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아. 내가 기다려줄게

by 남효정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 아이가 나의 스승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닐까 감탄하게 되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작은 아이가 유치원에 다닌 지 서너 달 때쯤 지났을 무렵의 일이다. 우린 놀이터에 가기로 하고 아이가 먼저 신발을 신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간식이며 모래놀이 도구 등을 챙기느라 시간이 좀 걸리는 상황이었다. 다 챙겨서 현관으로 오니 내 신발이 신기 좋게 거실 방향으로 돌려놓아져 있었다.


아이는 엄마가 신발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고 해맑게 웃었다.


“와~결이가 엄마 신발 신기 편하게 돌려놓은 거야?”

“응 엄마, 내가 했어. 천천히 신어. 내가 기다려줄게.”


아이는 신발 신는 법을 나에게 설명하고 나를 편안한 얼굴로 바라본다. 나는 그날따라 정성껏 신발을 신고 나서 감격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누가 네 신발을 이렇게 돌려 놓아줬니? “

“응. 우리 선생님이. “


나는 유치원 선생님이 날마다 바깥놀이 시간에 우리 막내 아이를 위해 했을 편안한 지원과 수고로움을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혼자서 신발을 잘 신을 수 있게 되기까지 아이를 이해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 선생님이 존경스럽고 감사했다.

그 그림과 같은 느낌으로 바꿔줘.png 엄마가 신발신을 동안 기다려주는 아이_이미지 Copilot+남효정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살아가며 배운다.

교사와 함께 살아가며 배운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입장을 존중하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설명하여도 부부가 서로 다투고 싸우면 아이들 그 모습을 배운다. 선생님이 아무리 친구를 존중하고 배려하라고 말로 설명해도 아이들의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서 경험으로 배운 부분은 아이에게 매우 의미 있는 배움이 된다. 삶의 양식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아 자신도 배운 대로 실천하는 사람 된다.


아이가 어릴 적부터 일상생활 속 작은 일을 스스로 수행하는 경험은 다양한 발달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세히 한 번 알아보자.


첫째, 자율성과 독립성이 발달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수록 자율성이 증진되고 독립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된다. 신발을 잘 신고 벗을 수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때에 스스로 놀이터에 드나들며 놀 수 있다. 물론 안전한 놀이터가 근거리에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둘째, 자기 조절 능력이 향상된다.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 계획하는 능력이 발달하며, 감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숟가락질을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거나 웃옷이 답답하여 벗고 싶은데 바로 벗겨지지 않을 때 아이들은 짜증을 내거나 불쾌감을 느낀다. 이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되면 자기 조절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셋째, 문제 해결 능력이 증진된다. 작은 일을 수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발달한다. 일상의 자조능력을 기르는 과정에서 무수한 실패를 경험하고 마침내 가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잘 되지 않는 것을 가능하도록 한 경험은 이후에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커지는 것이다.


넷째, 운동 능력이 발달한다. 밥을 먹거나 신발을 신는 과정에서 소근육과 대근육이 발달하며, 신체 조절 능력이 향상된다. 일상생활의 모든 일들은 대근육과 소근육을 미세하게 조절함으로써 가능해지는 일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들은 아이의 운동능력발달에 기여하게 된다.


다섯째,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가한다. 주변 사람들과 협력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술이 발달한다. 엄마의 신발을 돌려주는 작은 아이는 친구의 신발도 선생님의 신발도 돌려준다고 했다. 이러한 행동은 주변의 사람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격려한다.


여섯째, 자신감과 성취감이 형성된다. 아이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해냈을 때 자신감이 생기고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하루 중에 자신감과 성취감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아주 많다. 이러한 예를 살펴보면 스스로 손을 씻어보기, 내가 신을 양말이나 옷을 골라보기, 스스로 밥 먹기, 스스로 신발 신기, 내 다리로 걸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기 등등 셀 수도 없다.


이렇듯 스스로 해보는 경험은 영유아의 전반적인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며, 이후의 학습과 사회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 오늘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늘려보자.




#자조능력 #일상생활 #2019 개정누리과정 #2024개정 표준보육과정 #남효정 놀이와 교육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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