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자꾸 눈이 떠지는 건.
네 시 십일 분
새벽에 눈이 자꾸 떠지는 건.
걱정이 있다는 뜻이다. 멀리서 몸이 편치 않고 거동이 불편하신 부모님 생각이 나기도 하고, 어쩌다 떨어져 살 수밖에 없는 직장에.. 상황에.. 매여있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직장이라서 나가고, 처자식이 있어서 일하지만, 꼴도 보기 싫은 걸 두 눈 뜨고 봐야 하고, 소리 높여 의견을 내보아도 왜 잘못된 건지도 모르는 퇴폐를 마주할 때, 허탈하다 못해 헛웃음이 나고 웃기기까지 하는데, 바로잡지도, 집어치우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새벽에 눈이 자꾸 떠지는 건.
몸이 안 좋다는 뜻이다. 이젠 늙어, 잠이 부족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늦은 시간 뭘 먹으면, 화장실을 가야 해서 잠에서 깬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 그래도 괜찮아.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배를 집어넣어 봐도 여전히 나와있어, 안 집어넣은 것 같은 것이.. 이제 다신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눈이 자꾸 떠지는 건.
미국 주식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돈 무서운 걸 모르고, 밤에 요동치는 시장에 내 돈을 넣었기 때문에, 혹시 소중한 내 돈 쪼그라들까.. 미국 장이 끝나기 전에, 한 번은 확인해 보자는 마음에 눈이 떠진 것이다.
잠들기 전 하락세가, 혹여 회복되진 않았을까.. 불안해도 기대하며 눈떠보지만, 여전해서 다시 눈 감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 투자도 이럴진대, 코인 투자자는 어떨까..라는 주제넘은 걱정까지 하게 되니, 다시 잠을 들수가 없다.
명상하고, 기도하고, 다 해 보지만, 이런 놈이 푹잠들 길 바라는 건, 다시 또 욕심인지 허락되지 않는 갚다.
이따위 잡소리라도 써보면서,
떼굴떼굴 자고 있는 아이들도 한번 보며,
오늘도 무사히..어제보단 편안하길.
다시 또 기도하며 잠들어 본다.
네 시 오십사 분.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