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필영 Jan 01. 2024

저도 좀 신문을 읽으려고 하는데요 2

어젯밤 연재 글로 작성한 글이 이상하게도 연재에 등록되지 않았다. 그 글을 지우고 복사를 해서 붙여도 되지만 그냥 새롭게, 가볍게 써보려고 한다. 오늘은 새해 첫날을 기념해서 저와 아주 가까운 분의 종이신문을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들어보고 거기에 대한 답장을 써볼까 한다.





최모양 작가 - 제가 신문을 멀리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신문에서 나는 냄새 때문입니다.  신문에서는 잉크냄새 같기도 하고, 기계 냄새 같기도 한 야리꼬리 한 냄새가 풍깁니다. 그 냄새가 꽤 오래 배어서 손으로 잠시만 신문을 만져도 꽤 오랫동안 제 손에서 냄새가 떠나가지 않아요. 제가 후각에 예민하거든요(어릴 적 별명이 개코였어요) 그래서 그런 건지 신문을 멀리하게 되었지요.

두 번째는 손에 묻어나는 거뭇한 인쇄 잉크입니다. 어렸을 때 깔끔을 떨었어요. 손에 뭐가 묻어 있는 걸 견디기 어려워했는데 탐탁지 않는 냄새까지 나니 더 싫었죠.

먼저 언급한 냄새와 함께 묻어나는 거무스름한 그을림이 제 안에 불편한 감정을  일으켰어요. 이 두 가지 요인이 신문을 자연스레 멀리하게 되었고, 사실 지금도 약간은 신문구독을 망설이게 되는 원인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옛날에는 신문 기사 내용이 세로로 쓰였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제가 꽤나 나이 있는 사람 같은데요, 가로로 나오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되지 않잖아요. 하하. 그렇죠?

게다가 전자 신문이 보기 편안하게, 무상으로 제공되니 딱히 신문 구독을 생각할 일이 없었어요.

한데 요즘은 드문드문 내가 생각하고, 클릭해야만 볼 수 있는 전자신문보다 지면으로 신문을 받아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글을 쓰기 위해 작가는 여러 소재와 사건을 접해야 하거든요. 관점과 생각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요.

그래서 24년에는 종이신문을 구독하려고 생각 중인데요, 그... 요즘 신문에서는 그 냄새 안 나나요? ^^;




안녕하세요. 최 땡땡 작가님. 종이신문을 멀리 할 뿐 전자신문을 꾸준히 보고 계시는 분이군요. 반갑습니다. 사실 신문을 읽는 게 중요하지, 그게 꼭 종이 신문일 필요는 없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신문 특유의 그 잉크냄새를 싫어하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저는 그 냄새를 좋아합니다만..

그러나 제가 알기로는 최땡땡 작가님께서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더 즐겨 읽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것과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영상을 통해 무언가를 보는 것과 종이로 보는 것은 뇌에서 사용하는 부분이 다르다고 하죠. 그런 것처럼 전자 신문을 보는 것과 종이신문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책은 읽으면서 아마도 중간중간 책장을 덮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그런데 신문은 그렇게 읽지 않고 팩트만 체크하죠. 신문도 사유하면서 읽는다면 전자 신문보다 종이신문이 더 낫다는 걸 느끼게 되실 거예요.


저는 자기 업에서 잘 나가는 사람일수록, 자수성가한 사람일수록 신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신문을 읽어야 내가 가진 내 직업세계를 좀 더 넓게 볼 수 있게 되거든요. 그 직업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직업 바깥 세계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때도 많아서요.


그래서 최 땡땡 작가님. 저는 그런 의미로 종이신문을 추천합니다. 만약 저처럼 기사를 보고 사색을 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면 신문 안에 적힌 다른 작가의 사설(개인의 의견을 담은 글)을 읽으면 좀 더 쉽게 생각의 도구로 신문을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신문의 냄새는 제가 없애드리지 못하지만 그 안에 메시지는 2만 원 이상 들어있다고 자신합니다. 한 달 구독료가 2만 원인데 하루로 따지면 650 정도예요.  진짜 가성비 최고의 지적활동입니다.


그럼 최땡땡 작가님께서 2024년에는 저와 함께 신문을 구독하길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2024년 김필영 드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