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앉았다.
뭐 딱히 쓰고 싶은 게 있는 건 아닌데, 글을 쓰려고 앉고 싶었다.
마음이 묘하지..
글을 쓴다는 건 일단 치유받는 느낌이 있다.
이제 나이 들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을 못 할 때가 많다.
노부모님께 걱정을 이야기하면, 괜한 걱정을 끼칠까 고민도 되고,
당장 주머니 사정이 곤궁한걸, 아내에게 이야기하려면, 내가 하는 다양한 생활태도와
소비,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갈 것 같아 망설임이 생긴다.
친구한테 말할 때는 창피한 느낌도 있고.. 사실 그래서 오래된 친구가 좋기도 하지만, 나도 갸도, 각자 사는 게 쉽지 않은데, 푸념만 늘어놓을 수도 없다.
또, 내 문제가 어떤지 내 입장에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세상 사는 모습과 환경이 다르게 수십 년을 살았는데, 지금 내 문제가 나에게 얼마나 심각하고 어렵게 다가올지..
타인에게 '풀 이해'를 기대하는 것부터가 무리이기 때문에, 혼자가 아니어도,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나에게 하는 말처럼 글을 쓰면서, 누구에게든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말들을 써본다.
그냥 나오는 대로 막 쓴다. 그져 쓴다는 일이 다른 걱정이나 불안한 것들에서 나를 멀어지게 하는 건지, 아니면, 맘 편히 하고 싶은 말이 차고 차다가 그냥 놔둘 수 없어서 쓰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냥 한풀이하듯이 머라도 써본다.
헌데 글쓰기를 하는 건, 이런저런 목적이 있거나 실용적인 이유 때문이더라도 뭔가 마음을 달래주는 구석이 있다. 쓰는 게 꼭 좋아서가 아니라, 쓰는 게 다른 것들을 보거나 읽거나 듣는 것보다 온전하게 내 생각을 쏟아야 하는 것도 그 한 이유겠지.. 싶다.
그래도 지금처럼 그냥 생각나는 것들을 마음대로 쓰는 것이 가장좋다. 지금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고, 그것들의 끝도 보이지 않는데도, 일단은 그저 앉아서 이렇게 아무거나 써본다.
걱정 많은 인생에서..
그래도 온전한 한 가지 위로.
쓴다는 것.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