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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May 13. 2022

영화 리뷰 -《 미라클 프롬 헤븐 》

미국 2016년 /  감독 페트리시아 리건  / 109분

※ 스포일러 포함 주의


<미라클 프롬 헤븐>은 크리스티 빔의 동명 회고록을 원작으로 미국에서 2016년 영화로 제작되었다. 퍼트리샤 리건이 감독하고 랜디 브라운이 각본을 썼다. 덕분에 종교 영화 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제작비의 4배를 뛰어넘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이건 영화 내용이지만 실제 주인공이 겪은 기적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딸에게 찾아온 원인모를 병으로 가족에게 닥친 위기를 어떻게 지혜롭고 간절하게 극복하며 풀어 갈까? 실화는 더욱 영화를 집중하게 만들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미국에서 아빠 캐빈 빔과 엄마 크리스티(제니퍼 가너 분)는 세 딸과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캐빈은 최근 텍사스에서 최대 동물 종합 클리닉을 전재산을 탈탈 털어서 열었다. 첫째 아비, 주인공 둘재 애나(카일리 로저스 분), 막내 애들린의 세 자매는 주일날 교회를 간다. 모두 밴드 소리에 맞춰 힘차게 노래를 부르고 설교 말씀을 듣는다. 목사는 위기 상황 대비 보험을 준비할 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엄마 크리스티는 잠들기 전 딸들의 방을 찾아가 무슨 내용으로 기도를 했는지 물어본다. 13살 첫째는 운동을 하는데 포트워스 올스타팀 입단을 기도했다고 하니 공감해 준다. 막내는 언니들보다 나이를 더 먹게 또 이름을 바꿔 달라고 다소 엉뚱한 기도를 했다고 해서 웃었다. 둘째 애나는 책을 읽고 있었다. 아빠 동물병원 일이 잘되게 해 달라고, 또 유기견도 많이 데려 오라는 기도였다. 엄마는 취소하라며 지금도 많다고 펄쩍 뛴다. 나중에 프랑스 파리 가고 싶다고 해서 엄마도 끼워달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둘째 애나가 토하기 시작했고 부모가 걱정했다. 배탈이려니 생각했으나 왠지 모든 게 불안하다. 부부는 위장병 전문의가 원인을 찾아 주길 희망했다. 세명의 전문 의사를 찾아가는 중이고 빨리 원인을 찾았으면 한다. 계속 아프다고 하는데 엑스레이 상에서도 별 이상이 없다고 의사는 진단했다. 배는 부풀어 오르고 토하고 먹지를 못한다. 계속 항생제만 투여받고 있어 불안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성 질환 같진 않고 의사 생각엔 '유당 불내증' 같다고 한다. 그래서 유제품을 끊어 보기로 한다. 그러다 고통을 이기지 못해 한밤중에 병원 가게 된다.   

애나와 엄마 크리스티

아빠 캐빈과 엄마 크리스티


의사는 구토 억제제를 투여했고 목이 헌 것 외에는 괜찮다고 했다. 크리스티는 심하게 항의하며 다른 의사로 바꿔 달라며 병명을 알기 전에는 병원에서 못 나간다고 버텼다. 소아과 과장 버기 박사가 왔다. 초음파와 엑스레이를 찍어 봤는데 위장관의 일부가 막혔다며 병변을 제거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했다. 곧바로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부모는 두렵고 정신이 없었다. 교회 목사와 신도들이 수술하는 과정에 기도로 함께 했다. 의사는 소장에도 유착된 곳이 많아 절제했다고 전했다. 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서 음식물이 그대로 머물러 있는 거라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치료법이 아직은 없었다. 당분간은 위장 삽입관으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나중엔 힘들 거라고 했다. 동료 의사 중 사무엘 누코 전문의가 그 분야에선 최고라고 추천해 주었다. 보스턴에서 일하는 멕시코 출신 소화가 의사이다. 워낙에 유명한 의사라 세계에서 찾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했다. 퇴원한 애나 집엔 병원처럼 약이 많았고 부모는 매일 관리를 철저하게 해 나간다. 코로 삽입해서 죽을 먹는데 고통스러워했다. 배는 점점 불러 임신한 몸 같았고 바지도 맞지 않았다. 애나는 '왜 하나님이 자신을 안 고쳐줄까?' 걱정하지만 엄마는 하나님은 널 사랑하신다고 했다. 학교에서 아쿠아리움에도 가지 못해 도서관을 가기로 하자 친구는 기꺼이 같이 간다.   


부모는 누코박사 사무실에 여러 번 편지를 띄우고 전화했다. 애는 쓰겠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듣게 된다.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지만 시간이 없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버기 박사한테도 부탁을 드렸는데 대기자 명단에 있다는 변명만 듣는다. 크리스티는 화가 나고 답답해 하나님을 원망하게 된다. 캐빈은 눈치 없이 유기견을 또 데려와 결국 말다툼을 했다. 개는 다섯 마리고 통장의 잔고는 없는 막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목사는 설교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말한다. '내가 뭘 해서~ 혹은 안 해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내가 죄를 지었나? 주님에게서 멀어졌나?' 그렇다면 다시 믿음을 회복하자는 것이었다. 교회 지인들은 애나를 위해 기도한다면서 병이 낫지 않으니 누군가의 죄가 원인이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당황한 크리스티는 집에 와서 캐빈에게 화가 나 말했다. 교우와 싸우는걸 애들한테 보여주면 안 된다고 말렸다. 엄마가 소리 지르는 걸 보고 애나는 자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라고 추측했다. 애나 탓이라는 말에 화가 났다는 크리스티에게 생각이 같을 순 없다며 잊어버리라고 했다. 이젠 교회를 안 나간다고 소리를 질렀다.   

스콧 박사와 크리스티


애나의 증상이 점점 심각해짐을 감지한 크리스티는 보스턴 스콧 박사에게 데려가기로 한다. 죽어가는 게 눈에 보인다며 무작정 가보기로 했다. 비행기로 3시간 반이 걸렸고 병원에 찾아가 예약은 안돼 있지만 전화와 편지도 했고 텍사스에서 왔다고 했다. 간호사는 9개월까지 예약이 밀려 있다고 했다. 애나도 명단엔 있다며 매일 소화 면역 증강제, 항생제와 장 경련 억제제를 복용한다고 했다. 이젠 진통제 없이 서너 시간도 못 버티고 계속 통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간호사가 죄송하다며 지침을 설명해 준다는 말에도 크리스틴은 울면서 애원했다. 애나를 의사들은 오진했지만 엄마라서 직감으로 심각한 병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간호사는 도와주고 싶지만 온 지 이주 밖에 안됐고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말을 끊었다. 자리가 나면 알려 주겠다고 한다. 호텔로 왔고 그런 중에도 애나는 빈혈이 있는 엄마를 걱정한다. 친절한 호텔 도우미 안젤라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기라면서 끌려가면 엉망이 된다고 했다. 내일 쉰다고 보스턴 도시를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크리스티는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몰라 괜찮다고 했지만 애나는 같이 가고 싶어 했다. 다음날 폐차 직전인 안젤라의 차를 타고 아쿠아리움을 갔다. 그곳에서 진귀하고 큰 물고기들을 본다. 모네 그림을 진지하게 감상하는 중에 누코박사 병원에서 내일 아침 7시에 진료가 가능한 지 전화가 왔다.   

스콧 박사에게 치료받는 애나


이튿날 입원했고 누코 박사는 장난기 넘치게 진료를 한다. 표정도 익살스러워 인기가 많았다. 엘모 넥타이를 맸는데 다음 환자가 나으면 풀 거라 했다. 진료 내내 웃게 만들었다. 진료기록과 새로운 검사도 광범위하게 한 후 누코박사는 이런 진단을 내렸다. 애나는 꽤 중증이며  통증도 무척 심한 편이다. 신경이 제대로 작동을 못해 장이 뉴런의 신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는 이곳에 온 이유가 누코박사는 고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애나에게 삶의 질을 높이고 고통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고 했다. FDA로부터 소화를 돕는 약의 처방을 승인받은 극소수의 의료 기관중 한 곳이다. 약이 잘 받으면 복부팽만이 감소되고 튜브 급식을 끊을 수도 있어 웬만큼 정상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인 두통, 설사, 부종 위험한 심부정맥도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6주마다 체크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는 참 힘든 상황이었다. 비행기 값에 보험급여액을 높이려면 내야 하는 돈이 상당히 많다. 비급여 치료 약까지 엄청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크리닉을 크게 오픈한 캐빈에게 불똥이 튀었다. 보기에 태평한 캐빈과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두려운 크리스티가 부딪친다. 캐빈은 믿음을 강조했고 크리스티는 기도조차 어렵다고 탄식했다. 캐빈은 일주일 내내 문을 열 수도 있고 투잡을 뛸 수도 있다고 했다. 크리스티는 교회 목사를 찾아가 상의했다. 왜 하나님이 애나에게 고통을 주시는지 가르쳐 달라고 했다. 다시 교회에 나가게 되고 주님의 사랑이 큰 힘이 됨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생각을 버리고 주의 말씀을 전하게 해 달라며 믿음을 키워갔다. 캐빈의 오토바이도 팔고 힘들어도 가족들은 이겨나갔다. 애나는 녹색 물까지 토했고 모든 기능이 마비돼서 마신 공기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약물에도 반응이 없어 정밀관찰이 필요하다. 입원한 환자 중 나이가 비슷한 헤일리가 있다. 아빠는 신문 기자였고 둘이 산다고 했다. 헤일리는 소아 뼈암이었고 죽을까 봐 무섭다고 했다. 애나는 소중하게 걸고 다녔던 십자 목걸이를 에일리에게 선물한다.   

소아 뼈암 환자 헤일리


"왜 십자가를 지니고 다녀?"

"잊지 않으려고..."

'뭘"

"예수님이 내 곁에 계시다는 것을..."


애나는 이제 아파서 놀이방도 책 읽는 것도 마다했다. 파리에 가는 꿈도 포기했다. 진통제는 더 자주 먹어야 했고 죽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 아픔 없는 천국에 가고 싶다는 것이다. 엄마의 가슴이 무너진다. 하지만 죽으면 가족을 못 보고 평생 슬퍼할 거라고 했다. 엄마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지만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고 한다. 캐빈은 두 딸과 애나에게 가기로 하지만 카드가 모두 중지 상태다. 공항 직원은 눈치채고 직접 결제해 주었다. 애나는 몸이 아파서 짜증이 난다. 게임한 판 하자며 병실 문을 열고 가족이 들이닥쳤다. 그야말로 서프라이즈다. 베개로 서로 한바탕 장난치며 웃고 신났다. 애나는 퇴원하면서 누코 박사와 껴안고 인사를 나누었다. 박사는 아이들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고 통증을 악화시킨다고 했다. 애나를 소아 정신과에 입원시키고 아이와 최대한 시간을 많이 보내라고 당부한다. 크리스티는 누코 박사가 추천해 준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애나와 아비


애나를 위해 기도하는 크리스티와 성도들


아비 언니는 축 쳐진 애나에게 활동적인 축구를 하자고 했다. 자유로운 나비를 바라보다 둘은 고목나무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다 나뭇가지가 부러지며 안쪽으로 발을 들여놓았고 헛디디는 바람에 나무 구멍에 거꾸로 떨어졌다. 놀라서 아비가 집으로 달려갔고 곧이어 구조대가 왔다. 나무를 자르면 애나를 덮칠 수 있어 로프로 구조하기로 한다.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구급대원이 거꾸로 들어갔는데 애나는 혼수상태였다. 크리스티는 울며 기도했으며 가족과 동네 사람들도 함께 기도했다. 로프에 묶어 애나가 끌어올려졌다. 천만다행으로 애나가 숨을 쉬었다. 뇌와 경추 손상으로 보여 헬기로 병원에 이동했다. 의사는 가벼운 뇌진탕 외엔 뼈 골절도 내출혈도 없다고 알려줬다. 머리부터 떨어져 흙이 머리에 뭉개진 채로 의식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이건 기적이었다. 애나는 퇴원해서 활발하고 건강해졌다. 진통제는 끊었고 기운도 넘쳤다. 게다가 배도 들어갔다.   


애나는 일어난 일에 대해 얘기했다. 떨어진 순간 모든 게 깜깜했고 자신의 몸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때 기분이 이상했으며 밖에서 자신의 몸을 본 것이다. 그리고 나비가 나타났고 만지자 온갖 꽃들이 피어났으며 구름 위를 거닐게 된다. 하나님을 보게 되었는데 돌아가면 병이 나을 거라고 했다는 것이다. 애나의 상태를 누코 박사님께 전했다. 머리가 부딪치면서 중추신경계가 활성화되었을 거라 추측했다. 컴퓨터가 재부팅이 되듯이 추락해서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죽거나 마비되기는커녕 병이 나은 것이다. 설명할 수 없는 사례를 의사들은 '자발적 차도'라고 일컫는다고 한다. 텀블링하는 애나를 본 누코박사는 건강해져 기쁘다고 했다. 크리스티는 병원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관계자 사람들과 즐겁게 인사를 나눴다. 안젤라 아줌마한테는 장난감을 선물했다. 보스턴 타임스지에 애나 소식이 전해지고 헤일리 아빠도 듣게 되었다.   


크리스티가 사람들 앞에서 간증했다. 애나가 병이 났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애나처럼 착한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절망했으며 외롭고 화가 났다. 기도에 응답이 없었고 점차 믿음도 사라져 갔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삶의 철학을 예로 들었다. 기적은 없다고 믿는 삶과 인생은 모든 게 기적이라고 믿는 삶이다. 크리스티는 기적이라고 믿지 않았고 그래서 모든 걸 놓쳤다고 고백했다. 모든 곳에 기적은 있었으며 선한 마음도 기적이었다. 때론 낯선 사람을 통해 특별한 방법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느님은 사랑과 용서라는 것을 많은 일을 겪은 뒤 깨달았다. 그러나 아픈척한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 매스컴 타려고 별짓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헤일리 아빠가 말했다. 병원에서 살아날지 힘들 정도의 애나를 알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딸이 죽기 전 모습은 편안했으며 주님이 사랑하심을 믿었다고 했다. 애나가 그런 믿음을 그리고 평안을 주었기 때문에 보스턴에서 이곳까지 달려온 것이다. 크리스티는 '애나와 함께 해 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기적을 가능케 했다고 고백한다.


기적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자연의 법칙으론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정말 우리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기적이 간혹 존재하기도 한다. 보스턴에 유명한 소아과 의사 스콧을 만난 것도 아이를 향한 간절함 때문이고 그것이 맞닿았다고 생각한다. 아픈 아이를 바라보는 것보다 힘든 게 있을까? 더구나 곁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보는 엄마의 심정은 말로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영화는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하고 엄마의 심정이 되어 아이를 바라보게 만든다. 그러나 곳곳 장면에 천사들이 존재했다. 스콧 병원의 간호사 안된다고 거절을 했지만 간절한 엄마의 마음으로 함께 하는 장면과 안젤라가 기꺼이 애나가 가고 싶어 했던 아쿠아리움을 함께 가주는 친절은 감동을 준다. 그리고 캐빈의 카드가 정지된 걸 알고 항공사 직원이 비행기 표를 끊어 주는 장면도 천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에서 떨어진 애나를 구조하는 장면에 엄마와 지인들이 함께 기도하는 장면은 부모 심정이 되어 매달리게 된다. 간절했던 만큼 애나가 깨어나고 회복 속도가 빨라서 감동이 더해진다. 그래서 가족은 항상 기도한다. 이제 매일이 기적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으며 애나는 그 뒤로 아프지 않았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애나와 가족들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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