 걷고 싶다. 누구나 가본 넓고 잘 정비된 길이 아니라 들꽃이 피는 한적한 시골길, 골목골목마다 사람 사는 향기가 물씬 풍기는 구불구불한 길에는 다양하고 정답고 고된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 안의 나를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동네의 골목골목 출장지의 낯선 길, 여행지의 새로운 길을 때로는 운동화를 신고 때로는 맨발로 열심히 걷고 그곳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로 부지런히 엮어 보겠다.
'날마다 두 시간 이상 걸으면 조금씩 큰 산에도 오르고 며칠씩 계속되는 트래킹도 감당할 만큼의 체력을 가질 수 있을까?'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오늘도 나는 걷는다.
언젠가는 걷기 좋아하는 독자 여러분과 송골송골 땀방울 맺히도록 함께 걷고 얼굴 마주 보고 이야기도 나누면 얼마나 좋을까 생생하게 그려 보면서 <나는 오늘 걷는다 1> 첫 번째 발자국을 씩씩하게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