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필영 Jan 14. 2024

방수 신문이랄까, 주간 신문이랄까

변화해서 살아남아줬으면



오늘은 집에 신문이 없어졌다. 신문배달이 오지 않는 날은 없지만 내가 그 신문을 읽겠다고 거실 어딘가에 놔두면 갑자기 사라지고는 한다. 오늘 신문도 그렇게 사라졌다(?)      

그래서 사라진 김에 신문을 읽으며 불편했던 점에 대해 몇 가지 말해보려고 한다. 내가 느낀 것도 있고 남들에게 들은 말도 있다. 일단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내 주위 사람들은 신문이 매일, 그것도 아주 많은 양이 오는 것에 부담을 느낀 다는 것이었다. 그 가격에 정보가 이렇게 많잖아! 보다는 이렇게 많은 양을 어떻게 매일매일 읽냐고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매일 볼 수 있는 게 신문이지만 신문을 구독할 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우유 배달 주기를 선택하듯이 말이다.

누군가는 매일 우유를 받아먹지만 누군가는 3일에 한 번, 누군가는 일주일에 한 번 우유를 받는다. 그런 것처럼 신문 역시 적응기나 혹은 매우 바쁠 때에는 일주일에 한 번, 혹은 3일에 한 번씩만 오도록 설정하는 거다. 그러면 좀 더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체크하는 거에 따라 가격도 다르게 설정되는 거다.)     




그리고 둘째, 사이즈를 좀 줄이면 좋겠다. 신문은 너무 일단 크기가 크다. 그리고 책자처럼 묶여있지 않고 풀어져있어서 읽다 보면 불편하다. 요즘 나오는 예쁜 성인영어학습지처럼 크기는 줄이고, 칼라풀하게 바뀌고 얇은 책자처럼 나온다면 더 좋을 듯하다. 그러려면 역시 매일 나오는 건 힘들고 주 1회 이렇게 받아야 되려나.





셋째, 조금 더 가벼운 내용의 뉴스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요즘 유행하는 이야기나, 영상 같은 것도 소개해주는 코너도 있었으면 좋겠다. 넷플릭스에서 인기 많았던 영화를 소개해주거나 혹은 유명 커뮤니티에서 화제의 글이 뭐였는지, 이런 것들도 다뤘으면 좋겠다. 슈카월드처럼 뉴스이지만 좀 더 다양하고 재밌는, 밈같은 것들도 다루면 신문이 흥미 있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넷째, 세 번째와 같은 의미로 조금 더 내용이 쉽게 쓰이면 좋겠다. 신문을 읽지 않는 이 중 누군가에게 내가 신문을 왜 안 읽냐고 물어봤더니 신문이고 뭐고 자신은 아무것도 읽지 않는다고 했다. 영상만 보다 보니 글자를 읽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그런데 그렇게 말한 지인은 사실 다른 여러 경로를 통해 교양이나 뉴스에 대해 아주 밝은 분이었다. 그런 분 마저 글자를 읽지 않으려고 하니... 사실 신문에 나온 글은 딱딱하지 않은가? 물론 모든 기사를 쉽게, 직관적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가벼운 코너를 만들어 그런 코너들의 경우에는 좀 더 쉽게 쓰인 글을 많이 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내가 읽는 신문을 보고 정치색에 대해 경계하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정치적인 색깔을 보고 어떤 신문을 구독하는 게 아니라 동네 배급소에 배급하는 신문들로만 신문을 받을 수 있어서 받을 뿐이다. 그리고 그분께 이 글을 통해서 말하자면, 정치적인 방향성 없이도 신문에는 읽을 게 정말 많다. 새로운 과학적 정보, 탈모 같은 현대인들이 자주 걸리는 것에 대한 지식, 책 소개, 현재 열리는 미술관 소개 등등.. (주말 신문이 나는 제일 재밌다)     

무튼, 언젠가 아주 획기적인 신문이 만들어질까? 작은 수첩 같은 크기의 신문이나, 방수가 되는 신문 같은 것도 만들어지는 날이 올까? 그전에 없어지는 날이 빨리 올 것 같지만 새롭게 새로운 얼굴로, 정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종이신문이 되었으면 좋겠다. 신문도 정보전달의 목적보다 책처럼 소장용의 가치가 있는 무언가로 바뀌게 될 수도 있을까? 

자는 남편을 흔들어 깨워서 물어보았다.      

“남편, 왜 우리 집에 오는 신문 왜 안 읽어요?”     

뒤척거리며 남편은 대답했다.


  왜 읽어요... 신문을..     




신문에 아마 메이저리그 야구에 대해 아주 자세히 매일매일 나오는 그런 코너가 있다면 우리 남편은 읽을 텐데... 혹은 우주에 관한 코너도 흥미를 가질 것 같다. 일단 가까운 사람부터 설득시키고 싶다.

 






제목 사진 출처 <a href="https://kr.freepik.com/free-vector/realistic-vintage-papers_6375451.htm#query=%EC%8B%A0%EB%AC%B8&position=2&from_view=search&track=sph&uuid=6f2b3fe2-6ecd-4feb-b12b-a92c83f1c8ad">작가 macrovector</a> 출처 Freepik


  

이전 04화 신문에서 만난 2000년대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